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서울시교육청의 국제중학교 설립, 우려와 기대가 꼭 절반씩은 아니더라도 팽팽한 논란이 거듭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경쟁을 통해 국제화시대에 앞서나갈 인재양성이 필요하다는 부분은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다. 빠른 변화를 빠르게 따라잡아야만이 국제경쟁력에서 이길 수 있다는 단순한 논리에 대해 반대하는 이도 많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꼭 필요한 것이 국제중학교 설립이라고 본다면 최근의 논란에 대해 그래도 어느정도 수긍이 되고 마음도 편안할 것이다.
그러나 국제중학교가 설립됨으로써 득보다 실이 많다면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반대하는 측의 반대논리가 바로 실이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는 우려를 득이 더 많도록 신입생선발 방식부터 손질한다면 많은이들로 부터 환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국제중학교 설립과 함께 해결되어야 할 선결과제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첫번째 우려는 누가 뭐라고 해도 사교육의 폭발적 증가라 할 수 있다. 외국으로 조기유학을 떠나는 학생들을 국내에서 붙잡아 둘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국제중학교 설립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조기에 위험을 무릎쓰고 유학을 보내는 현실에서 국제중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는 것 쯤은 누구나 쉽게 예측이 가능하다. 그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국제중학교 입학을 위한 사교육의 증가인 것이다. 외국에 보내는 것보다 국내에서 같은 수준의 교육이 가능하다고 본다면 사교육은 물론 그보다 더한 일도 할 수 있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인식일 것이다. 이 부분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본다.
두번째는 불필요한 경쟁과 국제중학교 입시준비로 인해 초등학교 교육과정의 파행운영에 대한 염려이다. 앞서 밝힌 사교육증가와 관계있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학부모들의 요구가 거세질 것이기 때문이다. 즉 초등학교에서 국제중학교 입시준비를 위한 별도의 교육을 요구할 수도 있다. 지금도 일부 중학교에서는 특목고 진학을 위한 특별반을 보이지 않게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초등학교에서도 학부모의 요구가 거세진다면 이와 유사한 경우가 발생 할 수 있는 여지가 높다. 이렇게 된다면 초등학교부터 상급학교진학을 위한 입시전쟁이 부활될 우려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당국의 노력은 필수적이다. 사교육을 잠재우고 입시경쟁부활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불식시킬 수 있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단순히 입시방법을 매년 바꿔나간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최소한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하면 입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별도의 사교육을 받아야만 입학이 가능한 학교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국제중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국제중학교에서 정상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을 미리 갖춰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보다는 인재양성이 목적인 만큼 다소 부족한 학생들이라도 차별화된 교육을 통해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입학때부터 훌륭한 인재를 뽑아서 교육한다는 것은 결국은 인재육성이 아니고, 육성된 인재를 다듬는 역할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현재의 명문대학들과 다를 바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다. 명문대학에 입학할때 상당한 수준을 갖춘 학생들이 훨씬 더 훌륭한 인재가 되어서 대학을 졸업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훌륭한 인재를 뽑아서 그 인재들 중 일부를 다듬는 역할만을 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대학교육이라는 생각이다.
국제중학교가 인재육성을 위한 학교라면 처음부터 상당수준의 학생들을 선발할 것이 아니라, 국제중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갖춘 학생들을 뽑아서 더욱더 훌륭한 인재로 육성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훌륭한 인재를 데려다가 교육하는 것은 국제중학교가 아니라도 가능하다. 훌륭하고 능력있는 학생들을 선발하여 가르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설립목적에 맞게 인재육성에 힘쓸 수 있는 국제중학교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사교육증가와 입시경쟁은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본다. 다양한 연구와 검토가 계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