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교과서 받은 후 제일 먼저 한 일은?

2016.02.16 17:24:00

얼마 전 새교과서가 택배로 도착했다. 다름 아닌 국립 방송대 관광학과 1학년 1학기에 배울 교과서다. 배움의 의지를 다지고자 제일 먼저 등록금을 납부했더니 교과서도 일찍 도착했다. 이제 이 교과서를 갖고 공부에 매진해야 하는 것이다. 더 이상 교육자가 아니라 학생이다. 학습자인 것이다.

교과서를 받고 보니 기분이 묘하다. 마치 초등학생이 다음 학년도 새교과서를 받은 기분이다. 초‧중‧고교 학창 시절 때 새교과서를 받으면 어떻게 했을까? 그 당시는 교과서를 무척 소중하게 여겼다. 그리하여 달력 종이를 이용하여 겉표지를 곱게 쌌다. 교과서를 보존하여 오랫동안 사용하려는 것이었다. 지금은 아마도 그런 학생은 없을 것이다.

저녁에 도착한 택배 교과서. 한 박스 분량이다. 상자를 열어보니 송장(送狀)과 새교과서가 들어 있었다. 우선 교과서와 수량을 확인하였다. 교과서 7권 워크북 5권, 모두 12권이다. 그런데 목록과 비교하니 1권이 누락되었다. 워낙 배달 수량이 많으니 그런가 보다. 출판문화원에 연락을 취하여 추가 배달을 받아야겠다.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교과서를 펼쳐 놓았다. 교과서에 익숙하여 정 붙이기다. 그 다음은 목차를 펼쳐보고 앞으로의 학습에 대해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였다. 그 다음 제일 먼저 펼쳐 든 책은? ‘글쓰기’와 ‘한국지리여행’이다. ‘글쓰기’는 교양과목이기도 하지만 내가 생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예상한 것과는 차이가 난다. 글쓰기의 실제보다는 이론면에 중점을 두었다.

그 다음 관심이 있는 ‘한국지리여행’은 이 책을 보면서 실제 여행에 도움을 받고자 함이다. 이것은 추후에 살펴보아도 된다. 나의 관심을 집중시킨 것은 ‘대학 교과서에 내고장 수원이 어떻게 나타났을까?’이다. 수원에서 60년 가까이 살았는데 혹시 내가 모르는 것이 있을까? 여행 교과서에서 수원의 무엇을 소개하고 있을까? 그 대상에 대해여 나는 정확히 알고 있을까?

교과서 목차를 펼치니 1부 지리여행 바로 알기, 2부 한국지리여행-10대 하천 지리여행편, 3부 한국지리여행-해안‧도서 여행편이다. 내 고장은 어디에 나올까? 2부에 잠깐 나온다. 총 550여 페이지 중에서 두 페이지 분량이다. 안성천 지리여행에 있어 수원 용인편에 소개되었던 것이다. 와, 이 실망! 내 고장에 대한 자긍심이 커서인지도 모른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그러나 저자의 객관적 전문적 시각도 존중되어야 한다.


수원의 4대 하천은 나와 있을까? 바로 황구지천, 서호천, 수원천, 원천리천을 말하는 것이다. 황구지천은 안성천의 지류이고 수원천은 안성천의 3차 지류란 사실이 소개되었다. 안성천은 우리나라 여섯 번째 강이다. ‘강(江)’이라 하지 않고 ‘천(川)’이라 명명한 사실이 특이하다. 일곱 번째 강도 '천'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바로 삽교천. 넓은 평야를 유유히 흐르는 ‘개울’ 같은 이미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수원의 그 많은 볼거리 중에서 선택된 것은 딱 세 개다. 화성. 장안문, 화홍문이다. 칼라 사진 6장과 함께 소개되었는데 아쉽기만 하다. 화성(華城)은 세계문화유산으로 1997년 등록되었다. 성곽길이는 5.8km로 1796년 조선 정조대왕이 왕도정치 실현과 당파정치 근절을 위해 2년 9개월 만에 축조한 성이다. 장안문 소개는 의외다. 오히려 보물로 지정된 팔달문은 어떨까?

화홍문은 소개에서는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7개의 수문 중 맨 가운데 1칸만이 제일 크고 나머지는 같아 그 대칭성이 아름답다는 것이다. 수원에 살면서 화홍문을 수 백 번 보아 왔지만 수문 7개가 모두 같은 것으로 알았다. 인터넷 검색으로 들어가 사진에 나온 수문 크기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정말 가운데 것이 클까?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 다시 한 번 화홍문을 방문해야겠다.

새교과서를 보면서 애향심을 생각한다. 사람의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기 고향에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살아간다. 필자는 교직에 있으면서 애향심은 애국심으로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외국에 나가면 조국애가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고 한다. 이왕 공부하는 것, 안성천과 삽교청 인터넷 강의까지 들어 보았다. 영상을 통해 각 지역이 자세하게 소개되고 있었다. 지리여행 교과서를 보며 애향심이 지역 이기주의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생각해본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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