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 현수막 수준의 경고문구가 걸려있다. 다른반 학생들이 출입하면 엄벌에 처한다고... 언론보도의 내용 중 일부이다. 학생들이 한창 친구를 사귀고 우정을 쌓아야 할 시기에 이런 문구까지 동원하여 출입을 금지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선학교 교사들도 이러한 언론의 주장에 대해 절대적으로 지지를 하고 100%공감을 하고 있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그래도 현수막 수준은 아니지만 학교마다 다른반 학생들의 출입을 금한다는 문구는 흔히 볼 수 있다.
많은 학교에서 출입문 입구에 그런 문구를 붙여놓게 된다. 당연히 다른반 학생들의 출입을 막기위한 조치중의 하나이다. 언론에 나왔던 그런 형태의 경고현수막이 붙어있다는 것은 그 언론을 통해 처음으로 접했다. 그런 경우는 지금껏 본 적이 없다. 출입문에 붙어있는 경고문구는 많이 보았었지만.. 언론에서 지적한 부분이 잘못된 부분은 없다. 다만 정말로 경고문구가 현수막수준으로 걸려있는지는 의구심이 간다. 학생들이 생활하는 공간에서 현수막을 걸어놓으면 제대로 버틸리가 없다는 생각에서이다.
필자도 학생들의 자유로운 출입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죽하면 이런 방법을 동원했을까라는 생각을 해 주었으면 한다. 학교의 상황을 잘 모르기 때문에 오해를 하는 부분도 없지 않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출입문에 경고문을 붙여놓지만 담임을 맡은 교사는 학생들에게 다른 학급 출입을 하지 않도록 지도하고 있다. 학교에서 자주 발생하는 사건중의 하나가 분실사건이다.
분실사건 때문에 간혹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경우에는 학급생들이 가장먼저 다른 학급의 학생들을 의심하게 된다. 증거가 없는데도 의심을 한다. 그런 경우를 대비해서라도 다른학급 출입을 금지하는 것이다. 학생들끼리 의심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친구를 사귀고 우정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 사이에 불신을 하는 것은 더욱더 큰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이 아니다. 체육복이나 교과서 등도 자주 분실된다. 학생들이 친구의 물건을 빌려가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교실에 들어와서 친구가 없으면 그냥 물건을 가져간다. 가져가는 학생들은 빌려간다는 명분이지만 그 물건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이럴 경우에는 물건을 찾을 방법이 없는 것이다. 교사가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바로 이런 부분들이다. 자칫하면 학생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현수막 수준의 경고문구가 정당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결국 다른학급에 출입하지 않도록 하는것은 사전조치일 뿐 다른 뜻은 없다. 다만 언론보도처럼 지나치게 혐오감을 주는 등의 문구를 게시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생각이다. 학생들이 충분히 인식할 수 있도록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한 경고문구보다는 도리어 수시로 학생들을 교육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그렇다고 수시로 교육을 안하는 것도 아니다.). 경고문구의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나친 경고문구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수시로 학생들을 살피고 훈화를 통한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다.
끝으로 언론의 태도도 지적하고 싶다. 일부를 전부로 오인하도록 하는 보도자세는 고쳐야 한다. 그리고 억지로 기삿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지적도 하고싶다. 이러한 경고문구를 문제삼기 이전에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분석도 함께 따라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무조건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비교육적으로 몰아가는 것도 문제이다. 학교를 충분히 이해한다는 전제하에 기사를 썼으면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