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교원수당 추경 안 해…예비비 등 활용할 듯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가 서울시교육청이 제출한 4337억원 규모의 ‘2013년도 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 추경예산안’ 심의에서 교권보호지원센터운영, 학교평가, 영재교육담당교원직무연수 등 예산을 전액 삭감해 5일 의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심의에서 교권보호지원센터 예산 7100만원이 전액 삭감돼 운영에 차질을 빚게 됐다. 교권보호지원센터는 교육부 교권보호종합대책의 핵심으로 교권침해 피해를 접수해 변호사, 담당 장학사 등이 현장조사, 피해교원 상담, 법률지원, 학교안전공제회 등 유관 기관을 통한 보상 등을 담당, 실질적인 교권침해 사안을 다루는 역할을 한다.
삭감된 예산은 변호사와 상근 계약직 채용 인건비, 교권보호지원센터 및 교권보호위원회 운영비 등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법률자문을 하는 만큼 센터 운영에 중요한 변호사를 채용할 수 없게 됐다”며 “지난 5월6일 센터를 개소하고 40여 건의 교권침해 사건을 처리하는 등 현장에 정착돼가고 있는데 예산이 전액 삭감돼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학교평가 2억3200만원, 영재교육담당교원직무연수 3000만원 등 전교조와 진보 측이 반대 입장을 밝혀온 정책들도 전액 삭감의 대상이 됐다. 특히 시교육청이 평가부담 완화를 위해 올해부터 학교관련 평가를 일원화하려던 계획은 예산 전액삭감으로 지장을 받게 됐다. 교육청은 올해 2월 학교장경영능력평가, 학교성과급평가, 학교평가를 ‘학교평가’로 일원화하고 평가주기를 3년에서 1년으로 바꿔, 1326개 서울시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자율형사립고 사회적배려대상자 충원 미달 재정 결손 지원금(이하 사배자 결손 지원금)도 34억3000만원 중 29억8000만원이 깎였다. 용문고, 동양고 지원분의 대폭 삭감으로 학교 운영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일반고로 전환됐지만 용문고는 2015학년 2월까지, 동양고는 2014년 2월까지 자사고 지정 당시 입학생들의 교육을 해야 한다.
허전 동양고 교장은 “무엇보다 안정적으로 확보돼야 할 학교 교육예산이 이렇게 대폭 삭감되면 대책이 없다”며 “교육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잘라 말했다. 사배자 전형은 정부가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2009년 3월 자사고 입학정원의 20% 이상을 선발하도록 하면서 처음 도입된 것으로, 사배자 충원 미달이 학교의 재정 압박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충원율에 따라 보전하는 지원금이다.
이밖에 주요 삭감 내역은 교과교실제시설비 30억, IBT 운영 9억원, 학부모리더육성 1억원, 가업승계프로그램 운영 5000만원 등이다. 반면 독서논술활성화 2억원, 독도관련 교육과정 운영 5억8000만원, 학교시설교육환경개선 22억, 스마트교육지원 9억원 등이 증액됐다.
삭감된 118억은 증액 사업에 반영돼 추경 예산은 시교육청이 제출한 대로 4337억원 규모다. 교육위원회의에서 의결된 추경 예산안이 예결위와 12일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총 7조8026억원에 달하는 시교육청의 예산이 최종 결정된다.
한편, 추경예산에 반영될 것으로 예측됐던 중학교 교원연구비는 예비비나 불용예산 등으로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급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소급 지급 결정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