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가 합법화된 이후로 직원회의 시간이나 직원연수 시간이 되면 적잖게 교원들간의 대결이 있었다. 말이 대결이지 서로의 주장이 옳다는 논리를 펼치다가 결론없이 끝나는 경우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전교조측에서 주장하는 것은 무조건 옳고, 다른 교사들이 주장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이다. 때로는 상대교사들의 주장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었다. 결국 남는 것은 교원들간의 갈등뿐이었다.
한동안 그렇게 지속되던 전교조교사들의 눈부신(?) 활약이 전교조의 견제세력으로 등장한 뉴라이트 교사연합이나 자유교원조합에 의해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물론 아직도 전교조의 아성에 도전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지만 그래도 견제세력으로 미흡하나마 이들 교직단체들이 서서히 부각되고 있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이런 현실에서 전교조 내부에서도 조직의 발전을 위해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대표적인 예가 현인철 대변인이 사견때문에 중도하차의 위기를 겪고 있는 부분이라 하겠다.
이렇듯 견제세력의 부상으로 전교조가 다소 위축되는 느낌은 있지만 조직의 특성으로 볼때 쉽게 무너질 조직은 아니라고 본다. 또한 후발조직들의 불필요한 전교조 비난하기가 계속되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이들 조직에 대한 반대세력의 등장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정당한 정책대결을 펼쳐야 함에도 무조건 비난 일색으로 가는 것에 대한 우려를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전교조를 비난하고 교육정책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도 함께 해야 하는데, 전교조의 정책에 무조건 반대하는 쪽으로만 흘러가는 부분이 아쉽다는 이야기이다. 더욱이 전체적인 부분보다는 어느 누가 이런 잘못을 했다는 식의 논리를 펼쳐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교육전체에 미칠 영향이 있는 굵직한 사안을 가지고 정책대결을 펼쳐야 한다는 생각이다.
요즈음에 메일을 받으면 전교조와 자유교원조합의 대결이 피부로 느껴진다. 물론 일선학교에서는 그러한 조짐이 거의 없다. 전교조에 비해 자유교원조합의 조합원수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주변에서도 자유교원조합의 조합원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메일을 통해서는 전교조를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대로 전교조에서도 메일을 간혹 받게 되는데, 발신인이 누군지 정확하지 않다. 다만 자유교원조합의 집행부에 대한 비난으로 가득차 있다. 자유교원조합에서 전교조를 비난하기 때문에 역공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들의 주장만 옳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논리를 펼친다는 것은 반드시 나와 생각이 다른 반대 논리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내 논리가 아무리 그럴듯하게 펼쳐져 있다고 해도, 상대방의 반대논리에 객관적인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면 자신의 논리가 옳다고 주장하기 어려운 것이다. 두 단체의 공방이 뜨겁게 이어지고 있지만 정확한 근거에 의한 논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특히 사소하고 지협적인 문제를 논란으로 삼지말고 굵직한 교육정책 부분에서 서로가 자신의 논리를 밝히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그렇지 않아도 학교현장에서는 어느단체는 정부의 방침을 무조건 반대하고, 어느단체는 정부 방침에 무조건 동조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독자적인 색깔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대결을 펼치는데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서로를 비난하는 태도는 결코 교육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 주장만을 고집하지 말고, 상대방의 주장도 과감히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