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아침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이미 정년퇴직을 했지만 재직중에는 남달리 교육에 열정을 보인 분이다. 정년퇴직하는 해까지 아이들이 늘 주위에 많았던 분이었다. 어떻게 그토록 아이들이 좋아하고 수시로 모여 들었었는지는 지금도 밝혀지지 않고있다. '그냥 아이들 잘 이해해주고 대화 잘해주고 수업시간에 나름대로 열심히 수업한것 밖에 없었어' 퇴직할때 하셨던 말씀이다. 그런데 그 선생님이 전화를 하신 것이었다.
'뭐 사람이 철인도 아니고, 아이들 가르치면서 언제 그렇게 많은 글을 썼나 모르겠어. 오늘 아침에 한교닷컴 들어가 봤더니 이선생 글이 천개가 올라있데. 그것 다 모으면 책으로 몇권 될 것 같아. 글을 보기만 했었는데, 자세히 보니 벌써 천개나 올랐데. 글을 가끔씩 올리는 것을 다는 아니지만 많이 읽어보긴 했는데, 천개씩이나 되는지는 몰랐네. 상장이라도 주고 싶은 심정이야. 거기 글쓰는 사람들 중에는 다른 곳에도 글을 많이 올리던데, 이선생은 그렇게 안하는 모양이야. 다른 곳에도 좀 올리고 그래. 암튼 축하해. 말이 천개지 그것 올리기가 그렇게 쉬운일은 아니라는 생각이야. 언제 한번 만나서 쏘주나 한잔하지.'
전화를 끊고 한교닷컴에 들어가 보았더니 출고된 기사가 천개, 몇개가 올라가는지 알지 못했지만 오늘에서야 천개가 올라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몇 가지 글을 다시 보았더니, 부끄러운 글도 보였다. 그때 당시에는 이슈가 되었었던 것들이 지금 들여다보니 별것도 아닌데...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있었다. 2004년 10월 12일에 첫 기사를 올렸다. 4년이 채 안되었으니, 매년 250여개의 글을 쓴 셈이다. 언제 이렇게 많은 글이 올라갔는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500개의 글을 썼을때는 나름대로 감격스러워서 관련 기사를 쓴 기억이 난다. 그 이후로는 몇개의 기사가 올라가는지 신경쓰지 않고 그냥 생각날때마다 올렸을 뿐이다.
그 선생님의 이야기를 다시 생각해보니, 한교닷컴 외에는 어느 교육사이트에도 글을 올린 기억이 없다. 간혹 요청이 들어와서 쓴 적은 있었지만 인터넷 사이트에는 글을 올린 적이 없다. 이유는 한교닷컴의 발전과 한국교총의 발전을 위해서만 노력한다는 것이었다. 또 여기저기 글을 올린다는 것이 나름대로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논리적으로 글을 쓰지만 다른 사람이 볼때는 그렇지 않을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한교닷컴의 운영진들이 부족한 글도 좋게 봐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편안한 마음으로 글을 올릴 수 있는 이유이다.
앞으로 언제까지 한교닷컴에 글을 올릴지는 나 자신도 모른다. 그러나 교육이 안정되고 모든 것이 잘 되어 간다면 올릴 글이 없어질 것이다. 필자의 글을 읽어본 독자라면 알 수 있겠지만 교육계의 문제를 꼬집는 것을 글의 주제로 주로 삼았다. 교육과 관련이 적거나 없는 글을 쓴 기억이 별로 없다. 나름대로 논리를 펼치면서 글을 썼었다. 그러니 항상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교육정책 등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새로운 정책이 나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료를 입수하여 완벽하게 이해한 후 글을 썼었다. 그렇게 올린 것이 천개를 돌파한 것이다.
한교닷컴에 글을 쓰면서 나름대로 공부도 되는 장점이 있다. 어떤 글을 쓰더라도 객관성이 떨어지면 안되기 때문에 관련자료를 찾아보고 글을 썼다. 필자의 생각을 그대로 옮겨놓는 경우도 있었지만 근거없는 글을 쓰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러다보니 관련규정등을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중학생들이 유학가는 것이 왜 불법인지, 교원공제회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교원노동조합법은 어떤 내용인지, 성적관리규정은 어떠한지....등 많은 공부를 하였다. 이런 것이 재미로 글을 쓸수 있는 원동력이었는지도 모른다.
부끄러운 글도 많았지만 그래도 기억에 남는 글은 '비정규직부터 정규직으로 하자'는 글이었는데, 이 글을 쓴 것은 2006년 2월 11일 이었다. 그때는 댓글도 거의 없었는데, 그로부터 1년 6개월정도 지난 2007년 6월경부터 갑자기 댓글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주간베스트에 몇주를 계속 머물렀었다. 2007년 6월쯤에 어느 리포터께서 학교에 근무하는 비정규직을 교원임용대기자로 대체하자는 글을 올리면서, 비정규직 중심으로 해당 리포터의 글을 강하게 비판하였었다. 그 과정에서 필자의 6개월전 글을 찾아내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조횟수가 증가했던 것이다.
그때 우리학교에 근무하는 과학실험보조와 교무보조가 그 글을 보았다면서 이야기를 해 줬고, 예전에 근무했던 학교에서도 교무보조로부터 고맙다는 전화를 받기도 했었다. 여러 곳에서 비정규직에게 힘을 실어 주어서 고맙다는 메일을 여러통 받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이다. 주변학교에 출장을 가면 교무보조나 과학실험보조들이 먼저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었다. 1년 6개월 전에 올려진 글이 갑자기 관심을 갖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글을 올릴때 신중하게 생각하고 올려야 하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었다.
이런 모든 것들이 한교닷컴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생각이다. 앞으로도 다른 사이트에 글을 올릴 마음은 없다. 한교닷컴을 믿고 한국교총의 발전과 한국교육의 발전을 위해서 한교닷컴만을 고집할 것이다. 여러가지로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고, 격려해 주신 모든 독자와 한교닷컴 e-리포터, 그리고 한교닷컴 운영진에게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격려와 지도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