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숙형 공립고교에 대한 찬성과 우려
2008년 2월 25일 출범하는 이명박 정부는 공약사업의 하나로 고교교육의 다양화를 주장하고 있다. 고교교육의 다양화는 종래의 획일적 교육을 개선하여 학습자 개개인의 학습요구와 관심, 적성에 부합한 교육을 중시하겠다는 것이다. 그중에서 기숙형 공립고교 분야를 중심으로 공약내용을 살펴보고 이 공약이 향후 추진되면서 고려하여야 할 과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명박 정부의 기숙형 공립고교의 공약에 대하여 잘만 운영된다면 고교교육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시각과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먼저 이명박 정부의 공약중 고등학교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 ‘누구든 적성에 따라 골라갈 수 있는 고교를 300개 만들겠습니다. 이를 위한 원칙과 전략으로 학생ㆍ학부모의 선택이 교육의 다양성과 창의력을 살립니다.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기숙형 공립고 150개, 마이스터고 50개, 자율형 사립고 100개)를 시작으로 사교육이 필요없는 다양한 고교를 만들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현재 학생당 월 45만원에 달하는 일반계 고교의 사교육비(연간 총 7조원)를 절반(총 3조5천억 원)으로 줄이겠습니다.
그 첫 번째가 기숙형 공립고교 150개이다. 농촌지역, 중소도시, 대도시 낙후지역에 150개 기숙형 공립고교를 지정한다. 해당 지역 학생들을 우선 입학시키고 학생의 80% 정도가 기숙사에 입주할 수 있는 시설을 준비한다. 기숙사비는 학생의 가정형편 등에 따른 맞춤형 장학금으로 지원한다. 교육 때문에 지역이 낙후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다.
이 공약집의 내용이외에도 이명박 대통령은 후보로서 다음과 같은 연설을 한 적이 있다.
“농어촌에도 공평한 교육 혜택을 주겠습니다. 농어촌에서도 도시 못지않은 좋은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농어촌 아이들을 좋은 학교에 보내려고 서울로, 도시로 보낼 필요가 없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시ㆍ군단위별로 국립대학의 농어촌지역할당제를 실시하고, 농어촌지역을 중심으로 기숙형 공립고교 150개를 만들겠습니다. 또 농어촌출신 학생들에게 기숙 사비를 지원하고, 장학금 지원을 확대하겠습니다. 내 아이가 좋은 교육환경에서 마음껏 배울 수 있는 학교를 최우선적으로 만들겠습니다.
교육문제도 그렇습니다. 지금은 사교육을 못시키면 좋은 학교에 갈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돈이 없는 농촌에서 아이들 교육을 못시키면 가난이 대물림 됩니다. 가난한 농촌이지만, 아이들만은 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저는 돈이 없어서 교육을 받을 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공부를 할 때 저는 이웃이 도와줘서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이웃의 도움으로 공부했지만, 그러나 이제는 이웃이 아니라, 나라가 도와줘야 합니다.
저는 농촌에 있는 학교를 기숙형 학교로 바꿔서, 농촌에는 기숙학교를 150개 정도 지을 생각입니다. 그래서 농촌에 살지만, 서울에 있는 거와 마찬가지로 똑같이 공부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리고 어려운 사람에게는 국가가 장학금을 주어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저보고 부자들만 위한 정책을 편다고 하십니다. 제가 바보입니까? 부자만 들어가는 학교를 만든다고요? 아닙니다. 저는 없는 사람에게도 교육기회를 똑같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 정책에 대하여 비판의 글도 보인다. 대표적인 경우가 이화여고 이형빈교사의 다음과 같은 글이다.
“고교평준화는 이미 무너져 있다. 여전히 비평준화 지역에 사는 30%의 학생들은 소위 일류고등학교에 가기 위한 입시에 시달리고, 소위 공부 깨나 한다는 학생들은 약 2.5%의 학생들만 진학할 수 있는 자사고, 특목고에 가기 위한 입시에 시달린다. 특목고 경쟁률을 4대 1로만 잡아도 약 40%의 학생들이 고교 입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이토록 일류고, 특목고 입시에 매달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일류대 진학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이명박 당선인은 여기에 한 술 더 떠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를 내세웠다. 2100여 개의 고등학교 가운데 자율형 사립고 100개, 기숙형 공립학교 150개, 전문계 특성화고 50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공립, 사립, 전문계를 아울러 15%의 학생들을 위한 고등학교 300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어떤 결과가 생길까? 당연히 15% 안에 들기 위해 학교들은 피 말리는 경쟁을 시작하게 된다. 15%에 들어간 학교라 해도 안심할 수 없다. 기존 2.5%의 자사고 및 특목고에 더하여 15% 안의 학교 사이에도 치열한 서열 경쟁이 시작된다. 그 서열의 기준은 단연 ‘명문대 진학률’일 수밖에 없다. 85%에 들어가는 학교는 속된 말로 ‘×통 학교’로 취급되어 슬럼화 되기 시작한다. 이는 단순한 예측이 아니다. 신자유주의적 학교선택제가 본격화된 일본이나 영국에서 이미 현실화된 것이다.”
다른 비판의 글도 보인다.
“기숙형 공립학교의 경우 모든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의무적으로 해야 할 경우 기숙사 비용이 만만치 않고, 별도의 보충학습과 사교육이 진행됐을 때에는 학부모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앞으로 자율형 사립고 100곳, 기숙형 공립고 150곳 등이 생겨나 상위권 학생들이 특정 학교로만 몰리면 “경제력 있는 계층 학생만 혜택 볼 것” (한겨레 2008.1.28)이다.
2. 기숙형 공립고교 추진 시 예상되는 성과와 문제점
1) 기숙형 공립고교 추진 시 기대되는 효과
기숙형 공립고교 운영시의 긍정적인 면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숙형 공립고는 농ㆍ어촌과 대도시 낙후 지역에 집중 설립해 교육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 기숙형 고등학교를 운영함으로써 농촌의 초중고 교육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으리라 전망한다.
농촌지역에서 우수학생들이 도시에 있는 고교로 취학하기 위하여 이혼하는 학생이 상당수 있다. 농촌진흥청 농촌자원개발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2006년 읍지역 학생의 41.2%, 면지역 학생의 41.1%가 도시에 나가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농촌학교에 대한 매우불만이 19%, 약간 불만이 36.6%(면지역)으로 과반이상이 불만족해하고 있었다. 불만 이유 중 높은 것으로는 교육시설과 우수교사로 높게 나타났다(농림부, 농림어업인 복지 등 실태조사 결과, 2004).
둘째, 농산어촌 지역의 특성상 기숙형 고등학교가 도움이 될 것이다. 농어촌지역에는 고등학교가 많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 인근 도시나 읍지 역에 고등학교가 설치되어 있어 통학하는데 불편함이 많이 있다. 대중교통편이 많은 것도 아니며, 대중교통이 일찍 끊어지는 등으로 인하여 학습하는 분위기가 도시만큼 좋지 않다. 기숙사 시설을 지원함으로써 통학에 따른 시간을 줄여줌으로써 학생들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셋째, 기숙형공립학교를 설치함으로써 학교, 지역사회가 공동으로 지역의 교육을 개선하는 데 협조하는 체제를 갖추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기숙형 공립학교를 통하여 단순히 기숙사 시설을 짓고 무료로 급식을 하여주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학교가 고등학교 교육개선을 위하여 노력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 지역의 주민들이 중심으로 하여 우수고교 육성을 위한 협의체를 운영하여 지역교육개선을 위한 분위기(social climate)를 만들어 가는 것이 효과라고 볼 수 있다. 나아가서는 기숙형 고등학교의 운영을 통하여 교육 때문에 지역이 낙후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2) 기숙형 공립고교수행시의 문제점(부작용)
첫째, 기숙형 공립학교를 신설하는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리라 전망한다. 경상북도의 계획에 의하면 공립형 기숙학교를 신설하는데 교당 200억 원을 추정하고 있으며 신설할 경우 2010년 이후에야 개교가 가능하여 그 효과가 상당 시간이 지난 후에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둘째, 기숙형 공립학교를 만드는데 있어 기숙사 신설 등 하드웨어적인 면에 많은 신경을 써서 이 정책의 근본 취지인 취약지역의 고등학교 학생들의 학력을 향상시켜 원하는 진로를 잡게 하는데 도움이 적게 신경을 쓸 우려가 있다. 기숙사를 건설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르지만 나름대로 상징적인 의미가 있지만 시설을 확충하는데 더욱 많은 정책적 관심을 쏟는 것은 지양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학생의 80% 정도가 기숙사에 입주할 수 있는 시설을 준비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 목표가 아닌가 생각한다. 실제로 경북 지역의 어느 여고에서는 2008년 3월 신입생 150명중 40명의 예산을 확보하였으나 28명만이 기숙사에 입주하고 있다. 2007년의 경우 396명 학생을 대상으로 112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시설이 있지만 80여명만이 입사하고 있다.
고등학교가 위치한 읍면의 학생들이 상당수 일 텐데 이들을 포함한 80% 수용목표로 하는 것은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전체 학생의 80%를 수용하는 기숙사 시설을 건축하는데 상당한 예산이 소요될 것이다. 더구나 앞으로 농촌지역의 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여 입학 가능한 학생인구도 급격하게 감소할 전망인데 과다한 시설을 투자하는 것은 지양하여야 할 것이다.
실제로 함양고등학교의 경우 28개의 기숙사 방이 있지만 1학년 5학급중 기숙사 입사대상은 50명 정도이다. 전체 대상자의 1/3 수준이다. 실제로 일선 학교에서 80%의 학생을 대상으로 기숙사 입사를 시키는 것이 어려우리라 전망한다.
장안제일고는 2007년 12월 4층(1012㎡) 규모의 기숙사 증축에 들어가 2008년 3월말 완공할 계획으로 증축이 완료되면 기존 140명을 수용할 수 있던 데 비해 250명까지 수용이 가능하게 돼 전체 학생(330명)의 3분2 이상이 기숙사생활을 하게 된다. 학생 100명을 수용하는데 1100만원의 예산이 소요되어 100명을 더 수용하는 시설에 11억 원이 소요되었다. 이를 감안하여 과다한 시설투자가 안되도록 하여야 하겠다.
넷째, 기숙형공립학교의 경우 학생의 70%에 대해 학습부대경비 및 기숙사비 등의 장학금을 학생당 연간 300만원씩 지급하겠다는 공약사항이 있다. 80%의 학생들을 기숙사에 입주시킨다고 하였는데 70%에게만 지원하겠다는 근거는 무엇인가? 농촌지역 학교의 학생이 평균 500명이라면 그중 80%인 학생을 대상으로 기숙사를 입주시키고, 350명에 대하여 연간 300명 지원한다고 하면 150개 학교*350명*300만원=1,575억 원이 소요된다.
기숙형학교에 필요한 예산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하겠다. 어느 학교의 경우 11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숙사를 운영하는데 있어 사감과 청소원의 인건비는 연간 28,810천원, 생활관운영비 31,480천원, 급식비 10,9809천원, 조리원 인건비 7,7028천원, 관리비 3,3050천원 총 280,177천원 학생 1인당 255만원이 소요되었다.
다섯째, 기숙형 공립학교는 기존에 농어촌자율학교에서 적용하던 자율학교 운영의 방식을 적용할 수 없을지 우려된다. 현재 농산어촌 1군 1우수고 육성사업에서는 농어촌학교에 대한 육영의지가 강한 교장을 초빙 또는 공모할 수 있게 되고, 농어촌 자율학교로 지정되어 학생선발, 교육과정운영에 있어 대폭적인 자율권을 부여받고 있다. 기왕에 실시하던 제도가 자율형 사립고교의 추진에 따라 기존에 부여받던 혜택이 축소되어서는 안 되겠다. 기존 농산어촌 우수고교에 따라 학생선발을 전국적으로 할 수 있었으며, 교육과정 편성의 자율적 운영과 교과용 도서의 자율적 사용이 가능하였었다.
여섯째, 농산어촌 지역에서 기숙형 공립 고등학교에 선정되지 못하는 고등학교의 문제가 있다. 기숙형 공립고에 기숙사 건립비 등 예산을 일반고보다 더 많이 쏟아 부어, 인근 지역 성적 우수 학생들을 끌어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7년 2,159개 고교중 1,457개의 인문계 고교가 있으며, 그중 사립고교를 제외하면 800여개의 공립인문계 고교가 남으며 그중 농촌, 중소도시, 대도시의 취약지역에 위치한 고등학교는 30%인 240여개로 추산된다. 그중 150개가 선정되고 나머지 100여개가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보인다. 이들 학교 학생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본다.
3) 효율적인 기숙형 공립학교 정책추진을 위한 과제
첫째, 기숙형 공립고교 공약은 기존의 농산어촌 1군 1우수고등학교 육성과 연계하여 추진하여야 하겠다. 지난 1960년대의 경제발전5개년계획의 추진에 따라 추진된 도시와 농촌의 격차중 교육의 격차는 매우 심각하였다. 1969년 한국사회학회에서 도시와 농촌의 교육격차를 다룬 이후 농촌의 교육은 도시에 비하여 격차가 더욱 심화되었다. 농촌부모들의 가장 큰 불만사항은 농촌의 면소재지에 고등학교가 없었다는 것과 농촌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서도 좋은 대학에 갈수 없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1980년대 초 대학입학인구의 증가에 따라 농촌학부모들의 농촌고등학교에 대한 불만은 급격하여 향도이촌이라고 하여 자녀교육을 위한 이 촌이 증가하였으며, 그런 상황이 안 되는 경우 자녀만이라고 도시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을 시켜 1980년대 중반 농가의 교육비가 도시의 교육비에 비하여 높은 적이 있었다. 이 당시 가장 중요하게 강조된 것이 농촌초등학교의 통폐합과 농촌의 우수고등학교 육성이다.
또한 농촌우수고교 육성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 중의 하나는 기숙사 시설이었다. 경북 청송과 같이 교통이 나쁜 곳에서 버스는 일찍 끊겨 집중적인 공부에 지장을 줌으로 이들을 위한 기숙사시설을 지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농촌고등학교 교육에 대하여 수요가 매우 높았던 1980년대와 1990년대를 지내고 정부는 20년 뒤인 2004년부터 농산어촌 1군 우수고 육성사업을 펼치고 있다. 즉 2004년 7개교, 2005년 14개교, 2006년 44개교, 2007년 86개교를 선정하였다.
그동안 실시한 농산어촌 1군 1우수고등학교가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사업을 실시한 44개교중 24개교에서 <표2>과 같이 기숙사 신‧증축 및 리모델링을 실시하였다.
부산광역시의 장안제일고등학교는 새벽 2시까지 학생들의 학습지도와 생활지도를 담당하는 관리교사를 채용하여 기숙사생들이 충분한 자기 주도적 학습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교육에 의존함이 없이 학력향상의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충남 서천고등학교는 기숙사 시설을 현대화하였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노후화된 기숙사 시설을 현대화 하여 우수 신입생을 유치하고 쾌적한 학습 공간을 제공하고, 최신식 개인용 독서 대를 설치함으로써 쾌적한 학습 공간에서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편안하고 아늑한 현대식 냉․난방 시설로 학생들이 밝고 쾌적한 환경에서 즐겁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충북 진천고등학교의 경우 2006학년도 입학 홍보 시에는 ‘농촌우수고등학교 육성지원 대상학교 및 자율학교’로 선정되어 기숙사와 현대식 도서관이 건립되고 농촌 우수 인재 육성 프로그램이 운영된다는 사실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2006학년도 신입생 모집 시 관내 중학생들이 대거 지원하여 입학 정원을 초과하였으며 전체적인 입학 성적이 향상되고 우수 학생들도 많이 입학하여 명문고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었다.
경북 예천여고의 경우 기숙사 환경 조성을 통한 수요자들의 만족도 제고와 면학 분위기 정착하였다. 기존은 생활실 1실에 10명을 수용하였으나, 생활실 2실을 추가로 신축하여 1실 수용 인원을 8명으로 감축하였으며, 각 생활 실마다 실내인테리어와 새집증후군 예방을 위한 산소촉매 처리와 함께 공기정화 식물을 비치하여 입사 생들의 건강과 안락한 분위기 조성에 역점을 두고, 개인별 고급 원목 옷장 및 사물함을 비치하고, 샤워 실을 추가로 설치하여 입사 생들의 불편을 줄였다.
또한 웰빙을 위한 체력단련 실을 설치하고, 120석 규모의 고급 원목 책상 및 하이팩 의자를 구비한 생활관 독서실과 함께 최신 펜티엄급 LCD 모니터 사양의 PC를 갖춘 생활관 인터넷 카페를 설치하여 교육방송 시청 등 e-learning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생활관 환경의 개선으로 쾌적하고 안락한 분위기의 내 집 같은 생활관에서 학생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면학 분위기가 정착되어 큰 교육적 효과를 거두고 있어, 기존에는 생활관 정원을 채우지 못해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었으나, 생활관 환경 개선 후에는 생활관 정원을 다 채우고, 입사를 희망하며 대기하는 학생들이 줄을 서는 등 큰 변화의 바람을 맞이하고 있다.
경남 함양의 경우 기숙사 운영으로 학교발전 가속화하였다고 한다. 경상남도 함양고등학교는 경남에서 가장 서북쪽에 위치하고, 군 전체 인구가 주변 지역에 비해 적으므로 인하여 우수학생의 타 지역 유출이 적잖았으나, 기숙사의 건립 운영과 농어촌우수고등학교 예산지원으로 시설과 운영의 다양화함으로써 우수학생의 타 지역 유출이 적어졌고, 이로 인하여 우수 인재의 교육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앞으로 제2기숙사가 지어지면 더 많은 학생이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게 됨으로서, 지역사회에서 볼 때 적은 비용으로 안심하고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좋은 진학 내용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므로 더욱 학교 발전이 가속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상의 사례와 같이 상당수 농산어촌 1군 1우수고등학교로 지정된 학교의 상당수가 기숙사 시설을 확충하여 효과를 보고 있었다.
이런 면에서 이번의 공약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고 본다. 어느 면에서는 이번 공약에서 강조가 되는 자율형 사립고 100개에 대한 반대 논리를 잠재우려는 의도에서 추가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가능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기존에 실시된 농산어촌 1군 1우수고등학교 정책과의 연계성을 가져야 하겠다.
2007년까지 선정된 86개교에 아울러, 2008년부터는 사업대상 지역을 교육여건이 열악한 도농복합시 지역(52개 지역)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려는 계획에 따르면 웬만한 지역은 150개에 다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므로 기숙형 공립고교를 설립하기 보다는 기존에 지정된 농산어촌 1군 1우수고등학교를 활용하여야 하겠다.
둘째, 이 공약의 원래 취지는 농어촌과 중소도시의 고등학교에 대한 지원이다. 그런데 최근 서울특별시는 기숙형 고등학교를 5개 만들겠다는 등 안산시 등 수도권의 대도시에서도 기숙형 고등학교를 설치하겠다는 공약이 이번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의 공약에도 보이고 있다. 지역단체장이나 국회의원 후보들이 지역개발을 위하여 기숙형 공립학교 공약을 제시하는데 이 정책의 원래 취지대로 농산어촌이나 중소도시의 불리한 지역의 학생들이 혜택을 받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이미 지역적으로 여자고등학교가 선정되면 그 지역의 남학생들이 불리함을 당하게 된다. 이를 고려하여 일부 지역에서는 1개 군에 2개 정도가 지정되어야 할 것이다. 또 그 지역에서 상당부분을 부담한다면 1개 군에 2개 이상도 선정할 수 있어야 하겠다.
넷째, 기존에 실시되는 농어촌자율학교와의 관계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 현재 농산어촌 1군 1우수고 육성사업에서는 농어촌학교에 대한 육영의지가 강한 교장을 초빙 또는 공모할 수 있게 되고, 농어촌 자율학교로 지정되어 학생선발, 교육과정운영에 있어 대폭적인 자율권을 부여받고 있다. 기왕에 실시하던 제도가 자율형 사립고교의 추진에 따라 기존에 부여받던 혜택이 축소되어서는 안 되겠다. 기존 농산어촌 우수고교에 따라 학생선발을 전국적으로 할 수 있었으며, 교육과정 편성의 자율적 운영과 교과용 도서의 자율적 사용이 가능하였었다.
다섯째, 기숙형 고교를 농촌지역에 만들려면 지역의 관련기관과도 유대를 강화하여야 할 것이다. 지역 내 장학재단, 지역의 인재발전기금 등의 도움을 받아 농촌지역에 교육적인 사회적 분위기(social climate)를 만드는데 노력하여야 하겠다. 기숙형 공립고교를 만드는 것은 그 지역 주민들이 자녀교육 때문에 자녀를 도시에 있는 고등학교에 내보지 않으려는 것이다. 그 만큼 상징적인 의미가 있으므로 이를 계기로 농산어촌 지역의 교육 향상을 위하여 관련기관과 담당자들의 더 많은 노력을 하여야 하겠다.
3. 결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06.10.18~19에 실시한 2006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2007.12.21에 발표하였다. 2006년 학업성취도 평가는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의 약 3%에 해당하는 60,846(905교)명을 표집 하여 국어․사회․수학․과학․영어 5개 교과를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그중 지역별 학력에 관하여 살펴보자. 기준 연도부터의 지역별 성취수준 비율 추이를 살펴보면, ‘우수학력’ 비율이 초6․중3은 대부분 중소도시(국어․사회․과학), 대도시(수학․영어)에서 지속적으로 많았고, 고1은 중소도시(국어․사회), 대도시(영어)에서 지속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모든 교과에서 대부분 읍면지역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학과 과학과목에서 농촌지역인 읍면의 학력이 낮으며 학교단계가 올라갈수록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수학의 경우 도시와 농촌의 차이가 초등학교 6학년 때는 2.5점, 중3은 2.8점, 고1은 3.2점으로 차이가 나고 있었다. 과학의 경우도 도시와 농촌의 차이가 초등학교 6학년 때는 0.7점, 중3은 1.0점, 고1은 2.6점으로 차이가 나고 있었다.
여전히 농촌의 많은 가정에서 자녀들이 도시에 나가 공부를 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농촌자원개발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2006년 읍지역 학생의 41.2%, 면지역 학생의 41.1%가 도시에 나가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농촌학교에 대한 매우불만이 19%, 약간 불만이 36.6%(면지역)으로 과반이상이 불만족해하고 있었다. 불만 이유 중 높은 것으로는 교육시설과 우수교사로 높게 나타났다(농림부, 농림어업인 복지 등 실태조사 결과, 2004).
이런 농촌학교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하여 이명박 제17대 대통령당선자의 공약 중에는 기숙형 공립고교 150개를 설치하겠다고 하는데 기숙형 공립고교는 농어촌 지역과 중소도시, 대도시 낙후지역에 설립하는 학교이다.
농어촌 지역의 고등학교는 대중교통이 일찍 끊어지는 등으로 인하여 학습하는 분위기가 도시만큼 좋지 않다.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지역별로 기숙형공립학교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어느 학교는 고교 교장 관사를 줄여서라도 학생들의 기숙시설을 만들어주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들 기숙형 공립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 이외에도 많은 학생들이 있다. 2006년에 전국 고교생 1,775,857명중 농촌은 138,538명으로 그 비율은 높지 않지만 이들 학생전체에 대하여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
새로운 대통령의 공약을 연계하여 농촌의 교육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농촌주민들이 자녀교육 때문에 농촌을 떠나거나 자녀를 도시에 유학시켜 많은 부채를 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 하겠다.
기숙형 공립학교는 원거리 통학생이 많은 농촌지역에서 등하교에 대한 불편이 해소되는 것은 물론 기숙사 생활을 함으로써 공부에 전념할 수 있어서 학습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을 하고 있다. 단순히 기숙사 시설을 짓고 무료로 급식을 하여주는 것이 아닌 실제적인 농촌 학교교육개선이 되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