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없는 뉴질랜드 “결식학생 대안 없나”

2015.07.28 09:30:16

빈곤지역 학교, 학급 절반 결식
교원·자선단체가 중식 제공해
정부 “보조금 받는 가정 책임”

뉴질랜드에서는 학교에 급식을 도입하는 정책에 대해 여전히 논란이 일고 있다. 아직까지 아이들의 점심은 부모의 책임 하에 각 가정에서 싸오는 도시락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다. 그러나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에게는 학교에서 식사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2013년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뉴질랜드에는 25%의 극빈층이 있으며 그중 17% 정도가 아이들을 위한 음식 제공이 어려울 정도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2012년 9월 한 언론사에서 경제수준에 따라 나눠진 1~10학군 학교별로 학생들의 식사 현황을 조사한 바 있다. 경제적으로 최상위층에 속하는 10학군의 한 학급에서는 24명 전원이 도시락을 싸오고, 이 중 22명은 도시락에 과일이나 야채를 싸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열악한 1학군 내 한 학급에서는 27명의 학생 중 14명만이 도시락을 가지고 학교에 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과일이나 야채를 도시락에 챙겨오는 학생은 없었다. 도시락을 챙겨오지 못하는 학생들은 보통 우유나 탄산 음료를 챙겨와 하루 종일 버티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나 정부 차원에서 지원이 없다보니 선생님들은 자비로 학생들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방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의 교원 휴게실에 작은 상자를 두고 선생님들이 가져온 과일이나 빵을 모아서 주는 것이다.

균형 잡힌 영양을 갖춘 아침과 점심 식사를 한 학생들과 그렇지 못한 학생들이 20년 후 성인이 됐을 때 수입에서까지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연구 조사 결과 등을 통해서도 학생들에게 적절한 식사를 제공할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도시락은 정부가 아니라 부모가 책임져야 할 사항이라는 입장이다. 정부가 저소득층 가정의 부모에게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 차원에서 급식으로 해결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폴라 베넷(Paula Bennett) 사회개발부 장관은 “도시락은 절대 정부의 책임이 아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싸주는 도시락을 들고 학교에 오는 것이 맞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노동당의 재신다 아덴(Jacinda Ardern)의원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는 학교에서 음식을 제공하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부모가 도시락을 싸주는 것이 맞지만 도시락조차 싸오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적어도 학교에서 배움을 이어나가기 위한 에너지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맞섰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2012년 ‘Feed the Need’라는 자선단체가 건립돼 경제적으로 열악한 1·2학군 학교에 점심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오클랜드 남부의 타카니니 학교는 이 단체를 통해 10주(한 학기) 동안 아이들에게 무료로 점심 식사를 제공하게 됐다. 이 학교의 앤 반스 그래햄 교사는 “아이들이 영양가 있는 음식을 제공받게 돼 기쁘다”며 “새로운 이 변화가 아이들의 학업이나 생활태도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선령 현지 아동문학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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