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평가의 결과공개가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교육전문가들이 학업성취도평가와 관련하여 여러가지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히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하는 교수님들의 경우, 여러 언론에 약속이라도 한듯이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의견의 주요내용을 보면, '교육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업성취도가 필요하다. 따라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성취도평가가 이어져야 한다. 학교현장의 교사들이 반대하면 안된다. 궁극적으로는 학업성취도 결과를 학교와 교사들이 책임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교원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육경쟁력을 높이고 훌륭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학업성취도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부분에 반대하지 않는다. 학생들의 학력이 신장되고 현재와 같이 성적이 부풀려지는 현상이 사라지고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다만 결과만을 놓고 교사평가니, 교장평가를 한다는 등의 논리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서로의 노력이 있어야 함은 당연한 이치이지만, 전혀다른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한꺼번에 일률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 결과를 곧 교사들의 책임으로만 전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3월10일 실시예정이었던 진단평가가 연기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가 되고 있다.
언론을 통해 교육전문가들의 의견을 접해왔다. 특히 대학교수님들의 의견은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한양대학교 노종희교수님의 의견은 그래도 학교의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성취도평가를 확대해 나갈 수 있는 대안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밖에도 여러 교수님들의 이야기는 공감하기에 충분한 부분들이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대학교수님들 모두가 제대로 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일부에서는 단순히 경쟁을 위해 학업성취도평가가 필요하다고 보는 시각이다. 특별한 대안없이 그 필요성만을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여건조성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번의 발표만을 놓고 의견을 내놓는 경우들이 많았다.
어떤 경우는 이번 3월에 실시하기로 했던 '진단평가'를 '학업성취도평가'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도대체 무슨 시험을 보는 것인지도 제대로 모르면서 의견을 내놓는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전문가를 자처하면서 제대로 검토도 하지않고 의견을 내놓았다는 생각이다. 언론을 통해서 전국으로 나가는 중앙일간지에 이런식의 글을 쓰는 것은 교육전문가가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결과적으로 논란에 대한 문제제기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대안없이 문제점만 자꾸 부각시킨다면 논란은 자꾸만 커져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문제를 제시했으면 그에대한 대안도 함께 제시하는 것이 교육전문가들이 해야할 일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