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여름을 보낸 흔적 찾기

2016.08.29 16:16:00

“우리 사는 곳이 달라졌어요”

지난 8월 초순과 중순, 2주에서 3주 동안 우리나라는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섭씨 30도가 넘는 무더위와 뜨거운 폭염 속에서 이겨내기 어려운 여름을 이겨냈던 것이다. 얼마나 무더웠는지 서수원 지역에 있는 일월공원 물놀이장은 연일 어린이들과 함께 찾은 가족들로 성시를 이루었다. 가까이 있는 일월도서관이 새로운 피서지로 등장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나는 이 기간 동안 해외여행을 즐겼다. 동유럽 7개국을 13일간 다녀왔는데 그 곳도 역시 무더위는 변함이 없었다. 다만 우리나라보다는 약간 낮은 기온이었다. 이탈리아의 한국인 현지 가이드는 자신의 피부를 보이면서 “한국에서는 뽀얀 피부였는데 이렇게 까맣게 되었다”고 말한다. 지구온난화 현상에 따른 기상 이변은 지구 전 지역 공통현상인가 보다.

귀국 후 시차 적응에 고생하면서 우리 동네를 둘러보았다. 우리 동네는 10 여일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그것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제일 먼저 일월공원 텃밭을 둘러보았다. 그 곳에 분양받은 작은 텃밭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텃밭의 농작물들은 잘 자라고 있었다. 방울토마토와 고추는 는 빨갛게 익어가고 옥수수도 열매를 몇 개 맺었다. 가지도 열매를 몇 개 매달아 놓았다.




공원텃밭에 못 보던 것이 하나 보인다. 바로 텃밭 한가운데에 서 있는 원두막이다. 그 무더웠던 여름 그늘과 휴식을 제공할 수 있는 원두막이 탄생한 것이다. 이 쉼터는 텃밭사용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텃밭은 시민들의 힐링 공간이다. 농사는 짓지 않아도 이곳을 둘러보면서 식물을 대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적 치유가 되기 때문이다. 이것을 보니 시골 원두막 풍경이 떠오른다.

다음에는 일월공원 입구에 있는 흙먼지털이개의 장소 이동이다. 그 동안은 이것이 입구에서 1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했다. 저수지를 산책하면서 늘 불편했던 점이 바로 이 털이개의 위치다. 산책을 마치고 흙먼지를 털고 귀가해야 하는데 다시 산책로를 걸어야 이것을 만난다. 즉 털이개의 설치 위치가 잘못되었던 것. 이것을 바로 잡은 것이다. 입구 쪽으로 30미터 정도 옮기니 해결된 것이다.

이것으로 수원시의 작은 도시행정의 개선을 보는 것이다. 공직생활을 하면서 늘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이 시민의 눈높이다. 시민의 입장에서 사업을 보는 것이다. 시민의 편의를 생각했다면 맨 처음의 오류는 없었을 것이다. 혹시나 업자말만 듣고 심사숙고 하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보는 것이다. 다행이 몇 년 지난 다음에 시민의 물편을 인지하고 바로 잡는 용기가 필요했다.




구운동 사거리 횡단보도 앞에는 초록색 천막이 세워져 있다. ‘아니, 길가 옆에 있는 저것은 무엇이지?’ 도로변에 익숙하지 않은 천막이다. 그러나 설치 이유에 대해 금방 이해가 간다. 얼마나 뜨거웠던 여름인가? 땡볕에 5분을 버티기가 힘들다. 그대로 땡볕에 있다간 일사병에 걸리기 십상이다. 바로 횡당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를 위한 시설인 것이다. 이름하여 ‘보행자 신호대기 그늘막 쉼터’ 구운동주민센터의 배려다.

요즘 행정의 최우선 기준이 주민의 안전과 복지다. 안전을 담보하지 않은 행정은 주민의 피해를 가져온다. 복지도 커다란 것에서 찾으면 아니 된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불편한 것을 개선하면 되는 것이다. 보행자에게 작은 그늘 쉼터를 제공하려는 그 마음이 복지의 시작인 것이다. 돈 들이지 않고 시행할 수 있는 복지가 얼마든지 있다는 이야기다.

다음은 2016 권선 시네마 운영이다. 권선구 지역내 공원 네 곳에서 ‘한 밤의 영화관람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이다. 뜨거웠던 한 낮을 뒤로 하고 저녁 시간을 이용하여 주민들에게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한 것이다. 영화 제목을 보니 쎄시봉, 국제시장, 인사이드 아웃, 명량 등이다. 영화 선정도 제대로 되었다. 잔디밭 위 대형 화면에서 펼쳐지는 한 편의 명화는 더위를 잊게 한다.

이제 그 뜨거웠던 폭염도 한 풀 꺾이었다. 나는 지난 처서 이후 잠자리의 변화가 있었다. 처음엔 방문과 창문을 닫았다. 다음엔 이부자리를 덮었다. 어제는 양말을 신고 잤다. 따뜻한 잠자리에서 숙면을 취하기 위한 방법이다. 뜨거웠던 여름, 주민들을 위한 수원시의 행정을 찾아보는 것도 뜻 깊다. 시민들과 호흡을 같이 하는 행정은 아름답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