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증가' 공교육부실에만 있지않다

2009.06.28 20:47:00

정부의 사교육비경감대책이 계속해서 겉돌고 있는 느낌이다. 이미 시행이 어렵다고 가닥을 잡았던 안이 다시 검토되고 있다. 신중하게 검토되어 발표되었어야 할 내용들이 충분한 검토없이 비판으로 일관했다가 상황이 변하니 또다시 검토대상에 포함되고 있는 것이다. 이 모두가 최근에 있었던 일들이다. 특목고입시문제를 수면위로 올렸지만 사교육비 증가가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특목고 입시에 손을 댄다고 사교육비가 줄어들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의문이 앞선다.

그러면서 여론의 분위기는 공교육부실을 그 원인으로 꼽고 있다. 물론 공교육에 책임이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일정부분 책임이 있지만, 공교육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어느정도는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정부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방과후 학교의 경우에서만 보더라도 사교육비증가가 공교육부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학원이상의 열정과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지만 사교육비가 줄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모든 것이 공교육의 책임으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다.

아무리 사교육을 잠재울려고 해도 사교육은 계속해서 진화해가고 있다. 그 이면에 자리잡은 것은 무엇인가. 특목고입시제도가 아닌, 대학입시의 제도에 원인이 있는 것이다. 대입시제도의 획기적인 개선이 있기 전에는 사교육은 줄어들기 어렵다. 공교육이 부실해서가 아니라, 공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욕구가 앞서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든지 그 욕구는 계속해서 분출될 것이기 때문이다.

공교육이 실제로 부실하다면 방과후 학교가 아닌, 다른 방안이 나와야 한다. 학교에서의 교육은 점수위주로 가면서 대학입시에서는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겠다고 하는 것이 과연 공교육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안인지도 따져 보아야 하다. 단 1점이라도 더 받기위해 노력해야 하는 현실에서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한다고 해서 사교육이 줄어들것인가.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성적으로 상급학교 진학을 해야 하는 현실과 동떨어진 방안일 뿐이다. 도리어 학교의 교육도 대학입시제도에 맞춰서 바꿀수 있는 과감성과 결단이 필요한 것이다.

공교육이 부실했다면 그것이 모두 교사들의 책임인가도 의구심이 가는 부분이다. 교사들이 잘못가르쳐서 그렇다고 한다면 그것을 받아들인다고 하자. 그렇다면 교사들이 잘못 가르칠 수 밖에 없는 정책을 추진한 것은 누구인가. 한 학급의 학생수가 과다하고 수준별 수업을 할려면, 교사가 부족하고 또한 교실도 부족한 현실에서 잘못가르친다고 몰아붙이면 교사들은 억울하다고 항변한다. 여건타령하다 어느새 제대로 교육하느냐고 물을 수 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의 여건은 필요한 것이 아닌가.

교육전문가들도 마찬가지이다. 근본적인 입시제도의 개선을 요구하지 않고 무조건 공교육의 부실로 사교육의 원인을 돌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공교육의 부실을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더욱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지금의 현실에서 공교육에 책임을 넘기는 것은 너무나 많은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 나왔다. 이제는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만일 공교육이 부실하다면 그에대한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 대안없이 사교육의 주범이 공교육부실이라고 주장한다면 더이상 공감할 수 없다. 사교육비증가의 원인을 따지기 보다는 입시제도를 비롯한 시스템의 전면적인 재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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