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이끌어낸 주5일 수업

2011.04.11 09:03:26

■교총·교과부 2010년도 하반기 교섭 합의 의미

1992년 교총과 교과부가 첫 교섭을 시작한 이래 20년째를 맞이한 이번 교섭·협의 중 가장 중요한 사안은 ‘주5일 수업제’ 전면 실시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나왔다는 것.

교총은 지난 2000년 이래 총 7차례에 걸쳐 교과부와의 교섭을 통해 주5일제 수업 도입과 그에 따른 대책 및 수업일수 조정, 교육과정 개선을 촉구해왔다. 하지만 교과부는 ▲사교육비 증가 ▲자녀 돌봄 문제 ▲‘나홀로 학생’ 보호 ▲평일 학습부담 증가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

그러나 7월 주5일제 시행이 전 사업장으로 확대되면서 근로자 대다수가 주5일 근무를 하지만 유독 학교만 월 2회 주5일 수업으로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교총은 ▲학생들의 학습부담 경감 ▲교사의 과중한 수업부담 감소 ▲가정에서의 창의인성교육 확대 ▲여가활동 증가로 인한 문화 및 관광 산업 발전에 기여 ▲주5일제를 시행하고 있는 타 공무원과의 형평성 등의 이유를 들어 조속히 시행할 수 있도록 방안 마련을 요구했으며, 올 초 주5일제 수업을 핵심과제로 삼아 20만 교원이 동참한 입법청원, 정치권에 대한 요구 등을 벌여왔다.

특히 안양옥 교총회장은 수차례의 기자회견을 통해 주5일 수업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지난해 12월 교과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 주5일 수업제 시행계획을 반드시 포함할 것을 주장했다. 또 한나라당, 자유선진당과의 잇따른 정책협의회를 통해 협조를 구했다.

여기에 1월엔 1월에 박재완 고용부 장관이 이주호 교과부 장관을 만나 주5일 수업제 전면 확대를 요청했으며, 이주호 장관도 2월 기자 간담회를 통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교총은 “이번 교섭을 통해 교과부가 주5일 수업제 도입 의지를 밝힌 만큼 온종일 돌봄교실 확대, 수업시수 조정, 교육과정 개선, 나홀로 학생 대책 마련 등 선결과제 해결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권침해 예방 위한 법제화 의지

이번 교섭·협의를 통해 교총이 지난 2009년도에 국회에 제출, 계류 중인 ‘교원의 교육활동보호법’ 추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교총은 그동안 교원 및 학생의 안전과 학습권 보호 등을 위해 학교출입절차 마련, 학교교육분쟁조정위 설치 의무화, 교원에 대한 민원·진정 처리 시 소명기회 제공 및 인사상 불이익 금지, 교육활동보호전담변호인단 설치 운영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 마련을 주장해왔다.

계속해서 증가 추세에 있는 교권침해를 줄일 수 있도록 교과부가 시도교육청에 사례를 제공하고, 시도교육청이 ‘교권침해 대응 및 예방메뉴얼’을 학교에 배포키로 합의함에 따라 교총의 요구에 대해 교과부가 동의, 법제화에 의지를 보였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교원 연가보상비 개선 방안 마련

교원 처우 개선 내용 중에서는 ‘교장·교감 연가보상비 지급’이 눈에 띤다. 그동안 학교 관리직의 경우 방학 중에도 학교관리, 학생생활지도, 지역사회 유대관계 형성 등으로 매일 출근했지만, 방학이 있다는 이유로 연가보상비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학생인권조례 및 체벌 금지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한 합의도 이뤄졌다. 학생징계 및 교원의 학생지도 방안 마련을 위해 신체에 직접적인 고총을 가하지 않는 훈육·훈계가 가능토록 했다. 이는 최근 교과부가 마련한 안과 같은 것으로 학교별로 교육벌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학생 지도의 구체적인 방법 및 범위는 학칙으로 정하게 된다.

교총은 그동안 교과부와의 교섭을 통해 교직수당의 연차적 인상, 학급담당수당 신설·인상, 보직교사수당 인상, 임용전 군경력 100% 교육경력 인정, 육아휴직기간 최초 1년 100% 교육경력 인정, 유아교육법 및 학교폭력예방및대책에관한법률 제정, 학교안전사고예방및보상에관한법률 제정, 교육환경개선특별회계법 제정, 대학교원 연구보조비 인상, 초등교과전담교사 신설·확대 등을 실현한 바 있다.
엄성용 esy@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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