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학교전체가 난리가 난 적이 있다. 요즈음에 생소함없이 접할 수 있는 이른바 '보이스피싱'때문이었다. 아침에 학생들이 등교할 시간부터 시작된 문제의 보이스피싱으로 교사들이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학부모들이 대거 학교에 전화를 걸어왔고, 어떤 경우는 학교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당신 아이를 인질로 잡고 있으니 돈을 준비해서 보내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학부모의 30%정도가 이런 전화를 받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보이스피싱의 문제가 터지면서 '우리학교가 휴대폰을 일과중에는 학교에 보관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이다. 집에서 연락이 안되기 때문에 범인들이 이런점을 노린 것같다.'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였다. 전혀 근거없는 이야기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근거가 있는 이야기도 아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전화번호를 따로 보관하지 않는다. 아예 수집을 하지 않는다. 담임들 차원에서만 학급생들의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다. 학교를 통해 전화번호가 유출되었을 가능성은 전혀없다. 그럼에도 우리학교 학부들에게 전화가 집중된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물론 인근의 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범인들이 어떻게 전화번호를 입수했는지 도무지 알수없다.
우리학교(서울 대방중학교, 교장, 신원재)는 아침에 등교하면 학생들의 휴대폰을 담임교사가 수합하여 보관한다. 종례시간에 다시 나누어준다. 지난해 신원재 교장선생님이 부임한 후로 이런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수업시간에 휴대폰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을 찾기 어렵다. 그만큼 수업분위기도 좋아졌다. 효과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학생들도 당연히 휴대폰을 제출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집에서 갑자기 큰일이 발생하거나, 큰일이 아니더라도 갑작스럽게 연략해야 할 일들이 생길 경우이다. 그럴경우는 연락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보이스피싱이 발생한 날, 학부모들에게 이상없이 학교에서 공부 잘하고 있다고 해도, 믿지 않고 학교로 달려오는 경우, 직접 통화를 하도록 해달라는 요구등이 있었다. 당연히 학생들이 휴대폰을 소지하고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부분이 있다. 휴대폰을 수거하는 방안을 찾아서 휴대폰을 수합하고 있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급한전화는 교사들이 직접 학생들에 연락을 해주어야 한다. 이때가 바로 교사들이 학부모에게 써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이다. 학생들을 직접 찾아서 통화를 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학생들의 휴대폰을 수거했다면 그 다음은 교사들의 몫인 것이다.
교무실로 걸려오는 전화를 소홀히 넘기지 말고 학생을 직접 찾아서 부모님과 연결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그 방안중의 하나가 바로 교사들의 써비스이다. 학부모들에게 걸려오는 긴급한 전화를 학생들에게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하자는 이야기이다. 물론 현재도 그렇게 하고 있지만 앞으로 휴대폰을 수합하여 돌려주도록 하는 방안이 시행되면 그 역할이 좀더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휴대폰을 금지하여 수업분위기가 살아난다면 그만큼 교사들에게도 도움이 많이된다. 반면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긴급한 전화연락이 불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중간에서 교사들이 일정부분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급한일을 전달해주는 교사들의 노력이 있다면 휴대폰을 수합했다 돌려주는 제도를 시행해도 학부모, 학생 모두 불만이 줄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