“어머니 나라의 옛날 이야기를 해보자”

2008.08.23 10:09:01

오쿠보소학교의 다문화 가정 자녀 교육

신주쿠 번화가에 위치한 오쿠보소학교에는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다수 재학하고 있다. 유치원이 병설된 오쿠보소학교는 행정기관, 대학, 지역, 가정과의 연계를 통하며 다양한 수준의 국제이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사들의 국제이해교육에 대한 연구 활동도 활발해 유치원분과, 저학년 분과, 중학년 분과, 고학년 분과, 일본어 국제학급 분과 등 다양한 수준의 분과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3학년 일본어 중급반에는 ‘어머니 나라의 옛날 이야기를 해보자’는 단원이 있다. 이 반에는 일상회화에는 지장이 없지만 학습에는 세심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어머니가 중국, 한국, 태국인인 학생들이 네 명 있다. 이들은 모국어 문자를 읽고 쓰거나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지만, 점차 모국어를 잊어가고 있다 점에서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도미이 마사쓰구 교장은 “고학년이 될수록, 일본어에 능숙하지 못한 어머니와 커뮤니케이션이 줄어들면서 마음마저 멀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외국인인 아동은 일본어 습득뿐만 아니라 보호자와의 문화계승이 정체성 형성에 매우 중요하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어머니의 모국어로 옛날 이야기를 듣는 단원을 마련해, 어머니의 애정을 확인하고 어머니의 문화를 계승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 수업에서 어머니 나라의 옛날 이야기를 다른 친구들과 함께 읽고 발표함으로써 서로가 자란 환경이 다양하고 거기서 형성된 사고 또한 다양하다는 점을 인식하게 됐다.

이를 통해 다문화 가정 학생들은 자존심과 민족 정체성, 모국의 문화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가정학습을 통해 부모 나라의 문자를 배우고 잊어버린 문자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도 됐다.
정종찬 chan@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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