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까지 사교육비 경감책의 일환으로 내신문제의 전면검토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사교육비 경감책으로 내신문제가 나오는 것이 어쩌면 아이러니 하기도 하다. 예전에 대학입시에서 내신성적반영을 강화하면 사교육이 줄어들 것이라는 가정하에 내신실질반영률을 높이라고 주문했던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내신문제를 사교육비증가의 한 원인으로 보고 그에대한 전면 검토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어쨌든 시대가 지나면 그 원인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대학입시에서 내신을 강화했더니, 국,영,수 뿐 아니라 전 과목에 걸쳐서 사교육비가 증가했다. 그러니 당연히 내신을 사교육의 주범으로 몰아갈 수 밖에 없는 형편이 된 것이다. 앞으로 내신을 포함한 관련된 문제들 까지도 충분한 검토를 통해 대안이 나와야 할 것이다. 어쨌든 사교육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 사교육은 어떤일이 있어도 시킨다는 이야기나, 아무리 살기 어려워도 사교육은 시킨다는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왠지 가슴이 아프다.
그런데, 이런저런 사교육대책을 세우면서 경과기간을 둔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예를들면 대학입시에서 고등학교 1학년때의 내신을 반영하지 않는문제가 검토되었는데, 2011학년도부터 적용한다고 한다. 2010년 입시부터 당장 시행하면 큰일이 일어나는 문제라도 있는 것인가. 곧바로 시행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굳이 1년을 경과시킨 후에 적용한다는 것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뿐 아니라 여러가지 안이 검토되고 있는데, 이들 모두가 경과기간을 둘 것으로 보인다. 경과기간을 꼭 두어야 하는 것도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당장 시행해도 시스템만 조금 변화시킨다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도리어 경과기간을 둠으로써 혼란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 그 혼란이 심해지고 논란이 가중된다면 시행하지도 못하도 사장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깊은 검토를 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는 바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당장에 시행해도 큰 문제가 없다면 그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1980년도에 대학입시에서 본고사폐지안이 발표되면서 바로 그해에 시행이 되었다. 첫해에는 많은 문제가 발생했었지만 그때 대학에 입학한 수많은 학생들이 지금은 50을 바라보는 나이이면서도 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문제가 있었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여러가지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굳이 경과기간을 두면서 관망하는 것이 100% 옳은가에 대한 깊이있는 검토가 필요하다 하겠다. 혼란을 줄이고 논란을 최소화하고 진정으로 사교육을 줄이기 원한다고 한다면 바로 시행해도 된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