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은 전국에서 동시에 실시되는 지방선거일이다. 광역자치단체장과 지역자치단체장, 광역위원과 지역위원, 교육위원, 교육감 선거 등 제대로 헤아리지 못할 만큼 여러 선거가 한꺼번에 치러진다. 예전과 달리 교육감과 교육위원 선거가 가세함으로써 개표요원도 더 많이 필요해질 것이다. 보통은 교사 1~2명이 개표에 참여했었다. 그동안 교원단체를 비롯한 교육계의 노력으로 개표업무 교사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교사동원이 학교별로 5명정도 된다. 물론 교직원이라고 되어 있긴 하다. 그러나 교직원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교사이기에 대부분 교사들이 개표에 참여해야 한다. 5명이면 보는 관점에 따라 많을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학교입장에서는 5명이 많은 인원이다. 우리학교의 경우는 5명이면 교사의 10%에 해당된다. 물론 개표 다음날은 휴무를 하도록 되어있다.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 전화를 했었다. 다음날 휴무를 하지만 교사들은 쉽게 쉴수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 선관위에서는 법적으로 부여된 것이기에 어쩔수 없지만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더이상 할 말이 없어 그대로 수화기를 내려 놓았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이해가 잘 안되는 일이 생겼다. 우리학교 소속 지역교육청은 2개의 행정구를 관할하고 있다. 보통은 해당 행정구에 소속된 학교교원들을 개표업무에 동원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양쪽 행정구에서 똑같은 요구공문을 받았다. 지역 선관위에서는 지역교육청에 요구인원만 보냈다고 한다. 아마도 지역교육청에서 그렇게 한 것 같다고 했다. 선관위에서도 해당 행정구의 소속학교 교사들이 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지역교육청에 문의하니 정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행정착오인지 아니면 담당공무원이 파악을 잘 못하고 두개의 공문을 보내지 않았나 싶다.
학교가 소속된 지역으로 개표를 나가야 교사들 입장에서는 편안하다. 안면 있는 교사들도 많고, 대체로 개표장소까지 이동하는 시간도 절약이 된다. 다른 행정구의 소속학교에 알아보니 그쪽도 같은 사정이라고 한다. 우리학교가 속한 행정구에도 개표를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같은 인원이라면 학교가 속한 행정구로 개표를 나가도록 해야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교사들이 개표에 종사하는 것은 단 한명이 나간다고 해도 문제가 있다. 다음날 수업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밤샘 작업후에라도 교사들은 다음날 출근할 수 밖에 없다. 정규수업과 방과후 수업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명의 교사가 결근하면 해당 수업을 다른 교사가 대신해야 한다. 서로에게 피해를 줄 수 없다는 것이 교직계의 정서다. 휴무를 해도 된다는 것은 법적인 사항일 뿐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개표종사원이 늘어난 것인지, 아니면 개표해야 할 투표용지가 많기 때문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번 개표는 확실히 더 많은 교사들이 개표에 참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많이 개선이 되었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개선을 해 나가야 한다. 특히 요즈음 처럼 모든 것을 경쟁에 내몰리는 학교현실에서는 개표 등의 외부요청에 쉽게 응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계속해서 개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사들이 교육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다가오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