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대책이 없다. 교과부에서 발표한 사교육경감대책을 보면 사교육은 '대책'이 없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대책이 없다는데에는 어떤 방안을 내놓아도 대책없긴 마찬가지이지만, 대책을 내놓은 교과부도 대책없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 포함되어있다. 원래 대책이 없는것이 사교육이긴 해도, 그 사교육을 경감시킬 대책이 결국은 공교육에 책임을 넘기는 형태임에 실망감이 앞선다.
물론 공교육에 책임이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공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로써 책임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다만 그 책임을 모조리 공교육의 부실로 떠미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20년 전에도 사교육은 성행했었다. 그래서 한동안 사교육을 금지하기도 했었다. 그 때도 공교육이 부실하여 사교육이 성행했었던가. 원인이 공교육에만 전적으로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만약, 공교육이 잘못되어 사교육이 성행했다면 그 책임은 또 누구에게 있는가. 지금의 분위기로는 학교와 교사들에게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공교육이 이렇게 되기 까지는 학교와 교사들에게만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잘 아는 것처럼 공교육체제인 학교에서는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거의없다. 교과부나 정책당국의 교육방향을 그대로 따라야 하는 곳이 일선학교이다. 속된말로 하라는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교육이 성행하는 것을 학교책임으로 돌리고 있다. 객관적으로 볼때 누구의 잘못이 더 큰가.
앞서 밝힌 것처럼 학교의 책임이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학교의 책임으로 돌리면서 학교교육을 개혁하겠다는 발상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방과후 학교를 활성화 시킨다면서 올인하고 있지만, 방과후 학교의 부작용이나 문제점을 파악하려 하지 않고 있다. 추후에 심각한 문제점이 발생하면 또다시 학교에서 잘못해서 그렇게 되었다는 그럴듯한 이유를 내세울 것이다. 학교는 이런것이 두려운 것이다.
사교육비경감대책으로 단 하나라도 효율적인 방안이 나왔어야 한다. 사교육의 원인이 다양하겠지만, 학부모들의 인식이 가장 큰 문제일 수 있다. 사교육을 해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때문이다. 최소한 사교육을 하면 손해는 보지 않는다는 '사교육불패론'이 남아있는한 사교육에 대책은 없다. 또한 현재와 같은 교육구조가 계속된다면 사교육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본다. 다만 학부모를 상대로 하여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입시제도를 개선한다면 가능성이 있을 수는 있다.
한쪽에서는 사교육을 잡겠다고 하고, 또다른 한 쪽에서는 사교육을 조장할 수 밖에 없는 다양한 경쟁을 시키고 있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병주고 약주는 꼴인 것이다. 따라서 누구나 공감하는 대학입시의 제도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 입학사정관제의 도입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제도를 악용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서서히 확대해 나가야 한다. 한꺼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한다면 또다른 벽에 막힐 것이다. 결국 학부모의 인식변화와 함께, 입시제도의 개선이 있어야만 사교육을 잠재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