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교육예산 6억 유로 삭감에 학생 반발

2015.08.03 09:19:14

새 정부 ‘경제 살리기’에 집중
고교통폐합·학생 지원금 축소
대학 “국가경쟁력 하락” 우려

핀란드 정부가 교육예산을 6억 유로 가까이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 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5월 27일 3개 정당으로 이뤄진 중도 우파 연립정부 구성을 완료한 새 내각은 오는 2019년까지 교육과 과학, 문화 분야에서 5억 4100만 유로(6500억원)의 예산을 감축한다는 새로운 정부 정책 목표를 발표했다. 2년 연속 경기침체와 최악의 실업률을 겪고 있는 만큼 새 정부는 예산 감축을 통한 경제 활성화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고등학교 통폐합과 같은 중등교육의 구조적 개혁을 통해 1억9000만 유로(2300억원), 대학과 전문대학 교수진 등의 인건비 동결로 1억 7500만 유로(2100억원)를 절감하기로 했다. 여기에 학생에 대한 재정 지원을 줄여 1억 5000만 유로(1800억원)를 줄일 방침이다.

정부는 또 대학이나 전문대학 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이 졸업 이후 사회에 바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핀란드에서는 석사학위 이상 과정도 무상교육이기 때문에 대졸자들이 상위 학교로 많이 진학하는데 이를 취업으로 유인해 무상 예산을 줄이겠다는 뜻이다. 석사학위 이상 과정의 학생을 줄여 절감할 예산 규모는 1억 2500만 유로(1559억원)다. 유럽연합이나 유럽경제지역을 제외한 국가의 대학생들에게는 학비를 징수하려는 계획도 포함하고 있다.

이같은 정부 발표에 대해 학생들은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정책”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예산 감축으로 직격탄을 맞게 된 대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헬싱키 대학, 템페레 대학 등에서는 학생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지난 6월 16일에는 2000여 명의 학생들이 수도인 헬싱키 거리로 나와 교육 예산 감축 반대 시위를 벌였다. 그들은 교육 예산을 줄이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예산 절감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은 “교육은 핀란드 미래를 위한 핵심 요소이다. 예산 감축으로 우리의 국제 경쟁력이나 기술 수준은 낮아질 것이고 그 결과는 15년 후에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학생들에 대한 정부 지원금이 줄어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들이나 이민자들이 대학 과정을 이수하는 데 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대학들도 연구비 감축 등으로 인한 문제를 꼬집고 있다. 대학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대학이나 연구기관의 연구 조건 악화는 개혁의 약화를 의미하며 대학의 상업적인 이용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석사 과정을 줄이는 것은 학생들이 각 분야에서 요구하는 특별한 전문지식을 쌓고 경력으로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는 길을 줄이는 근시안적인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윤문영 ymy@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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