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구입 시 밑부분 꼭 보세요”

2016.09.12 15:22:00

복숭아 4.5kg 한 상자, 얼마나 할까? 복숭아 크기에 따라서 또 품질에 따라서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내가 자주 이용하는 농협 수원유통센터는 3만 8천원 정도 한다. 좀 비싸긴 하지만 품질이 보장된다. 또 품질에 이상이 있을 경우에는 즉시 교환이 되거나 환불 처리가 된다. 이곳은 신용으로 장사를 하는 것이다.

복숭아는 생산 시기가 정해져 있다. 아무 때나 늘 먹을 수 있는 복숭아가 아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어제 밤 어느 과일 가게를 둘러보았다. 복숭아 가격을 보니 ‘이건 아니다’ 싶다. 추석을 이용하여 한 몫 벌겠다는 속셈이 보인다. 복숭아 4.5kg에 5만원이란다. 인심 쓰는 척하며 4만 5천원 준다고 한다. 분명 소비자가 봉은 아닐 터인데 이렇게 가격을 부르는 것이다.

오늘 복숭아 한 상자를 사들고 들어 왔다. 집에서 먹으려고 비교적 저렴한 것으로 샀는데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집에서 상자 뚜껑으로 된 얇은 비닐을 벗기고 복숭아를 뒤집어 보았다. ‘세상에 이럴 수가?’이다. 20개 중에서 6개가 상한 것이다. 복숭아 위는 멀쩡하다. 아랫부분이 상한 것. 싼 게 비지떡이라지만, 또 한 두 개라면 모르되 이건 교환해야 한다.


길거리 상인의 반응이 궁금했다. 어떻게 교환해 줄 것인가? 내가 상인이라면 우선 사과부터 하고 동종의 복숭아를 교환해주겠다. 헉, 그런데 상인은 내가 가져간 복숭아를 보더니,

“요렇게 난 작은 상처는 이해하고 드셔야지요?”

그러고 나서 밑부분이 크게 썩은 복숭아를 보더니 상처 없는 다른 복숭아 4개를 비닐봉지에 넣어 준다. 썩은 6개를 받지 않고 그대로 돌려주면서 복숭아 4개를 주는 것이다. 하기야 썩은 복숭아 반품 받아보았자 폐기처분 하는 것이다. 소비자에게는 어떤 것이 이익인가? 6개 반품하고 6개 새로 받는 것하고 6개 도로 가져가고 4개 더 받는 것하고. 상처 난 복숭아를 먹으려면 썩은 부분을 도려내야 한다.

문득 상인들이 소비자에게 가져야 할 도의를 생각해 본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도 소비자가 만족하지 못하면 실패작이다. 더욱이 물건을 팔기 전에 물건의 이상유무를 살펴야 한다. 좋은 부분만을 보여주며 좋은 상품인 것처럼 소비자를 속여서는 안 된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게 상인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의다.

얼마 전 나는 복숭아 한 상자를 사는데 판매원이 알아서 복숭아를 뒤집어 본다. 이상이 있는 상품을 가려내기 위해서다. 한 상자에 대개 한 두 개가 나온다. 그러면 새 복숭아를 교환하여 넣어 준다. 집에 가져갔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에는 반품하느라 시간 낭비가 되는 것을 미리 막는 방법이다.

물컹한 복숭아는 겉면이 연하여 상처를 쉽게 받는다. 그리하여 상인들은 복숭아를 손가락으로 누르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상품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상품을 확인하지 아니하고 가져가다가는 이런 낭패를 본다. 그러니까 복숭아를 구입할 때는 썩은 복숭아가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그 확인에 소비자가 미덥지 못하면 상인이 직접 할 수도 있다.

좋은 복숭아는 빛깔이 선명하고 대칭을 이루어야 한다. 복숭아 겉면에 털이 촘촘히 있어야 한다. 복숭아 향기가 신선하게 풍겨야 한다. 내가 가장 맛있게 먹었던 복숭아가 있다. 이천 지방에서 생산되는 햇사레 복숭아다. 이 복숭아는 껍질에 얇게 살살 벗겨지고 살이 부드러우며 당도가 무척 높다. 그 대신 생산 시기가 짧고 가격이 비싼 편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말하는 좋은 계절이다. 햇과일도 풍부한 계절이다. 복숭아 구입할 때 조금만 신경 쓰면 좋은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복숭아의 밑부분을 살피라는 것이다. 늘 가는 단골집을 이용하면 주인은 소비자를 속이지 않는다. 신용으로 장사를 하기 때문에 좋은 상품을 공급한다. 한교닷컴 애독자들, 가족과 함께 하는 즐겁고 행복한 추석 연휴 맞이하기 바란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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