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가 됨으로써, 학교자율화 3단계 추진방안을 접하게 되었다. 구체적인 시행방안 등에 대해서는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 보아야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부작용'이나 '시행착오'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인다면 자율화 방안에 반하는 규제나 관련지침을 까다롭게 내려서 기본적인 취지를 훼손하지 말라는 것이다. 실질적인 학교 자율화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일선학교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주어진 권한을 충분히 활용하되, 책임을 질 수 있는 마음가짐이 되어 있어야 한다. 그동안의 관행대로 상급교육행정기관에 의존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처음에는 다소 어색하고 어려움이 있겠지만 이를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할 것이다. 주어진 권한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각급학교에서 마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 하겠다.
이번 자율화 조치의 최대 관심사는 학교장에게 교육과정편성권을 대폭 확대시킨 부분이다. 총 수업시수의 20% 범위에서 국민공통 교과를 줄이거나 늘려 편성할 수 있도록 하였고, 모든 학교의 교사초빙권을 20%까지 높였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현재의 교육과정에서는 특정과목의 수업시수를 사실상 늘리거나 줄일수 없기때문에 일종의 편법을 쓰고 있는 것이다. 국민공통교과를 줄이거나 늘려 편성할 수 있다는 것은, 가뜩이나 국어, 영어, 수학위주의 파행적인 교육활동을 더욱더 가속화 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전인교육의 외침소리가 무슨의미인가 생각해 보도록 하고 있다. 학교교육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모든 학교가 국,영,수 위주로 교육과정이 편성된다면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해 질수 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해서 일정부분은 대안이 필요하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이 학교장들의 소신있는 교육과정 운영이 중요하다. 국,영,수 위주로 교육과정을 편성한다면 편법으로 내놓은 교육과정편성에 말려드는 것이다. 학교교육이 전인교육을 필요로 한다면 절대로 국,영,수 위주의 교육과정 편성은 지양되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학교에 권한이 넘어옴으로써 학교장의 역할이 매우 커지게 되었다. 특정과목을 일방적으로 늘리거나 특정과목을 일방적으로 줄이는 것은 학교자율화에 역행하는 것이다. 지역여건과 학생, 학부모 여건에 맞도록 편성해 나가야 한다. 일부과목을 통합하거나 집중이수제를 도입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겠지만, 특정과목에 집중하는 것은 학교교육의 근본목적에 어긋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넘어온 권한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남들 눈치보면서 따라가지 말고, 소신껏 교육과정을 편성해야 한다. 또한 사전에 충분한 검토를 통해 시행착오를 겪는 일도 없어야 한다. 한 번의 시행착오는 그 시대에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에게는 엄청난 부작용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주어진 권한의 활용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