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정보공개' 체계가 없다

2009.04.18 18:29:00

지난해에 학교정보공시제도가 도입되면서 학부모와 일반국민들이 각급학교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지난해에 처음으로 도입되어 이제 시행초기라고 할 수 있다. 겨우 1년이 지났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 잘못된 자료가 공개된 경우가 있었고, 자료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올해는 이들 자료공개의 범위를 대폭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학교정보공개자료를 준비하면서 느낀 것이다.

자료공개가 제대로 되어야만이 본래의 취지대로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좀더 많은 자료가 공개되어야 하고 구체적으로 공개되어야 한다는 취지를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자료가 많아지고 구체성을 요구하면서 일선학교에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각종 평가에 대한 공개에서 지난해보다 훨씬 더 많은 자료를 요구하여 나름대로 공개자료를 올렸으나, 그에 대한 형식을 뒤늦게 알려옴으로써 담당교사가 이중으로 작업을 하는 일이 발생했다.

또한 각 학교의 교육계획서를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내용들을 분리하여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교육계획서 한 권이면 충분할 것을 분리함으로써 일선학교의 업무가중을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분리하여 공개하도록 한 것을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교육계획서의 체계와는 다르게 분리되어있다. 따라서 교육계획서의 자료를 활용한다고 하더라고 결국 교육계획서에 흩어져 있는 자료를 모아서 하나의 파일로 만들 수 밖에 없다. 교사들의 업무가 가중되는 것이다.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을 공개자료에 넣었다면 자료를 제대로 찾아서 작성한 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교육계획서를 찾아보면 바로 알 수 있는 것들을 굳이 분리하여 공개하도록 한 것이 과연 옳은 방향인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교육계획서와 함께 각 학교의 교육과정책자를 활용하면 90%이상의 자료가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특별한 부분은 제외하더라고 교육계획서를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그대로 활용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여기에 각종자료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자료제출과 함께 그 자료의 출처에 대한 근거를 요구하고 있다. 그 근거라는 것이 학교에서는 학교장의 결재를 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평가계획을 공개하기 위해서는 그 계획의 진,위를 확인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이미 그 계획은 학교장의 결재를 득한 것으로 또다시 정보공개자료를 작성하면서 간이결재 등을 통해야 한다. 이미 결재된 문서를 조금 양식이 다르다고 또다시 결재를 받는 것은 이중결재일 뿐 그 어떤 효과도 없는 것이다. 자료를 올리면서 근거없이 올리는 일은 없다. 따라서 공개자료작성에서 교사의 권한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 향후에 허위사실이 밝혀지면 문책을 가하겠다는 경고 정도에서 그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보공시항목에서 자료가 불충분하다는 지적에 따라 자료를 대폭확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체계없이 자료를 요구하거나 항목별로 중복되는 부분들이 나온다면 결국 일선학교의 혼란을 가져오게 된다. 매년 초에 자료공개의 서식등을 통일하여 각급학교에 제공해야 한다. 체계없이 올려야 하는 문서들도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특별한 양식없이 자료가 올려지면 또다시 비난을 받을 수 있는것이다. 양식없이 올려지는 자료는 다소 유보하더라도 최종적으로는 체계를 다듬고 그 체계를 면밀히 검토하여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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