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육이 위협받고있다

2008.07.24 09:54:00

얼마전에 발표된 보건교과의 선택교과포함은 한 마디로 졸속 그 자체라는 생각이다. 보건교육의 중요성이 날이 갈수록 높아만 가고 있는 시점에서 보건교과의 선택교과포함을 졸속이라고 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보건교과는 선택교과에 포함되면 절대 안되는데 포함되었기 때문에 졸속이라는 뜻이다. 선택교과가 아닌 필수교과가 되었어야 한다. 필수교과가 되기 어려웠다면 지금의 보건교육 형태를 유지하는 쪽에서 결론이 났어야 한다. 더 두고 교육과정이 개정될때 다시한번 필수교과로의 편입을 검토했어야 한다. 선택교과가 됨으로써 우리나라의 학교에서 더이상 보건교육을 보기 어려워질 수도 있는 상황이 염려스럽다.

보건교과가 선택교과의 범주에 속하면서 많은 학교들이 보건교과를 선택한다면 최상의 시나리오가 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볼때 보건교과를 선택교과로 선택하는 학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것쯤은 누구나 예측이 가능하다. 이미 환경교과의 예에서 보듯이 일선학교에서 환경교과를 선택교과로 하는 경우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환경교육이 중요하긴 하지만 다른 교과에 밀려 선택되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환경교육을 부정하는 학교나 가정이 있을리 없는데도 선택되어지지 않고 있다. 일선학교의 창의적재량활동의 범주에도 환경교육은 들어가기 어렵다. 단지 환경교육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비정기적으로 환경교육을 실시하고 있을 뿐이다. 1년동안으로 본다면 몇시간 되지 않을 것이다.

보건교과가 많은 학교에서 선택되어지지 않을 경우를 생각해보자. 현실적으로 생활외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에 이런 경우의 예측이 가능한 것이다. 현재는 그래도 1년에 30여시간을 보건과 관련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선택과목이 되었을 경우, 해당학교에서 선택하고 안하고를 떠나 보건교육을 소홀히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우려를 두고 선택하지 않아도 보건교육을 일선학교에서 할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한문교과를 선택하지 않은 학교에서 한문교육을 따로 실시하고 있지 않는 것을 보면 도리어 지금보다 보건교육이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보건교과가 선택되어진 학교의 경우도 문제가 있다. 보건교사가 매주 10-20시간의 수업을 한다고 하면, 보건교사의 본래 활동이 어려워진다. 수업중에 학생들에게 큰 문제가 발생하면 수업을 제쳐두고 그 학생을 돌보고 사후처리를 해야 한다. 결국 수업중인 학생들은 방치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보건교사가 몸이 둘이라도 되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보건실을 개선하여 보건교과실로 만들면 된다고 하지만 그것도 쉬운일이 아니다. 보건교과실을 보건실옆에 둔다고 해도 어떤일이 발생하면 보건교사가 수업중에 나와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을 방치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예를들어 과학교과의 경우 실험도중에 사고가 발생하면 교사가 학생을 돌봐야 한다. 과학교과실 옆에 과학실험실을 두어도 결국은 교사가 학생을 돌보게 되어 나머지 학생들을 방치하는 경우와 다를바가 없는 것이 바로 보건교과 시간에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보건실과 보건교과실을 가까이 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근본적인 대책이 이루어져야 한다.

근본적인 대책은 학교규모에 따라 보건교사를 1-2명 더 배치하는 것인데, 이 경우 다른교과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물론 추가배치하는 것이 가능하지도 않겠지만 만일 배치한다고 해도 다른 교과와의 마찰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보건교과의 선택과목지정은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무조건 선택과목으로 지정한다고 해서 그 교과가 살아나는 것이 아니다. 필수과목으로 포함시켜 보건교사를 추가배치해야 보건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선택교과로 추가지정하는 것은 다시한번 생각해 볼 문제라고 본다. 도리어 보건교육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보건교육을 단시간에 개정하여 적용해서는 안된다. 필수과목으로의 편입을 전제로 깊은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