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함께 도심 속 피서를…

2010.08.03 08:53:00


우리나라는 피서의 절정이 7월말에서 8월초인 듯 싶다. 도심은 텅텅 비었고 피서지는 사람들로 초만원이다. 피서지로 향하는 물결이 얼마나 대단한 지 고속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는 소식이다. 

비용은 비용대로 들고 고생하느라 시간 빼앗기고. 그래도 피서는 필수란 말인가? 뉴스를 들으니 피서지를 향해 가다가 하도 정체가 되니까 집으로 돌아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게 현명한 지도 모르겠다.

필자는 가장 피크인 피서철(7.30~8.1)에 도심 속 녹색지대인 수원 제1야외음악당에서 음악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아내와 함께,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하니 더위도 모르고 밤하늘 시원한 바람을 벗삼아 알뜰피서를 즐겼다.

7월 30일은 수원시립합창단의 잔디밭 음악회 '밤을 잊은 그대에게'. 다양한 음악에 심취하다 보니 열대야를 시원스레 날려 보낼 수 있었다. 수원시립합창단과 국립경찰교향악단이 만들어내는 클래식의 향연은 아름다운 추억을 남겨 주었다.


영화음악, 우리 가곡 , 뮤지컬 2중창, 영화 주제가, 여름 음악 가요 모음, 남성 4중창, 오페라 합창 등 장르도 다양하다. 어려운 곡만 연주하는 것이 아니다. 귀에 익은 곡이다. 가요도 있다. 수원시민들의 여러 계층이 모두 빠져들게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단연 관중들의  큰 박수가 이어졌다.

수원시립합창단 공연 수준도 높고 교향악단과 호흡이 잘 맞는다. 진행을 맡은 KBS 오유경 아나운서의 진행이 매끄럽다. 이게 다 프로그램의 성공 요인이다.

7월 30일과 8월 1일은 음악동호인과 시민이 함께 하는 해피뮤직 페스티벌이다. 6월 16일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열린다. 10월 16일까지 총37회 공연이 이어지는데 음악을 이해하고 즐기는데 쏠쏠한 재미가 있다.

기타처럼 생긴 4줄의 우쿨레레 악기 연주도 처음 들었다. 하와이 전통현악기고 '코아'라는 나무로 만들었으며 '우쿨레레'는 '뛰는 벼룩'이라는 뜻이다. 악기 크기가 작고 휴대하기 편하여 어린이는 물론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나 배울 수 있는 악기라고 소개하고 있다.

날짜별 프로그램을 보니 수원에 음악동호인이 이랗게 많은 줄 미처 몰랐다. 연주 실력을 보니 아마추어 수준이 아니다. 출연자 연령층도 다양하다. 출연팀을 보니 초등학교에서부터 50대 이상까지 구성되었다. 밴드, 악단, 합창, 난타 등이 출연한다.

공연장소는 수원제1야외음악당, 제2야외음악당, 수원월드컵경기장 중앙광장, KBS 수원아트홀 등인데 전석 무료다. 음악동호인들에게는 음악적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110만 수원시민에게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 공연 관람을 통해 음악적 감동을 받으니 1석 2조다.

피서, 산과 바다를 찾아서 구태어 멀리 갈 필요가 없다. 갈 때 고생, 피서지에서 인파에 치이고, 올 때 피로가 쌓인 상태로 와서 어떻게 재충전이 되겠는가? 도심 속에서 문화 행사를 찾아보면 갈 곳이 많다. 알뜰피서 중 하나가 음악과 함께 즐기는 피서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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