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청에서는 올해 2학기 부터 해외에서 귀국하는 학생들 중 미인정 유학인 경우는 학년을 배정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교과목별 이수인정 평가를 거치도록 관련규정을 보완하여 일선학교에 내려보냈다. 일선학교들이 여름방학을 마치고 개학을 앞둔 시점이었다. 그런데 올해 2학기부터라는 단서는 언론보도에서만 나온 이야기이고, 일선학교에 전달된 규정에는 그런 이야기가 없었다. 언제부터 시행하라는 이야기가 없었다는 이야기이다. 다만 꼭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사정때문에 일선학교에서는 개학과 함께 귀국한 학생들의 편입학에 곧바로 관련규정을 적용해야 했다. 교육청에서 공문을 보내고, 언론에 보도자료를 내는 시기가 불과 개학을 10여일(학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앞둔 시점이었다. 방학중이었기에 준비할 시간여유가 없었던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이 규정이 언론에 보도된 후 며칠 후에 공문이 내려왔다. 언론에서 보도했던 내용과 별반 다른점은 없었지만 가장 중요한 시행시기가 문제였다. 언론에서는 올해 2학기부터라고 했고, 시교육청에서 내려온 공문에는 그런 내용이 없었던 것이다.
일선학교에서는 개학과 함께 귀국하는 학생들 때문에 교과목별 이수인정평가 문제를 출제해야 했다. 방학중에 관련위원회를 열고 문제를 출제하도록 교사들을 호출하였다. 문제출제에 걸리는 시간도 문제지만 시험문제의 수준을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쉽게 출제를 했지만 만일의 경우 해당학생이 그 시험을 통과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었었다. 만일 통과하지 못해서 학생의 나이보다 아래학년에 배정된다면 학부모들의 민원제기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는 것은 불을보듯 뻔한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귀국학생이 1-2명정도인데 이들이 학년이 다르면 두 종류의 시험문제를 출제해야 한다. 실제로 그런일들이 많이 발생했다고 한다. 학년별로 본다면 단 한명의 학생을 위해 며칠에 걸쳐 시험문제를 출제해야 했던 것이다. 시간낭비를 동반하기 때문에 비효율적일 수 밖에 없다. 많은 학생들을 위해서 시간을 투자하고 열심히 수업해야 함에도 한두명의 학생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이런 일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귀국하는 학생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효율성을 따질때 교과목별 이수인정평가의 방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즉 이 문제는 일부학생에 한정된다고 보면, 매번 학교에서 교사들이 새로운 문제를 출제하여 평가를 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 따라서 학교에서 문제를 출제하여 인정시험을 거치도록 할 것이 아니라, 각 지역교육청별로 시험을 실시하여 학년을 정해서 학교에 보내주는 방안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것이 어렵다면 인정시험에 활용될 문제를 문제은행식으로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일선학교 교원들의 도움을 받아서 여러종류의 문제를 개발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 될 것이다. 귀국학생들의 학년을 정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매번 새로운 문제를 출제하여 시험을 보도록 하는 것이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리 준비된 문제를 활용하여 학년을 정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