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산을 찾는 사람들의 두 가지 얼굴

2016.01.27 13:44:00

수원시민들의 삶의 휴식처인 광교산, 필자는 광교산을 얼마나 자주 찾고 있을까? 작년 기록을 살펴보니 총 10회 광교산을 찾았다. 1월 2회, 3월 1회, 5월 1회, 7월 1회, 8월 2회, 9월 1회, 10월 1회, 11월 1회다. 이것을 계절별로 나누니 봄철 2회, 여름철 3회, 가을철 3회, 겨울철 2회다.

올해 1월에도 두 차례 광교산을 찾았다. 이번 달 초순에는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을 지나 항아리집을 거쳐 한철약수터를 왼쪽에 두고 광교헬기장까지 올랐다. 하순에는 항아리화장실에서 약수암을 지나 광교헬기장까지 오르는 코스다. 등산 코스에 일부러 변화를 주는 것이다.

이 코스는 경사가 심하지 않고 길이 비교적 넓어 체력에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 산행 동료와 이야기 하며 산 능선 길을 따라 걷다보면 금방 목적지에 도달한다. 중간중간에 휴식할 수 있는 벤치도 있어 가족 단위나 체력이 약한 분들에게 좋은 코스로 보았다. 왕복 두 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이 정도면 삼림욕을 만끽할 수 있다.




중간에 설치된 안내판의 소중한 정보도 보았다. 광교산의 피톤치드 발생량에 대한 연구 결과인데 광교산 등산 코스 5군에 20개 지점의 피톤치드 발생량을 조사한 것이다. 안내판을 보니 조사 주체는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과 수원시 푸른녹지사업소인데 등산객에게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광교산을 오르는 코스를 경우의 수를 합하면 아마도 수 십 가지가 있을 것이다. 이왕 오르는 것, 피톤치드도 마시고 건강에 크게 도움이 되면 1석2조다. 피톤치드(Phytoncide)는 식물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내보내는 항균 기능을 하는 물질이라고 한다. 특정 성분을 지칭하는 말이 아닌 식물이 내뿜는 항균성의 모든 물질을 통틀어서 일컫는데 희랍어로 ‘식물의’이라는 뜻을 가진 ‘phyton’과 ‘죽이다’를 의미하는 ‘cide’의 합성어라고 안내되어 있다.

피톤치드를 조사한 5개 코스 20곳을 보통, 약간 높음, 높음, 아주 높음으로 구분하였는데 필자가 올해 선택한 한철약수터에서 광교헬기장까지 오르는 코스가 아주 높음이 여러 개 나왔다. 그러니까 피톤치드 흡입을 목표로 삼는다면 이 코스를 오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피톤치드는 활엽수보다는 소나무, 잣나무, 편백나무 등 침엽수에서 많이 나온다고 한다.




광교산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건강 증진이다. 숲속에서 나무가 뿜는 피톤치드 마시며 체력도 다지고 심신의 건강을 꾀하는 것이다. 산행 동행자들과의 대화, 점심 등으로 친목을 꾀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등산을 통하여 몸을 튼튼히 하려는 것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니까 수원의 광교산은 수원 시민들의 건강 증진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등산하는 사람들이 피톤치드를 많이 마시려면 봄과 겨울보다는 여름과 가을이 더 좋다.

올해 광교산 2회 등반에서 미관상 보기 좋지 않은 것을 보았다. 1월 3일에 본 것을 22일에도 그대로 목격했으니 어찌 보면 시 나 구 행정이 탁상에만 머물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현장에 답이 있다고 하는데 발로 뛰는 행정이 아쉬운 것이다. 열심히 뛰고 있는 공직자에게는 참으로 미안한 말이다.

도대체 필자는 무엇을 보았을까? 광교산 등산로 한철 약수터 인근에 있는 널부러진 현수막이다. 하나는 내건지 하도 오래되어 해어진 현수막이 아직도 소나무에 걸려 있는 것이다. 또 하나는 등산로에 걸려진 불법 현수막을 누군가가 철거를 하였는데 뒤처리가 안 되어 길가 양편에 늘어놓은 장면을 목격한 것이다.

현수막을 자세히 보니 이웃도어 매장에서 업소 매출을 위해 걸어놓은 것이다. 그 업소에서는 광교산 등산로를 자기네 장사에 이용한 것이다. 불법으로 걸었으면 기간이 종료되면 자진 철거를 해야 하는데 그냥 방치하여 광교산을 찾는 사람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한 것이다. 등산객의 신고정신도 부족하였다. 불법을 보면 공익을 위해 신고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광교산을 찾는 사람들의 두 가지 얼굴. 하나는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이다. 광교산 헬기장 아래 바위에서는 박새와 곤줄박이의 식사 장면을 보았다. 누군가가 겨울 산새를 위하여 해바라기씨, 좁쌀, 빵 부스러기 등을 놓았던 것이다. 하산 길에서는 쓰레기를 주우면서 내려오는 사람도 보았다. 헬기장에 아직도 걸려 있는 신년 해맞이 안내 일출현수막은 언제까지 걸려 있어야 할까? 등산로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의 반성이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미관을 해치는 현수막 빨리 제거해야 한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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