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가입교사 공개라는 타이틀로 언론에 오르 내리는 교사명단 공개는 정확히 이야기하면 교원단체 가입교사 명단공개이다. 전교조를 앞에 내세웠기 때문에 명단공개가 마치 전교조 가입교사만 공개된 것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조전혁 의원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지 않고 언론만 접했다면 전교조 가입교사만 공개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조전혁 의원 홈페이에 공개된 명단은 전국의 교원단체 가입교사 명단이다. 당연히 필자도 해당되고 교총에 가입한 모든 교사들의 명단이 올라있다. 전교조만을 강조하기 때문에 어쩌면 나는 아니라는 생각을 가졌다면 조전혁 의원 홈페이지에 방문해 보면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금새 알 수 있다. 이름이나 학교명만 입력하면 바로 검색되어 나온다. 정보가 너무나도 정확하다. 근무 학교의 이름과 함께 지역까지 검색되어 나온다.
혹시 오랫동안 연락이 안되었던 동료들의 이름을 검색해 보라. 그 동료가 교원단체에 가입되었다면 바로 근무지를 확인할 수 있다. 솔직히 필자도 이렇게 해서 예전 동료 몇명을 찾아냈다. 교사이기에 어떤 단체에 가입했는가에 관심은 없다. 단지 오랫동안 연락이 끊어졌던 친구나 동료를 찾았으니 조전혁 의원에게 고맙다는 인사라도 전해야 되지 않을까. 이렇게 간단히 찾을 수 있는 명단이 공개된 것이다.
문제는 로그인 없이 누구나 간단히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의 알권리가 중요한 것은 인정하지만 그들의 호기심에 비해 어떤 단체에 가입했는가는 잠시의 정보일 뿐 오래가지 않는다. 그리고 해당교사의 성품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학부모들의 성향이지, 그 교사가 어떤 단체 소속인가는 생각보다 관심이 높지 않다. 실제로 학부모들에게 물었더니 공개되었다고 해서 몇몇 교사를 검색해 보았다는 학부모들이 더러 있었다. 그러나 전교조와 교총의 구분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른다는 학부모도 많았다.
이번의 명단공개로 교사들 중 곤경에 처할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실제로 한국교육신문에 칼럼이 나가면 각종 단체에서 전화가 많이 걸려온다. ○○○단체인데 도와달라. 또는 물건을 사달라는 전화등 다양하게 걸려온다. 한국교육신문은 교총회원들이 주로 구독하는 신문인데도 이런 일이 생기고 있다. 그런데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된 교사명단을 여러곳에서 활용한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나. 교사의 개인정보는 이름과 근무지가 전부가 아닌가. 요즈음 같은 텔레마케팅 시절에 교사들이 손해를 보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공문이 자주 내려온다.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학교 구성원들의 개인정보도 보호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업무와 관련없는 내용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부여도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한다. 가령 비담임이 학생들의 생활기록부 검색등의 개인정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교사들 사이에서도 이렇게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는데 전국의 교원단체 가입교사 명단이 일시에 공개되었다는 것은 위험수위를 넘어선 것이다. 보이스피싱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학생들에게는 개인정보 보호를 가르치는데, 자신의 이름은 공개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제 삼자에 의해 공개된 것은 설명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조전혁 의원이 지금 당장에 교원개인정보 공개를 중단해야 한다. 학생의 개인정보가 중요하듯이 교사들의 개인정보도 중요하다. 무차별적인 공개로 인한 피해가 더이상 확산되기 이전에 홈페이에 있는 교원단체 가입교사 명단을 하루빨리 삭제 조치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공개기간만으로도 관심있는 학부모는 모든 정보를 다 얻었다고 본다. 계속해서 공개하는 것은 옳지않다. 그 사이에 교원단체를 탈퇴한 교원들도 있을 수 있다. 이들의 정보를 계속 공개할 권한이 없다고 본다. 당장에 명단 삭제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