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전시 작품에 제목이 없네요”

2015.12.26 23:17:00

‘김지성·윤태영 함께 길을 걷다 展’ 관람기

지금 수원미술관 제3관에서는 ‘김지성·윤태영 함께 길을 걷다 展’이 열리고 있다. 이 전시회는 오는 27일까지 열리는데 미술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한 차례 방문하여 감상의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예술 작품 감상, 마음의 여유가 있는 분들에게나 가능한 것이니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었으면 한다.

어제 오후 수원미술관을 찾았다. 실제로 찾아가 보니 제3관에서는 작가 두 분외에도 도예가 전성근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 이 분은 올해 고인이 된 분인데 사모님이 아끼는 작품을 기꺼이 전시회에 내어 주셨다고 한다. 전시된 작품의 가격을 들으니 몇 백 만원에 몇 천 만원에 이른다고 들려준다. 예술작품을 돈을 환산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작가 김지성은 현재 능실중학교 미술교사인데 전시회에 총 9점을 내어 놓았다. 40호짜리 작품 2점은 테라코타 귀면상을 베니어판에 붙여 에나멜 페인트로 물감을 뿌려 제작한 작품이고 그 중 한 작품은 프랑스 테러 사태를 위로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리고 대형 도자기 2점에는 ‘금강산 단발령 소견’ 과 ‘설악산 운무’ 그린 진경산수 작품이고 10호짜리 캔버스에 스토운과 아크릴 물감을 이용하며 붓질에 의한 추상적인 작품이 5점 있다.




작가 윤태영은 현재 서호중학교 미술교사인데 총 12점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설경 작품 10호 짜리 6점과 주변 시골 풍경 10호짜리 작품 6점 등이다. 모두 유채물감으로 캔버스에 무르익은 붓놀림과 색채로 표현한 작품들이다. 친근감 넘치는 주변의 풍경을 섬세한 붓 터치로 잡아내어 표현한 설경 작품과 주변 풍경 작품들이 있다.

도예가 전성근은 올해 56세 나이로 작고하였는데 고인의 작품혼에 의미를 기리고자 유작 10점 초대하여 함께 전시회를 하고 있다. 이 분은 2008년 당시 생존작가 최초로 뉴욕 크리스티 경매작가로 이름을 알렸으며, 작고 후 영국의 대영박물관에서 옻칠 투각 도예작품을 사들여 전시하기로 하여 유명해진 작가라고 한다. 한글 투각작품 3점, 연속무늬 투각 작품 2점, 옻칠 투각 작품 2점, 장미 투각 작품 3점 등 총 10점이 전시되고 있다.

이 전시회의 특징은 무엇인가? 바로 기획전이다. 세 사람의 개성이 두드러진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아 전시회를 통하여 다른 경향의 작품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 전시장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 것이다. 현직 미술교사 두 분은 교직생활의 바쁜 일과 중에서도 작품 제작에 몰두하여 작품을 탄생시켰다.




“어? 전시 작품에 제목이 없네” 작품을 감상하면서 보니 작품에 제목이 게시되어 있지 않다. 이게 무슨 일인가? 작품 이름이 없단 말인가? 작가에게 물어보니 일부러 그렇게 했다고 한다. 일부러? 작품명을 게시하면 관람객들이 작품명과 작품을 연결시키기 때문에 자유로운 상상력을 방해한다고 한다. 그래서 작가가 협의하여 그렇게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술가들은 왜 이런 전시회를 갖는 것일까? 전시회의 의미는 작품발표전을 통하여 개인의 작품을 소개와 여러 사람들에게 작품을 통하여 감동을 불러일으켜 마음의 정화를 꾀하는데 목적이 있다. 작가에게는 자신의 작업을 통하여 개성을 마음껏 즐기며 새로움을 향한 창조적인 작품의 세계를 개척하여 나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작품전시회에서 출품 작가를 만나면 작품 제작 이면에 숨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필자에게 ‘오! 프랑스여~’(크기 40호, 재료 테라코타 귀면상, 에나멜 페인트)를 소개하면서 작품 제작 동기를 말해 준다. 바로 프랑스 테러 사건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전해 준다. 이 작품에는 프랑스 국기 색깔이 나타나 있다. 또 ‘금강산 단발령 소견’과 ‘설악산 운무’ 작품은 도자기 크기가 커서 제작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전해준다.

현직 미술교사들이 교직생활 중 예술활동을 해 나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시간도 그렇거니와 창작의 고통이 따른다. “창작의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는 것은 작품 완성의 즐거움 속에 희열이 있기 때문에 승화해 나간다. 작품은 끊임없이 영감을 포착하여 담아내야 이어질 수 있다” 오늘 작품을 설명해 준 작가 김지성의 말이다. 오늘 주인공인 두 분의 미술교사, 교직생활과 예술활동을 병행하면서 좋은 성과 거두기 바란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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