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학교는 2학년의 수학여행, 1,3학년의 수련활동 마지막 날입니다. 아침에 일찍 출근을 하니 길거리에도 학생이 한 명도 보이지 않습니다. 학교에도 학생이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 선생님도 한 명도 보이지 않습니다. 당직을 하시는 류 주사님이 보입니다. 운동을 마치고 돌아가는 주민들 몇 분만 보입니다. 학생 없는 학교는 정말 썰렁합니다. 학생이 없는 학교는 아무리 깨끗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쾌적한 환경이 학생을 위한 것 아닙니까? 그러니 그 깨끗함도 깨끗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우리학교의 아름다움도 아름다움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오직 적막감이 감돌 정도입니다. 학생 없는 학교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학생 없는 선생님도 필요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학생 없는 행정실 직원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학생이 있기에 학교가 있습니다. 학생이 있기에 선생님이 있습니다. 학생이 있기에 교직원이 있습니다. 학생이 있기에 교육이 필요합니다. 학생이 있기에 연구가 필요합니다. 학생이 있기에 교육열이 필요합니다. 학생이 있기에 열성이 필요합니다. 학생이 있기에 정성이 필요합니다. 학생이 있기에 교수방법이 필요합니다. 학생이 있기에 교육자료가 필요합니다. 학생이 있기에 식당이 필요합니다. 학생이 있기에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오직 학생이 있기 때문에 필요한 것입니다.
학생이 없으니 학생이 우리 곁에 항상 있어야 되겠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학생이 없으니 학생이 우리 곁에 있어야 우리의 존재가 살아남을 알게 됩니다. 학생이 있어야 우리의 삶이 보람이 있습니다. 학생이 있어야 우리의 꿈이 만들어집니다. 학생이 있어야 우리의 행복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학생이 있어야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학생 때문에 삽니다. 우리는 학생 때문에 웃기도 합니다. 우리는 학생 때문에 울기도 합니다. 우리는 학생 때문에 고민을 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학생 때문에 갈등을 느끼기도 합니다. 우리는 학생 때문에 열을 내기도 합니다. 우리는 학생 때문에 잠을 못 자기도 합니다. 우리는 학생 때문에 기뻐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학생 때문에 슬퍼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학생 때문에 재미있게 살기도 합니다. 우리는 학생 때문에 재미없게 살기도 합니다.
학생이 우리의 삶 전체를 좌우합니다. 학생이 우리를 높여주기도 합니다. 학생이 우리를 낮추기도 합니다. 학생이 우리를 존경스런 인물로 만들기도 합니다. 학생이 우리를 조롱거리의 대상자로 만들기도 합니다. 학생이 우리를 아름답게도 합니다. 학생이 우리를 추하게도 합니다. 학생이 우리를 덕스럽게도 합니다.
학생들이 곁에 있을 때는 그런 것 못 느끼다가 학생들이 없으니 당장 우리에게 깨우쳐 줍니다. 학생들이 곁에 없을 때 학생들의 귀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학생들이 곁에 없을 때 학생들을 향한 열정을 쏟아 부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학생들이 곁에 없으니 학생들에게 더 잘해줘야겠다는 마음도 가지게 됩니다.
학생들이 곁에만 있어 준다면 미워도 좋습니다. 학생들이 곁에만 있어 준다면 애를 먹여도 좋습니다. 학생들이 곁에만 있어 준다면 괴롭혀도 좋습니다. 학생들이 곁에 있어 준다면 못살게 굴어도 좋습니다. 학생들이 곁에 있어 사랑스러우면 더 좋습니다. 학생들이 곁에 있어 예쁘게 굴면 더더욱 좋습니다.
학생들의 숨소리를 들으며 생활하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학생들이 운동장에 활기 넘치게 뛰는 모습을 보는 게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선생님을 향하는 눈길을 보는 게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릅니다. 학생들이 컴퓨터실에서 컴퓨터에 앉아 공부하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모릅니다. 학생들이 과학실에서 실험하는 모습들이 얼마나 희망찬지 모릅니다.
학생들은 우리들의 보배입니다. 학생들은 우리들의 기쁨입니다. 학생들은 우리들의 희망입니다. 학생들은 우리들의 행복입니다. 학생들은 우리들의 꿈입니다. 학생들은 우리들의 자랑입니다.
그러기에 학생을 가장 귀하게 여겨야 합니다. 그러기에 학생을 우리의 관심 대상의 제일 위에 두어야 합니다. 그러기에 학생을 항상 중심에 두어야 합니다. 그러기에 무엇을 하든 학생에게 유익이 되는지 그러하지 않은지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기에 어디에 있든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학생들을 위한 참된 교육이 이루어지리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학생이 있기에 선생님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