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받아야 할 네 가지 자세

2009.07.25 09:21:00

논어의 자한편에 이런 말이 나온다. “子絶四(자절사)러니 毋意毋必毋固毋我(무의무필무고무아)러다.”라는 말이다. 이 말은 ‘공자께서는 네 가지가 전혀 없으셨으니, 사사로운 생각이 없었고, 기필(期必)하는 것이 없었고, 고집이 없었고, 아집을 부리지 않으셨다.’는 뜻이다.

絶(절)은 ‘끊다’라는 뜻도 있지만 ‘없애다’, ‘없다’라는 뜻도 있다. 여기서는 ‘없다’라는 뜻이 적합하다. 없기는 없되 전혀 없다는 뜻이다. 뒤에 나오는 毋(무)로 보아 알 수 있다. 이 毋(무)는 無(무)와 같이 ‘없다’의 뜻이다.

공자께서는 네 가지가 없다(節)고 하셨다. 공자께서는 네 가지를 끊어서 없애버렸다는 뜻이 되는 것이다. 그 네 가지가 바로 공자의 삶의 자세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 네 가지는 배우는 이들이 본받아야 할 것이다. 그 네 가지가 무엇인가?

첫째가 毋意(무의)다. 意(의)가 없는 자세다. 意(의)가 무엇인가? 사사로운 생각을 말하는 것이다. 주관적인 억측을 말하는 것이다. 어림짐작을 말하는 것이다. 필요 이상 이리저리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있지도 않을 것을 추측하는 것을 말한다. 근거가 없이 하는 추측을 말한다. 곧잘 넘겨짚는 것을 말한다. 공자께서는 이것이 없으신 것이다.

意(의)가 있는 자세 즉 억측의 자세는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가? 상대를 곤혹스럽게 만든다. 힘들게 만든다. 상대를 죄인으로 만든다. 억울한 누명을 씌운다. 어림짐작으로 상대를 괴롭힌다. 어림짐작하여 상대를 우기면서 범인으로 몰아간다. 얼마나 잘못된 일인가? 배우는 이들이 한 학기 동안 학교생활을 하면서 意(의)가 있는 자세가 아니었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둘째가 毋必(무필)의 자세다. 必(필)이 없는 자세다. 必은 期必(기필)을 말한다. 期必이란 꼭 이루어지기를 기약하는 것이다. 꼭 이루기를 기약하는 것이다. 반드시 그렇게 되리라고 마음먹는 것이다. 반드시 이루기를 기다리고 바라고 기대하고 기약하는 것이다.

공자께서는 必을 없애버리셨다. 必이 없으셨다. 期必(기필)의 자세가 적극적인 자세, 능동적인 자세라고 할 지 모른다. 공자께서는 期必의 자세를 가지면 반드시 마음먹은 바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지 않았다. 공자께서는 오히려 ‘반드시, 꼭, 기필코’라는 자세를 가지면 무리가 따르게 되어 있고 기대하는 바가 허물어지면 그 때부터는 스스로 포기하게 되고 노력도 없게 되고 절망감에 빠지며 오히려 자신을 더 힘들게 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래서 期必을 없앤 것이다. 아니 期必이 없으신 것이다. 期必보다 노력이 더 많으신 분이셨다. 바람만 있고 노력이 없는 것, 기대만 있고 실행이 없는 것은 무의미한 것으로 본 것이다.

셋째가 毋固(무고)의 자세다 고집이 없는 자세였다. 우리 주변에는 고집을 세우는 자가 얼마나 많은가? 주위에서 억지를 쓰고 오기를 부리는 것을 많이 보지 않는가? 자기의 의견을 한 번 내세우면 그것이 옳지 않은데도 바꾸거나 고치지 않고 굳게 버티려고 하는 나쁜 성미를 가지고 있는 자가 얼마나 많은가? 혹시 내가 자존심을 구길 수 없다고, 끝까지 ‘황소고집’을 부리며 ,‘똥고집’을 세우는 자가 아닌지 반성해 보아야 할 것이고 공자처럼 고집 없는 자가 되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 넷째가 毋我(무아)의 자세다. 여기서 我는 아집을 말하는 것이다. 자기 것만 생각하는 아집을 말한다. 자기중심의 좁은 생각에 집착하여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자기만을 내세우는 것을 말한다. 공자께서는 그렇게 하지 않으셨다.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자가 아니었다. 속이 좁은 사람이 아니셨다. 자기 생각에만 집착하지 않으셨다.

우리 배우는 이들은 공자께서 버리셨던, 가지지 않으셨던 네 가지 억측(意), 기필(必), 고집(固), 아집(我)을 버려야 할 것이다. 이 네 가지는 모두 자기 자신을 세우기 위한 것이기보다 자신을 무너뜨리는 것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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