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사랑한 어머니들의 이야기

2015.01.22 19:44:32

⑧색동어머니회

동화구연 봉사 활동으로 ‘어린이 사랑’
매년 어르신‧어린이 동화구연대회 개최
방정환 선생 뜻 이어받아 꿈‧희망 전파






“까마득한 옛날에는 코끼리 코가 뭉툭했어요. 아프리카에 사는 아기 코끼리는 모든 게 궁금했어요. 아기 코끼리는 악어가 저녁에 무얼 먹는지 알고 싶어 했죠. 콜로콜로 새는 아기코끼리에게 림포포 강으로 가면 악어가 있을 거라고 알려줬어요.”

옹기종기 모여 앉은 어린이들의 호기심 가득한 눈이 선생님을 향해 반짝였다. 어느새 이야기에 푹 빠진 아이들은 뾰족한 이빨을 드러낸 악어 인형이 가까이 다가오자 얼어붙기도 했다. 긴장도 잠시, 악어에 물려 코가 죽 늘어난 아기 코끼리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아이들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교실을 가득 메웠다.

21일 오후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에서 색동어머니회(이하 어머니회) 회원들의 동화구연 봉사가 열렸다. 이날 소개된 동화는 러디어드 키플링의 ‘코끼리 코는 왜 길어졌을까’로 코끼리 코가 지금처럼 길지 않았던 시절 호기심 많은 아기 코끼리가 악어가 어떤 음식을 먹을지 궁금해 악어를 만나러 갔다가 악어 코에 물려 코가 길어졌다는 이야기다.

어머니회는 매주 수요일이면 이 도서관에서 동화구연 봉사를 한다. 엄마와 함께 재미있는 동화도 듣고 율동도 할 수 있어 학부모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김리원(6)양 학부모 이세라 씨는 “동화구연을 오래 하셔서 표정이나 동작이 크고 실감나 아이들이 무척 즐거워 한다”며 “어머니회에서 이런 자리를 무료로 만들어 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자주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봉사에는 선배와 신입 회원이 짝을 지어 나선다. 이날 봉사는 곽향주 봉사국장과 김수진 신입 회원이 함께했다. 곽 국장은 “아직 동화구연이 서툰 신입 회원들이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선후배 사이도 돈독해지고 노하우도 나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색동어머니회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매년 열리는 어머니동화구연대회에서 입상해야 한다. 동화 구연에 대한 열정을 테스트하는 첫 관문인 셈이다. 가입 자격을 얻은 어머니들은 그 후 3개월 간 열리는 동화구연 아카데미를 수료하고 정식 회원이 된다.

지난해 39기로 가입한 이정옥 씨는 “은퇴 후 인생 2막을 봉사로 따뜻하게 보내고 싶어 가입했다”며 “동화 구연을 통해 어린이 사랑도 실천하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위안이 되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어머니회는 봉사 이외에도 동화보급을 위한 사업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매년 어머니동화구연대회는 물론 어르신 동화구연대회, 어린이 동화구연대회 등 세대를 아우르는 전국단위 대회를 개최하는 한편 동화 연구집도 발간하고 있다.

김윤신 회장은 “이밖에도 유치원, 초등학교, 보육원, 재활원, 노인복지회관 등에서 동화 구연, 인형극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어린이를 사랑하는 어머니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린다”고 밝혔다.

색동어머니회는 소파 방정환 선생의 ‘나라 사랑 어린이 사랑’의 뜻을 이어받아 문화운동을 펼치기 위한 동화 구연가들의 모임으로 각종 공연 및 봉사활동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자 1978년 창립된 단체다.
김예람 yrkim@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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