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교단이 흔들리고 있다. 교과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5차교장공모제시범운영계획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에서도 추진계획이 공문으로 각급학교에 내려왔다. 문제는 교장자격이 없는 경우에도 교장으로 임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른바 내부형교장공모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진행상황을 볼때 참여정부시절에 제시된 50%정도를 공모교장으로 채우겠다는 방침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무자격교장공모제의 추진이 왜 교직현장에 도입되면 안되는가. 다양한 임용방식을 도입하여 학교간 경쟁을 유발시켜 교육발전으로 꾀하겠다는 것이 기본취지인데, 그동안의 시범운영을 거쳐 무자격교장공모제가 학교현장에 적절치 않다는 것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당초의 취지대로 학교간 경쟁이 유발되어 눈부신 교육발전을 이끌어내지 못했음은 물론, 무자격교장공모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공감대 없이 시행된 제도가 성공한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일부의 공감만을 얻고있다고 볼때 도입이 되어서는 안되는 제도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교장들은 교장자격증을 가지고 교장이 되었다.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학교에 대한 불만이 많은 상황이다. 이런 현실에서 무자격교장공모제를 추진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정책이 되는 것이다. 다양한 임용방식을 도입한다는 당초의 취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의 제도도입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 위험에 따라 학교교육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무자격교장공모제의 도입에 근거가 미약하다. 여론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거나, 가시적인 효과가 눈부시게 나타나야 함에도 그동안의 시범운영에서 눈에띄는 변화는 감지되지 않았다.
무자격교장공모제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법을 개정하여 그것을 근거로 제시해서는 곤란하다. 최소한 교육현장에서의 의견을 정확히 반영해야 한다. 일선학교 교사들이 교장이 되기위해 무조건 반대한다는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이미 교장이 되길 포기한 교사들이 대다수이다. 그들 교사까지도 교장승진을 위해 무자격교장공모제의 추진을 반대한다고 몰아세우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왜 그들 마저도 반대하는지 충분히 검토가 되어야 한다.
억지로 도입하는 제도때문에 많은 교원들이 가슴아파하고 염려한다면 그 제도는 당연히 도입되어서는 안된다. 단순히 교원들의 자기밥그릇찾기로 지나쳐서는 안된다. 왜 안된다고 반대하는지 그 이유를 명확히 헤아려야 한다. 지금의 상태에서는 무자격교장공모제 도입의 당위성이 너무나 떨어진다. 논리적으로도 빈약하다. 학교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교장임용제도를 바꾸는 것이 급선무가 아니다. 도리어 지금의 교장들에게 학교를 마음껏 경영 할 수 있는 권한을 열어주어야 한다.
그들에게 충분한 능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주지않고 교장임용제만 바꿔서 학교를 변화시키려 한다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 학교를 변화시킬 수도 없으며, 학교간의 경쟁을 유발시켜 교육발전을 도모할 수도 없다. 충분한 권한을 부여했음에도 거꾸로 가는 교육을 한다면 그때가서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시범학교 운영을 통한 결과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무작격 교장임용제의 도입은 백지화 되어야 한다. 논리적인 근거나 현실적인 근거 모두가 미약한 무자격교장공모제의 도입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