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줄이는 ‘新실력주의 사회’ 구축해야
교권보호‧정년환원 등 근무여건 재정비를
사업비 총량제 등 학교 예산회계 혁신도
교총 한국교육정책연구소와 한국교육행정학회가 주최하는 ‘5‧31 교육개혁 재조명’ 전문가 집단포럼이 5일 교총회관에서 개최됐다.
‘새로운 교육개혁 패러다임과 방향 탐색-학교현장과 전문가에게 듣는다!’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포럼은 5‧31 교육개혁의 성과와 한계를 바탕으로 새로운 교육개혁의 패러다임과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꾸며졌다.
신현석 고려대 교수가 좌장으로 나섰으며 박남기 교수의 주제발표에 이어 정규교육과정, 인성교육, 교원정책, 고교다양화, 학교운영위원회 등 9개 분야에 대한 지정토론자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교육개혁을 위한 새 패러다임 탐색’을 주제발표한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이제는 ‘학습열과 교육열 부흥을 통한 홍익인간(세계시민) 되기’를 새로운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극심한 경쟁을 낳는 실력주의를 버리고 근로의욕은 유지시키면서도 직업간 사회적 재화 분배 차이를 줄이는 ‘근로의욕 고취형 복지사회’, 즉 신실력주의 사회를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정규교육과정 정책방향에 대해 발표한 조호제 서울버들초 수석교사는 “학교 현장에 유행처럼 나타났다가 순간 사라지는 교육방식을 경계해야 한다”며 “스마트교육, 하브루타, 액션러닝과 같이 유행하는 수업들이 정착도 전에 바람처럼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하나라도 제대로 정착시켜 내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5‧31 교육개혁의 완성은 궁극적으로 수업의 변화를 촉진하는데 있다”며 “교육은 경제논리와는 다르게 최대 투자를 통한 최대 효과를 거두는 것이므로 이런 측면에서 교육과정이 개발되고 운영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교원정책 분야에 대한 제언도 이어졌다. 김희규 신라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원 법정 정원 확보 및 주당 표준 수업시수 법제화를 시행해 외적인 면에서 근무 여건을 재정비하고 내적인 면에서는 교권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 교원 정년 65세 환원 등 교원의 사기 진작을 통해 교단 이탈 현상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교육개혁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교무행정 부담을 경감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학교별로 기존의 교무행정 인력을 재배치‧활용하고 교무행정업무를 토대로 구축된 학교의 조직체계를 수업 위주로 전환해 교사가 학생교육에 보다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현정 인천남부교육지원청 장학사도 “교사 초빙제, 교원능력 평가제, 성과급제와 같은 제도가 교원들의 열정과 사기를 떨어뜨린 가장 큰 요인”이라며 “질 높은 연수, 사회 기여방안 등을 만들어 외부적 보상을 내재적 보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위학교 책임경영에 대해 발표한 이명호 서울 광남중 교장은 “학교 예산회계 제도에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저출산 및 학급수 감축에 따라 공통경상운영비는 감소되고 있지만 인건비 및 공과금을 포함한 고정 비용은 상당부분을 차지해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예산 비중이 상당히 축소됐다”며 “학교회계전출금 비율을 높이기 위한 사업비 총량제, 사업 일몰제 등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성교육 분야도 논의됐다. 옥선화 서울대 명예교수는 “학부모와 학교의 파트너십 구축에 가장 큰 장애요인이 소통문제”라며 “인성교육에 있어 가정을 간과하지 말고 학부모 인성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옥 교수는 “학부모와 학교간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교육부뿐만 아니라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를 비롯해 아동과 청소년 정책을 다루는 정부 부처들의 공동정책이 필요하다”며 “추진은 지방자체단체나 전국적 조직을 갖고 있는 기관들로 이관해 실효성을 높이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