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6.10.04 09:48:00

 어제부터 노벨상에 관한 정보가 NHK방송을 타고 흘러나왔다. 일본 방송에서는 이미 올 노벨상 수상자로 일본인이 포함될 것이라는 예측을 한 것이다. 올해 첫 노벨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사람은 일본의 생물학자 오스미 요시노리(71) 도쿄공업대 명예교수였다. 일본이 기초과학 분야의 저력을 또 한번 과시했다. 일본은 지난해 기생충 연구로 생리의학상을 공동수상한 오무라 사토시에 이어 2년 연속 노벨상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것이다. 노벨상 수상은 3년 연속으로 일본에서는 오스미까지 모두 23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다. 노벨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는 3일 오전(현지시간) 세포의 오토파지(autophagy·자가포식) 작용의 메커니즘을 발견한 오스미를 올해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카롤린스카의대는 “오스미의 발견은 세포가 어떻게 재생하는지 이해하는 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고 굶주림에 적응하고 감염에 반응하는 것과 같은 생리학적 과정에서 오토파지의 근본적인 중요성을 이해하는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오스미는 3일 도쿄공업대 연구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처럼 기초생물학을 연구해 온 사람이 이런 평가를 받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NHK는 전했다. 후쿠오카 태생인 그는 도쿄대 교수를 거쳐 총합연구대학원대학 명예교수, 기소생물학연구소 명예교수 등을 지냈다.

오토파지는 세포가 불필요한 단백질이나 소기관들을 분해하고 재활용하는 현상이다. 핵이 있는 세포를 가진 모든 생물에게서 나타나는 것으로, 생명의 기본적인 구조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세포는 영양이 부족한 상태가 되면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내부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하며 새로운 단백질의 재료 겸 에너지원으로 이용한다.

오스미는 1988년 도쿄대 연구실에서 현미경으로 세포를 들여다보다 영양이 부족한 효모 세포가 단백질 성분을 분해하는 과정을 포착했다. 오토파지가 일어나지 않게 제어한 인공 효모를 정상적인 효모와 비교해 1993년 이 과정을 제어하는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 등은 오토파지를 조절하는 유전자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예방약 연구 등 활용도가 높은 오토파지는 톰슨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5000편 이상의 논문이 나왔을 정도로 인기 있는 연구 분야다.

정작 오스미는 과학이 당장 생활에 도움이 되길 바라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그는 이날 도쿄공업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노벨상은 소년시절부터 꿈이었고 이 상의 각별한 무게를 느끼고 있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과학이 정말 사회에 도움이 되려면 100년 뒤가 돼야 할지 모른다. 미래를 내다보고 과학을 하나의 문화로 인정해주는 사회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세상에는 ‘이게 뭐지’라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 매우 많다. 그런 것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면서 “젊은 사람들에게 과학은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런 수상을 하기 까지는 이미 20,30년 전부터 열심히 투자하고 노력한 결과가 열매를 맺은 것이라 생각한다.
김광섭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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