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처럼 다시 공부할 수 있을까?

2016.02.18 08:59:00

드디어 방송대 1학점을 처음으로 따다

퇴직 후 대학 학점 따기에 처음으로 도전,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물어도 반신반의다. 그러나 어차피 입학하고 등록금 내었으니 중도 포기란 있을 수 없다. 도전해 보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늘 강조한 것처럼 “도전하는 사람만이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국립 방송대 ‘원격대학교육과정의 이해’ 1학점 따기에 도전한 것이다.

신입생에게 있어 방송대의 입학과 등록, 학년 진급, 졸업은 물론이거니와 교재와 수업과 학사운영, 평가제도는 낯설기만 하다. 출석하여 강의 듣고 평가를 받는 일반대학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대학교를 졸업하려면 방송대의 이러한 특징을 잘 알고 이해하고 숙지해야 한다. 그래야 대학생활에 적응하고 졸업에 만전을 기할 수 있다.

대학교에서 1학점 따기, 나는 과연 해낼 수 있을까? 얼마 전 이에 대한 안내가 있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말이 있다. 웹 강의 첫날 홈페이지 들어가니 작동이 안 된다. 콜센터에 문의하니 탑재에 오류가 있어 오후에 다시 해 보란다. 오후에 들어가니 과연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첫 수업을 웹강의로 듣는 것이다. 이에 대한 평가가 있으니 주의를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


20대와 30대의 나이로 돌아가 배움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 대한 물음이다. 그러기 위해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첫 강의 1강 ‘방송대의 이해’다. 1학점을 따려면 모두 5강을 들어야 하는데 각 강의 당 최소한 15분을 들어야 한다. 이것은 머리가 빨리빨리 돌아가는 청춘세대이면 가능할 것이다. 1강의 교수 강의를 들으면서 주요사항을 메모하고 추가 설명 내용을 읽었다. 무려 100분이 소요되었다. 이게 현재의 내 지능 속도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첫날은 이 정도에서 끝났다. 무리하지 않기 위해서다. 둘째날 이어서 도전이다. 튜터의 시험문제 출제 안내를 보니 강조점을 알겠다. 총 20문제 중 1, 2, 5장에서는 2문제씩, 3, 4장에서 14문제가 나온다. 그러니까 수업과 평가에 관해 집중적으로 출제한다는 예고다. 공부하는 것은 시험에 대비가 목적이 아니지만 시험이 있으면 공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둘째날 5강까지 수강하였다. 나의 수강 기록을 살펴보니 1강 100분에 이어 2강 59분, 3강 46분, 4강 64분, 5강 50분이 소요되었다. 모두 319분이니 5시간이 넘게 덜린 것이다. 교수가 PPT로 제시한 주요사항 기록 분량은 A4 용지 5매 분량이다. 교재를 미리 읽어서 예습을 하여야 하나 그것은 시간 관계 상 생략하였다. 이제 시험을 보아야 한다.


20문제 각 배점은 5점으로 100점 만점이다. 주어진 시간은 40분이다. ○ × 문제 두 문항에 나머지는 4지선다형이다. 60점 이상이면 패스(P)다. 실패할 경우, 두 번의 기회가 더 주어진다. 긴장의 순간이다.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이미 시험을 본 사람들은 자기의 점수를 보고 게시판에 성취의 기쁨을 올렸다. 나도 그들에게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을까? 시험 시작을 클릭했다.

와, 1번 문항부터 만만치 않다. 성적 우수 장학생 기준 %를 묻는데 머리가 하얗다. 주의집중해서 암기한 사항이 아니다. 7%라고 나타난 4번을 찍었다. 너무나 긴장한 탓에 나머지 문제는 어떻게 풀었는지 모른다. 순식간에 문제를 푼 것이다. 책상위 시계를 보니 40분 동안에 풀어야 하는 것을 10분만에 끝난 것이다.

과연 성적은? 패스할 수 있을까? 종료와 동시에 점수가 나오고 합격 여부가 화면에 나타난다. 95점, 합격이다! 드디어 해 낸 것이다. 이 강의는 5월 31일까지 수강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 때가지 미룰 경우, 쌓이는 스트레스는 계속 이어진다. 어차피 할 일이라면 지금하는 것이 좋다. 내가 할 일이라면 미루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이틀만에 도전한 것이다.

1학점 따기에 처음으로 도전하여 성공하였다. 첫날 오후 시간, 둘째날 오후와 저녁시간을 투여하여 모두 이틀이 소요되었지만 전력을 다한 편이다. 교육학과 교수의 출제 수준도 알게 되었다. 교육학과 교수답게 ‘아닌 것은?’ ‘거리가 먼 것은?’ 등의 부정문항이 하나도 없다. 이것은 교직에 있을 때 선생님들께 강조한 사항이다. 부정문항 출제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래야 수준 높은 출제문항이라는 것이다.

내가 방송대 신입생이 된 이유는 바로 배움에 도전하기 위해서다. 60대의 머리이지만 녹슬은 머리에 윤활유를 넣어 재가동시키는 것이다. 뇌세포의 파괴를 막고 다시 재생시키려는 것이다. 그러려면 도전의 목표를 정하고 학습에 매진해야 한다. 원래 1학점을 취득하려면 15시간 강의를 들어야한다. 과목당 3학점으로 45시간 수강이 기본인 것이다.

교직에 있을 때 학교현관에 붙인 글귀가 ‘도전은 즐겁다’이다. “도전하는 사람만이 성취할 수 있다.”를 줄인 것이다. ‘실행이 답이다’도 나란히 붙어 있다. 이 말은 “아는 것이 힘이다. 실천하는 것은 더 큰 힘이다.”를 줄여서 표현한 것이다. 학생들에게 강조함은 물론 필자 스스로도 이것을 생활신조로 삼고 있다. 오늘 첫 번째 도전으로 성취의 기쁨을 맛보았다.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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