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운영위원회 위원들의 간접선거에 의해 선출되었던 교육감선거가 대표성이 떨어지고, 선거비리발생등 문제가 많다는 이유로 직선제로 바뀌었다. 그렇게 해서 현재까지 주민직선으로 뽑힌 교육감이 모두 8명, 그러나 우려했던대로 투표율이 매우 낮았기 때문에 진정한 교육감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소위 대표성 문제가 이슈화되고있다. 낮은 투표율로 당선이 되었기에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것에는 공감을 해야 할 것 같다.
투표율이 낮은 이유를 홍보부족으로 돌리고 있지만 그보다는 교육감의 직무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으로 보고싶다. 즉 이번의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처럼 투표일을 80%이상의 시민이 알고 있었지만 정작 투표율은 15.5%로 나타나 홍보는 어느정도 되었지만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불러내지 못한 것이다. 홍보문제가 아니가 인식의 문제였던 것이다.
어쨌든 대표성 문제가 이슈화 되면서 교육감선거제도 자체를 수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모양이다. 러닝메이트제나 후보자격완화(교육경력이 없어도 후보가 될 수있도록)등을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두 경우 모두 있을 수 없는 제도이기에 특별히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다만 지금도 후보들이 난립하는 경향이 높은데, 최소한의 제한은 두어야 한다고 본다. 도리어 순수 교육경력만으로 제한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전문성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또한 정당활동을 제한하는 것도 교육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그대로 유지되어야 할 것이다.
이미 잘 알고 있는 것처럼 학교운영위원회 위원들이 선출하는 방식에 문제가 많다고 해서 직선제로 바뀌게 된 것이 현재의 교육감선출 방식이다. 그런데 제도를 바꾼지 3년도 되지않은 시점에서 또다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더구나 2010년에는 지자체 선거와 동시에 실시하기로 예정되어 있는데, 과도기에 투표율 문제등 몇가지 문제가 발생한다고 또다시 바꾼다는 것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일단 2010년도의 선거를 지켜보고 그래도 문제가 많으면 제도를 수정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이다.
지난 7일 조전혁(47·남동을) 한나라당 의원이 교육감 선출제도개선을 위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국회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교육감 선거제도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의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조 의원은 '현행 교육감 선출제도는 낮은 투표율로 대표성 논란을 야기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교육감 후보들이 정당의 공천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 유권자들은 각 후보들의 기호를 공직선거 시 배정 기호와 동일시하고 있다'며 '교육감 선거 전반에 대한 대안이 서둘러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제를 맡은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겨우 한 번 실시한 교육감직선제에 대한 평가는 아직 이르다'며 '완벽한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 만큼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분석하는 작업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기우 인하대 법학과 교수는 자치단체장이 해당 지역 교육감을 임명하는 방안이 최선이라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지방선거(자치단체장) 시 각 후보들이 교육감 후보를 지명하고 함께 선거운동을 벌이는 방안도 가능하지만 교육감 예비후보들이 유력 지방정치인에게 줄대기를 시도하는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인옥 전 인천시 교육위원은 주민들의 의식전환과 선거의 정치적 독립성 확보를 전제로 현행 교육감직선제 유지를 요구했다. 박 전 위원은 '교육에 대한 주민의 참여와 통제 차원에서 직선제의 가치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어 진행된 토론에선 강경근 숭실대 법학과 교수, 이명균 한국교총 교육정책연구소 정책연구실장, 김성호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정책연구실장, 이경자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전 사무국장, 김진성 서울시의회 의원, 최상기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부산대표 등 참석자 모두가 현행 교육감직선제의 문제점과 제도개선을 요구했다(연합뉴스 2008-08-07 에서 발췌).
발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 마냥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어쨌든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은 하지만 송기창교수의 의견대로 현시점에서 문제를 지적하면서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다. 최소한 완전한 직선으로 선거를 실시하게 될 2010년까지는 기다려봐야 한다. 여기에 단순히 문제를 제기하여 제도를 바꾸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가도 생각해 볼 문제이다.
유권자들이 등을 돌리게 된 이유를 다른데서 찾지말고 정치권에서 먼저 찾아볼 필요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유권자들이 선거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가지고 있는가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유권자들의 인식을 바꾸기 전에는 어떠한 제도를 도입해도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결국 문제점만을 이슈화 시킬 것이 아니고 직선제의 가치를 높이 존중한다는 기본적인 틀 안에서 유권자들의 인식을 어떻게 전환시켜 투표에 참가하도록 유도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정치권에서도 반성할 것이 있다면 반성을 하고 고쳐야 할 관행이 있다면 과감히 고쳐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도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그때가서 개선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의 서울시교육감선거처럼 언론들이 불필요하게 보수 대 진보의 대결로 몰아가는 일이 발생해서도 안된다.
색깔론 때문에 진정으로 정책대결을 펼치고자 했던 후보들이 희망을 잃었을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 제도개선을 논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교육감선거는 여타의 선거와 달리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