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비엔나 클래식 연주회를 직접 보다!

2016.08.18 16:38:00

동유렵 7개국 여행기(상)

얼마 전 아내와 누님과 함께 동유럽 7개국 여행을 다녀왔다. 총 12박 13일인데 오고 가는 날 비행기에서 숙식을 하고 부다이 공항에서 환승 대기시간 한 것을 제외하면 10일 정도다. 10일 정도에 7개국을 돌아보았으니 일정이 빡빡하고 어찌보면 수박 겉핥기 여행이다. 그러나 이런 여행 두 번 다시 하기 힘들다.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이용했는데 폴란드를 시작으로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이탈리아를 돌아보았다. 우리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옵션 상품으로 음악회를 찾았다. 누님은 과거 비엔나 필의 신년음악회를 본 적이 있어 이 상품을 적극 권장하였다. 여행하면서 이런 고품격 음악회를 접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와 동행한 가족 단위 31명 중 5명이 음악회를 선택하였다. 사전 에약을 위해 가이드에게 제출한 비용이 1인당 100유로이니 사실 부담이 되는 금액이다. 이 정도의 액수면 국내에서도 선뜻 나서기 어렵다. 그러나 또 다시 오스트리아를 찾을 기회는 흔치 않기 때문에 기꺼이 음악회에 참가한 것이다. 사실 여행에서 돈 아까워하면 여행 제대로 할 수 없다. 아름다운 추억을 위해 때론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이다.


저녁 식사 후 가이드와 함께 시내에 있는 Palais 연주회장을 찾았다. 공연시작은 20:15. 우리나라의 음악회와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과연 우리 가족은 이번 음악회를 만족해했을까? 우선 화려하고 웅장한 시설을 기대했는데 그게 아니다. 2층 현대식 건물이다. 2층이 연주회장이다.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첫째, 공연장 좌석에 좌석번호가 없다. 좌석이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연주자가 앉는 좌석처럼 이동식이다. 연주홀에 의자를 배치한 것이다. 두 그룹으로 나누어 18좌석에 20줄이니 360석이다. 과연 관객이 다 찰까? 연주 시각이 가까워지니 만석이다. 인솔자 전언에 의하면 관광객을 위한 연주회가 아니라 이곳 시민을 위한 연주회라고 한다.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하는 것이다.

좌석번호가 없다면 어떻게 손님을 배치할까? 운영요원들이 작고 있는 좌석표에는 번화와 예약자기 적혀있다. 입장과 동시에 지정좌석으로 안내를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구태어 좌석번호가 필요 없다. 우리는 VIP석인 맨 앞자리에 지정 받았다. 연주자의 표정까지 관찰할 수 있는 좋은 자리다.




입장할 때 받은 것은 ‘위너 로얄오케스트라(RO) 인쇄물과 오늘의 연주곡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종이는 A4 용지 절반 크기다. 전반부 7곡과 후반부 7곡명이 적혀 있다. 그런데 연주자 프로필이 없다. 우리나라 같으면 출연자에 대한 소개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없다. 출연자의 이름을 알 수 없는 것이다. 어찌된 일일까? 음악이 일상회되어서? 출연자들이 이미 알려져 있어서? 이 곳 문화를 모르기에 알 수 없다.

연주자 구성을 보았다. 리더격인 바이올리니스트는 서서 연주하고 나머지 9명은 앉아 있다. 그러니까 바이올린 3명이고 피아노, 비올라, 플륫, 클라리넷, 첼로, 더블메이스, 팀파니는 각각 1명이다. 꼭 필요한 악기만 들어간 최소한의 오케스트라인 셈이다. 팀파니 주자는 실로폰 등 다루는 악기가 많아 무대 오른쪽 아래에 위치해 있다.

오늘 연주곡은 두 곡만 제외하면 우리 귀에 익은 곡이다. 주로 울프강 아마데우스 모짜르트와 요셉 하이든, 요한 스트라우스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아는 곡이기에 관심이 더욱 간다. 우리와 다른 점은 3회 정도 무대 위에 남녀 발레 무용수가 나와 발레를 선보이는 것이다. 귀만 즐겁게 하는 것이 아니라 눈도 즐겁게 하고 있다.

이들 10명의 연주를 보면서 느낀 점 하나. 자신이 다루고 있는 악기를 마치 장난감 다루듯 능수능란하다. 하기야 음악의 본고장인 이 곳에서 그 분야 전문가만이 행세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지휘자겸 바이올린 연주자는 악보를 보긴 보되 이동하면서 자신 있게 연주한다. 남녀 성악가도 각각 1명씩 등장하여 성악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전반부와 후반부 사이에 인터미션이 있었다. 관객들은 홀에서 잠시 나와 복도 테이블에서 음료와 맥주, 와인을 한 잔 하면서 담소를 즐겼다. 이것이 우리 음악회와 다른 점이다. 이 테이블 예약도 가이드가 미리 해 놓고 테이블 번호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잠시 주위를 살펴보니 한국인 관광객의 말소리도 들린다. 그 만치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 곳을 즐겨 찾는 것이다.

관객의 박수에 의해 앙콜곡도 받아 준다. 마치 신년음악회처럼 피치카토 폴카와 라데츠키 행진곡을 연주해 준다. 이 행진곡은 관객들이 손뼉을 치면서 연주자와 호흡을 함께 할 수 있다. 밤 10시. 두 시간 여에 걸쳐 연주회가 모두 끝났다. 밖으로 나오니 가이드가 우릴 반겨주면서 CD를 건넨다. 오늘 연주한 것을 귀국해서 들어보라는 것이다. 방송시설도 없었는데 오늘 연주를 언제 녹음했을까? 귀국하여 들어보니 이들의 애창 연주곡 실황 모음이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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