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나누고 이해했더니… 모두가 행복

2015.04.30 20:14:44

서울 신화중의 ‘Happy GIFT’ 프로그램



마음 다친 학생 대상으로
명상캠프·진로콘서트 진행
일탈 줄고 학교적응력 향상


“3년 전, 학교에 부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학교폭력실태조사 결과 때문이었지요. 학생 100명 중 17명이 학교폭력 신고를 했다는 결과가 나왔거든요. 학교폭력 신고율이 높은 것도 문제지만, 이런 환경에선 구성원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환점이 필요했죠.”

서수영 서울 신화중 교감은 2012년 11월을 잊지 못한다. 부임한 지 석 달 만에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됐고 학교 운영에 막막함을 느꼈다. 그는 “반신반의 하는 마음으로 기존에 운영하던 프로그램을 정리해 학교폭력 예방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면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희망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1년 후 발표된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서 신고 비율이 절반 이상 줄어드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용기가 생겼어요. ‘잘 운영하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가졌지요. 기존 프로그램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학생들의 니즈를 파악해 업그레이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감성을 자극하는 프로그램을 선호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반짝’ 하고 끝나는 단발성 행사보다 꾸준히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원한다는 것도요. 그래서 탄생한 게 ‘감성 공감 Happy GIFT(이하 Happy GIFT)’입니다.”

Happy GIFT는 ‘감성 공감’에 초점을 맞췄다. 직무 연수와 논문 연구를 통해 ‘감성 공감을 기르면 정서적 회복탄력성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학교적응력을 키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기 때문이다. 감성 공감은 나를 인정하고 타인의 감정과 생각을 공감하는 등 원만한 대인관계 유지에 필요한 능력을 의미한다. 또 회복탄력성은 자신에게 닥친 역경과 어려움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극복하는 힘을 말한다.

서 교감은 “회복탄력성을 키우려면 자기조절능력과 대인관계능력, 긍정성이 요구된다”면서 “이 요소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자기조절능력 향상 프로그램은 ▲‘나’ 사랑하기 명상·치유 캠프 ▲‘나’ 자존감 향상 프로그램 ▲ ‘나’ 마주보기 연극·미술 심리치료 등으로 진행됐다. 대인관계능력 향상 프로그램은 비폭력 대화, 놀이치료 등 친구, 선생님과 함께 하는 활동이 주를 이뤘다. 또 미래를 향한 긍정성 향상 프로그램은 학생 스스로 꿈과 진로를 탐색할 수 있게 크고 작은 캠프, 콘서트로 구성했다.

그는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지난 1년간 Happy GIFT를 운영했다”면서 “서로 마음을 내보이고 소통·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학교적응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음을 확인했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하반기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신고율이 2.3%로 떨어진 것을 확인했습니다. 학교 부적응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학생들의 일탈행동도 부쩍 줄어들었지요. 공교육이 추구해야 할 바른 인성교육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학생 스스로 실천할 수 있어야 그 효과가 극대화 됩니다. 비록 작은 시도였지만,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한 것 같아 보람을 느낍니다.”
김명교 kmg8585@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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