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에 실시되는 서울시교육청관내 초등학교 4학년에서 중학교 3학년까지의 '2009 교과학습 진단평가'의 채점이 일선학교 자체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학교간의 성적비교를 금지하기 위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한다. 진단평가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5과목에 걸쳐 실시되며, 평가결과는 교과별로 `도달' 또는 `미도달' 형태로 학생에게 통지되지만 내신 성적에는 반영되지 않도록 했다. 채점은 초등학교는 자체 또는 평가처리기관에서, 중학교는 자체적으로 하게 된다고 한다.
자체적으로 채점을 하도록 한 것을 두고 일선학교 교사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즉 지난해는 평가처리기관에 의뢰하여 채점을 했지만, 올해는 학교별 성적비교를 막기위해 자체적인 채점을 하겠다는 것에 대해, 지난해에 중학교는 1학년만 실시되어 규모면에서 올해보다 훨씬 적었기에 채점의뢰가 가능했지만 올해는 규모가 커져서 자체적으로 채점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속사정이 있을 것으로 보는 교사들은 '결국은 학교에 떠넘기면서 표면적으로는 생색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시교육청의 이런 이유에 대해 공감하는 교사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학교자체 처리로 인해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한차례 홍역을 치른 서울시교육청에서 갑자기 학교를 배려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학교를 생각해 주는 서울시교육청이 그저 감사할 뿐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서울시교육청에서 갑작스럽게 입장이 바뀐것이 아닐 것이라는 추측때문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를 재검토하면서 일선학교를 어렵게 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올해도 채점을 학교에서 직접 자체적으로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지난해의 학업성취도평가 실시때와 달라진 것이 없음에도 시험을 연기하면서까지 강행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다. 아직도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시험부터 채점까지 일관성있게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의 마련이 아쉽다 하겠다. 3월초에 성취도평가 재검토, 3월말에 진단평가실시, 4월 하순에 또다시 중간고사 실시로 인해 학교가 숨을 돌릴 시간이 없다.
또한 진단평가가 학기초에 바로 이루어져야 함에도 3월말에 실시하는 것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이미 한달여가 지난상황에서의 진단평가는 의미가 떨어진다는 이야기이다. 굳이 시기를 연기하면서 꼭 진단평가를 실시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이야기이다. 그것도 평가를 실시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그 결과를 통해 대책을 세워서 보내라고 할 것이다. 나름대로 수준별이동수업등을 실시하면서 학력신장을 꾀하고 있는 현실에서 대책을 세우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다. 결국 충분한 여건조성없이 또다시 실시되는 진단평가가 엉뚱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