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활동도 교육입니다

2007.04.17 09:03:00

어제는 종일 바빴습니다. 수학여행을 떠나는 2학년 학생들이 잘 다녀오도록 격려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나왔습니다. 학교에 들어와서 손님을 만나고 나서는 아침 9시에 출발하는 3학년 수련활동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나갔습니다. 그리고는 1학년과 시간을 맞춰 경주에 있는 어느 수련원에 갔습니다. 오늘처럼 날씨가 화창하면 그럴 수 없이 좋았을 건데 그러하지 못하고 계속 비가 내려 마음이 썩 좋지 않았습니다.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모두 옷을 얇게 입고 와서 많이 떠는 것을 보고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아무리 4월 중순경이라 해도 언제 날씨가 변덕을 부릴지 모르기 때문에 따뜻한 옷을 늘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수련원이 무엇보다 넓고 좋았습니다. 경치도 좋았습니다. 수련장소도 잘 정비되어 있었습니다.

1,3학년 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입소식이 있었습니다. 강당에 가보니 학생들의 자세가 순식간에 달라졌습니다. 목소리도 달라졌습니다. 서 있는 자세도 달라졌습니다. 인사연습을 하는 데 인사하는 자세도 달라졌습니다. 수련활동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주 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학생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졌습니다.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이렇게 달라지는데 2박 3일이 지나면 많은 변화를 볼 수 있을 것 같아 흐뭇했습니다. 수련활동도 교육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프로그램을 보니 마음에 들었습니다. 세 가지의 목표를 갖고 있었습니다. ‘1.바른 사람이 되자. 2.행동으로 실천하자. 3.목표를 갖자’였습니다. 저가 평소에 생각하는 것과 일치하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첫날 씨 뿌리는 날에는 도전체험마당-장벽오르기, 수상두줄, 협력시소, 지상외줄-과 우리들의 땀으로 성공 DNA를 만들자- 산행으로 DNA찾기, Dream(꿈을 갖자), Now Here(지금부터), Ace(최선을 다하자)-였습니다.

둘째 열매 맺는 날에는 추적한 마당(OL)-방향과 방위, 문제의 장, 예절의 장, 지혜의 장-과 협력체험마당-모둠별 순환활동인 단체 강강술레, 단체씨름, 래프팅(보트타기)-과 우리들의 축제-리크레이션,장기자랑, 캠파이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추수하는 날에는 미래 창조 마당-내려 버려야 할 것들, 내가 창조할 미래 모습, 내가 지킬 약속-이 있습니다. 이렇게 수련활동이 끝나면 참 좋은 결실이 있으리라 기대를 하게 됩니다. 이틀째인 오늘 날씨가 좋아 마음이 놓입니다. 내일까지 좋은 날씨 속에 수련활동을 잘 마치고 돌아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어제 입소식 때 학생들에게 훈화한 내용을 소개하면서 마무리하려 합니다.

“수련활동에 참가한 우리학교 1, 3학년 학생여러분! 여러분의 늠름한 모습들을 볼 때마다 뿌듯함을 느낍니다. 여러분이 바로 우리 농소중의 얼굴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우리 농소중의 태양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우리 농소중의 보배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우리 농소중의 반짝반짝 빛나는 샛별이기 때문입니다.

장래가 촉망되는 여러분 앞에 서니 날아갈 듯 기분이 참 좋습니다. 여러분이 우리학교의 자랑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우리학교의 기대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우리나라의 차세대 일군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세계를 주름잡을 주역이기 때문입니다.

학생여러분! 학교를 벗어나 경치 좋은 곳에 위치한 수련원에 오니 마음이 어떠합니까? 그저 들뜹니까? 아니면 긴장이 됩니까? 들떠도 안 되고 긴장해서도 안 됩니다. 수련활동은 노는 활동이 아닙니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놀다가 가려도 해서도 안 됩니다. 수련활동이 고된 훈련만 받는 훈련장도 아닙니다. 마음과 몸을 닦을 수 있는 좋은 장소입니다.

앞으로 내가 해야 꿈과 비전을 품는 곳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의 나의 생각들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나의 잘못된 행동들을 돌이켜 보고 고쳐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수련활동이 보람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야 수련회에 참가한 보람이 있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여기 참석한 우리 1,3학년 모두가 마음을 새롭게 하여 새 출발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특히 이번 기회에 나의 꿈과 비전이 무엇인지 한번 가슴에 품어보시기 바랍니다. 정치가가 되든, 의사가 되든, 판검사가 되든, 교육자가 되든, 기술자가 되든, 운동선수가 되든, 요리사가 되든, 미용사가 되든, 사업가가 되든, 과학자가 되든, 무엇이 되든지 간에 내가 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탁월한 인물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세계적인 인물이 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내가 하는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내가 하고자 하는 분야에 으뜸가는 전문가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꿈과 비전을 이번 기회에 꼭 가져보기 바랍니다. 아직 꿈과 비전이 없는 학생들은 한번 고민해 보기 바랍니다. 그것을 공책에 적어보고 친구에게 말해보기도 하고 집에 돌아가서는 부모님에게 말해보기도 하고 학교에 가서는 선생님에게 말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그 꿈과 비전을 향해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꿈은 꾸는 자만이 이룹니다. 소원은 품는 자만이 이룹니다. 작은 꿈을 꾸면 작은 사람밖에 되지 않습니다. 큰 꿈을 꾸어야 큰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작은 비전을 가지면 안 됩니다. 큰 비전을 가져야 합니다. 실력과 사람됨의 두 은빛 날개를 달고 세계를 나는 꿈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큰 꿈과 큰 비전을 가지는 학생은 무엇보다 실력을 갖춰야 합니다. 뭐니뭐니 해도 기초실력을 갖춰야 합니다. 기초를 놓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큰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큰 꿈을 이룰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공부를 소홀히 한 학생들이 있다면 이번 수련활동을 통해 새롭게 거듭나는 변화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1등 하라는 말이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여 현재의 나의 위치에서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부모님이 기뻐합니다. 그래야 선생님이 기뻐합니다. 그래야 부모님이 흡족해 합니다. 그래야 선생님이 흡족해 합니다. 그래야 자식에게 기대를 걸게 됩니다. 그래야 제자들에게 기대를 걸게 됩니다. 그래야 자식을 키운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야 제자를 키운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다음은 큰 인물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됨이 우선입니다. 세계적인 인물이 되기 위해서는 본을 보이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탁월한 인물이 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인품이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부모님이 인정하고, 선생님이 인정하고 주민들이 인정하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학교에서 좋은 사람이 되는 게 아주 중요합니다. 좋은 성품을 가지도록 애쓰는 게 매우 좋은 일입니다.

이번 수련활동을 통하여 기초체력은 말할 것도 없고 기초실력을 갖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도 해야 합니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각오도 해야 합니다. 내가 선생님에게 인사를 잘하지 않았다면 이제부터 인사를 잘해야 합니다. 내가 학교에서 온갖 쓰레기를 버리기만 하지 주워본 적이 없는 학생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완전히 변해야 합니다. 쓰레기가 눈에 보이면 교실 안팎 할 것 없이 줍는 습관도 가져야 합니다.

내가 친구에게 욕설을 잘한다 싶으면 이번 기회를 통해 좋은 말, 고운 말 쓰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또 내가 학교에서 유리창 청소 한번 안하고 교실 청소 한번 안하고 운동장 청소 한번 안하고 나에게 주어진 구역 청소 한번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양심에 가책을 느끼고 이번 기회에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청소시간에 청소는커녕 운동장에 농구나 축구만 하고 있었다면 이번 기회에 새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아침에 일찍 학교에 와서 그 귀한 시간을 책을 읽거나 공부하거나 하지 않고 시간을 허비했다면 이번 기회에 시간을 귀하게 사용하는 아름다운 모습도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이번 수련활동이 우리 모두에게 아주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각자가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수련활동을 통하여 친구들과 많은 대화를 시간을 가지도록 하고 함께 협력하는 아름다운 모습도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이곳에서 가르치시는 모든 선생님들의 가르침에 잘 따라 우리 학생들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2박 3일 동안 건강관리에도 힘을 쓰시고 그 동안 스트레스도 확 날려버리기 바랍니다. 평생 잊지 못할 수련활동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끝으로 파이팅을 한번 외치면서 끝을 맺고자 합니다. 저가 먼저 ‘농소중 파이팅’ 하면 여러분이 함께 ‘농소중 파이팅’으로 외쳐주시기 바랍니다. 농소중 파이팅~! 농소중 파이팅~! 감사합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