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이를 목적으로 가짜 장애인단체를 만들어 시민들의 온정을 갉아먹는 사건이 줄을 잇고 있다. 이들 중에는 아예 텔레마케터까지 고용해 수년간 십수억 원을 모은 기업형 단체도 있는 것으로 드러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8월 공주지역에서는 5년간 장애인협회로 행세하며 전화로 기부금을 모아 15억여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이 검거됐고 지난 6월 말에는 대전에서 똑 같은 방법으로 2억여 원을 모금한 가짜 장애인협회장이 구속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같은 사기사건은 일부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최근 들어서는 전국적으로 발생, 그 피해가 늘고 있다고 한다.'(일요신문, 2008.07.11)
한교닷컴 e-리포터로 활동하고 있는 전국의 많은 회원들이 위의 내용을 보면 뭔가 생각나는 것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교닷컴의 리포트 기사를 보고 위와같은 장애인단체라는 곳으로부터 전화를 걸어오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몇번쯤은 다 받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특히 한국교육신문 등에 기사가 나가고 나면 거의 90%이상은 전화를 받았을 것이다. 필자도 위와같은 장애인 단체명의의 전화를 최소한 20통에서 30통은 족히 받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중에는 몇 번 물건도 구입했었다. 물건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대체로 가격이 높은 것들이다. 장애인들이 어렵게 만들었기에 물건값보다는 후원금으로 넣어 달라는 부탁을 많이 받아 구입하게 되었다. 어떤 경우는 사전에 연락도 없이 무조건 ○○장애인협회라는 단체에서 물건이 배달되어오고, 그 안에는 지로용지가 동봉되어 있는 때도 있었다. 그래도 후원하면 장애인들에게 희망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물건값과 그 물건값보다 더 많은 액수의 후원금을 보내곤 했다.
위와같은 기사가 나왔지만 지금도 진짜 장애인협회에 기부했다는 것이 의심스럽지는 않다. 다만 최근에 받은 전화에서 한가지 알게된점은 장애인협회라는 것이 한 두개가 아니라는 것이다. 혹시 전화를 받는다면 먼저 받았던 전화에서 들었던 협회의 명칭과 비교해 보기 바란다. 분명히 비슷한 것 같지만 명칭이 다를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식이다. 오른손 장애인협회, 왼손장애인협회, 오른발 장애인협회 등이다. 명칭이 정확한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유사한 협회가 많다. 전국에 218개 정도의 장애인관련 협회가 있다는 것이다(전화통화 중에 물었더니 그 정도 있다고 대답했다.).
한번은 이런일이 있었다. 저녁때 집으로 ○○장애인협회라는 곳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래서 학교전화도 아니고 어떻게 집 전화를 알았냐고 했더니, 다 아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정말 어이가 없어서 자꾸 캐 물었더니 도리어 그쪽에서 화를 내고 끊어 버렸다. 이 뿐 아니라 처음에는 학교로 걸려오던 전화가 휴대전화로 걸려왔다. 학교 선생님들 이야기로는 필자를 찾길래 지금 수업중이라고 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휴대전화 번호를 묻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지 신분을 밝혀야 전화번호를 알려줄 수 있다고 했더니, 학부모라고 했다는 것이다. 학교교사가 학부모라는데 전화번호를 안 알려줄 교사가 몇이나 될까. 그런식으로 해서 집 전화번호까지 알아내는 모양이다.
일요신문의 기사가 모든 장애인 협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렇더라도 그동안 받았던 전화와 후원해준 횟수를 생각해 보면 뭔가 찜찜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화를 걸어오는 상대방은 100% 여자이다. 어떤때는 자원봉사자라고도 하고, 어떤때는 그 협회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도 한다. 앞으로는 좀더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혹시라도 유령단체라면 이들때문에 진짜 장애인협회소속의 장애인들이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려운 사람들을 팔아서 돈벌이를 일삼는 사람들은 엄벌에 처해야 한다.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도리어 진짜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관계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