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연극체험 ‘내 것’이 되는 역사

2013.07.18 18:31:00

美 남부뉴저지 한국학교



고대사 압축, ‘동북공정’은 별도로
교사가 핵심교육과정 선별 재구성

지루하지 않은 역사수업. 지난달 11일 ‘역사교육 연구시범학교 공모사업’ 최우수교로 선정된 미국 남부뉴저지통합한국학교 김정숙 교장이 한 마디로 요약한 비결이다.

남부뉴저지 한국학교 역사교육은 프로젝트 학습이나 조사활동 등 체험수업이 주를 이룬다. 3.1절 수업은 연극을 준비해 한인회 행사에서 공연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학생들은 생소해 했지만 직접 감정이입하고 연기하면서 체험한 결과 한 가지 사건에 대한 수업만으로도 일제강점기 상황을 이해하게 됐다. 연극 활동수업의 재미는 덤이다.

주제가 6.25전쟁일 때는 학생들이 다양한 다큐멘터리와 자료를 찾아 그 중 자신이 관심이 가는 부분에 중점을 두고 6.25전쟁을 설명하는 동영상을 직접 만들어본다. 이론 강의는 교사가 기본적 지식을 알려주기도 하지만 전쟁을 겪은 강사를 불러 체험담을 듣기도 한다. 향토사에 해당하는 지역 한인사회의 이민사도 배운다. 이민 1세대들이 교실에 찾아와 당시 이야기를 들려주면 동영상도 만든다. ‘동네 어르신’의 생생한 경험과 롤 모델로 삼을 수 있는 성공한 이민자의 이야기는 학생들에게 역사를 ‘자신의 이야기’로 느끼도록 한다.

32주라는 짧은 학사일정을 이런 수업을 계속하면 한국사 전체를 소화할 수 없다. 그래서 교사들이 민족적 정체성과 역사의식을 배울 수 있는 핵심내용 위주로 교육과정을 직접 새로 구성했다. 독립운동이나 6.25 등 근·현대사에 중점을 두고, 조선시대 생활사나 문화사를 다뤘다. 고대사나 중세사는 전체적 흐름만 알 수 있도록 과감히 압축했다. 대신 ‘중국의 동북공정’을 별도 단원으로 구성해 고구려사와 발해사 비중은 높였다. 충분히 다루지 못한 중세사는 여름방학 때 역사문화 캠프를 하면서 문화사 위주로 가르치기로 했다.

모든 한국학교 교사들이 다 직접 교육과정과 수업자료를 만들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한 남부뉴저지 한국학교는 누구나 참고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http://www.kssnj.org)를 통해 그동안 만든 교육과정과 수업안을 공개하고 있다.

김 교장은 “재외국민 학생들은 청소년기에 정체성 혼란을 겪는데 뿌리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흔들리지 않는다”며 “우리 아이들이 미국 사회에서 성공하고 인정받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사를 교육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정은수 jus@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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