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세기, 해결책은 국력 외에는 없다.

2016.07.20 09:31:00

 21세기는 세계 대공황과 두 차례 일어난 세계대전의 참혹함과 그 이후의 냉전, 그리고 이어진 경제적 번영을 돌아보면서 홉스봄이 20세기를 '극단의 시대'로 정의했다. 아직 21세기가 16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21세기가 ‘혼돈의 시대’가 될 것 같은 느김이다.

아직 20세기처럼 세계적인 규모의 전쟁이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21세기가 시작되자마자 터진 9·11테러,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시리아 내전, 터키의 군사구테타로 인한 혼란 상태 등 전쟁에 버금가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마치 홉스봄이 얘기한 극단의 시대가 21세기까지 이어진 듯하다. 최근에는 서구 선진국 사정도 20세기와는 다른 것 같다. 테러는 중동 밖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올해 프랑스 니스 트럭 테러와 지난해 파리를 강타한 두 차례의 테러를 비롯해 벨기에, 미국 올랜도 나이트클럽 테러 등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다.

전쟁과 테러로 인한 난민 문제와 경제 위기는 서구 선진국을 내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1993년 유럽연합을 결성한 유럽은 영국의 브렉시트로 더 이상 ‘하나의 유럽’의 길을 버리고 있다. 하나의 유럽을 처음 얘기한 윈스턴 처칠의 나라 영국이 가장 먼저 하나의 유럽을 부정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뿐만 아니라 유럽 대륙에서는 경제위기로 극우파가 발호하고 있다. 아직 현실이 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곧 프랑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 서유럽 선진국에서 극우정당 출신 대통령과 총리를 보게 될 것 같기도 하다.

무엇보다 걱정이 되는 것은 서구와 일본 등 과거 제국주의 국가들과 중국의 대립이다. 1972년 리처드 닉슨의 중국 방문, 중·일 수교 등으로 시작된 데탕트 이후 개혁개방으로 약 30년간 힘을 키운 중국은 이제 미국, 유럽, 일본의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을 넘어 이들과 본격적으로 갈등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일본 아베 정권의 개헌 발의선 확보, 한·미의 한반도 사드 배치 등 분쟁의 전조가 될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혼돈의 시대에 자칫 잘못하면 우리도 휘말려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국제정치 질서를 잡아줄 UN의 역할을 기대하면서, 이 틈새에서 우리나라가 살아남는 길은 오직 힘을 기르는 일, 국력 외에는 없을 것 같다.
김광섭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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