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는 '오바마', 승리는 '매케인'

2008.11.09 09:16:00

미 대선에서 최종 승자는 오바마로 막을 내렸다. 매케인 후보와 치열한 격전을 벌였지만 승자는 오바마였다. 오바마의 당선으로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고교시절에는 방황하는 청소년이었지만 인생역전을 이루어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정말이지 우리나라 같으면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부분들이다. 세계최대의 강대국인 미국을 이끌 지도자가 고교시절에 방황하던 청소년이었다니 믿기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이니 믿어야 한다.

그런데 오바마의 이런 인생역전 드라마를 제대로 알기위해 오바마와 관련된 서적들이 서점에서 불티나듯 팔려 나가고 있다고 한다. 구입하려 해도 책이 없어서 구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 오바마를 알고 싶어 하는가. 오바마의 인생이 역경을 딛고 일어섰기 때문에 그 인생이 궁금했을 것이고 뭔가를 배우기 위함일 것이다. 하나라도 그에대해 더 알고싶은 욕망이 작용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닌듯 싶다.

일부에 해당되는 이야기 이겠지만, 수능을 며칠 앞두고 혹시나 수능에서 오바마와 관련된 문제가 출제되지나 않을까라는 조바심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이미 문제가 대부분 출제완료된 상태일 것이기 때문이다. 불과 1주일을 채 남겨놓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에 수정이 가해질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수험생을 둔 학부모나 당사자인 학생들은 오바마에 대해 알고싶어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교육의 힘이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당선시켰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 교육제도하에서는 얼마든지 인생역전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청소년시기에 단 한번의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이라면, 미국은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제도 자체만이 그들의 오늘을 있게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오바마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티면서 대결했던 존 메케인 후보를 보자.

자신의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고 물러나는 모습을 전 세계인에게 보여 주었다. 패배직후 오바마를 비난하는 측근들을 도리어 진정시키고 패배인정연설을 했다고 한다. 그 어디에서도 패배에 대한 이유나 변명을 늘어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모든 패배를 자신이 떠안고 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한 일간지에서 메케인후보를 '금주의 인물'로 선정할 만큼 메케인 후보의 패배후의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이 신문은 노장은 죽지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메케인은 노장이지만 죽지도 사라지지도 않는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교육의 힘도 있었지만 미국인들의 이러한 정서가 오늘날 미국을 존재하도록 한 것이다. 교육의 힘과 미국인들의 페어플레이 정신이 미국을 더욱더 강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정권인수에 착수한 오바마측에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고나선 부시 현대통령측의 자세는 우리를 더욱더 감동시키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현실과 비교를 굳이 하지 않더라도 그들의 이런 정서가 우리에게는 쉽게 다가오지 않는 부분들이 있는 것이다.

학교의 학생회장선거에서 조차도 상대를 비난하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풍토가 남아있는 우리나라의 모습이 안타깝다. 이런 모습들을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돌이킬 수 있어야 한다. 그 기본에는 물론 교육이 있다. 예전에 비해 우리나라의 선거전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나 앞으로 갈길이 더 멀다고 본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승자는 오바마이지만 메케인도 승리자라는 것을 일깨워줄 필요가 있다. 정정당당히 대결하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는 미국민들의 인식을 우리도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다.

학교교육이 지식하나를 더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판단하고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인정하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도 진정한 의미의 교육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승자는 오바마이지만 메케인도 승리자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는 풍토조성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승자와 패자 모두 미국의 어려운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모습이 왠지 부럽다. 모두의 노력으로 우리도 미국을 앞서는 정서를 조성하는데는 우리 교원들의 떠 맡아야 할 몫이 매우 많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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