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 보는 '아는 것이 힘이다'의 의미

2016.10.13 09:22:00

 21세기는 과학의 세기이다. 하지만 세계는 여전히 각종 비이성적이고 비과학적인 이데올로기와 선입관에 휩싸여 있다.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테러를 자행하고, 함께 잘 살기보다는 자기 잇속을 챙기기 위해 남을 짓밟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정치만 보아도 혼탁함은 더해가지만 세상을 올바르게 이끌 이데올로기나 리더십은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시점에서 해결할 방안을 찾는 것이 과제이다.

과거를 돌아보면 인류 역사상 가장 근본적인 변혁을 꿈꿨던 한 인물이 있다. 17세기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아는 것은 힘이다`는 경구와 귀납법이라는 논리의 창시자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베이컨은 논리학과 과학철학의 대가로 불린다. 하지만 베이컨이 논리학과 과학철학 분야에서 인류사에 남을 위대한 업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역설적이지만 그가 인류의 대변혁을 꿈꿨기 때문에 가능했다. 철학자와 논리학자이기 이전에 베이컨은 시대를 뛰어넘은 혁신가였음에 틀림없다.

베이컨이 꿈꿨던 세상은 인간이 자연을 완전히 통제하는 세상이다. 베이컨은 혁신을 실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지식의 확산을 꼽았다. 편견과 선입관과 각종 단편적인 이데올로기를 뛰어넘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지식의 확산이 대혁신을 실천하는 가장 중요한 방안이라고 생각했다. 총칼과 폭력으로 권력을 쟁취하는 것이 아닌 지식혁명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건설할 것을 꿈꿨다. 객관적인 지식의 확산은 각종 편견과 선입관에서 벗어나는 것부터 시작한다.

베이컨의 4대 우상론(동굴·시장·극장·종족의 우상)은 인간이 갖고 있는 편견이 어디에서 기인하고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다음으로 자연과 사회에 대한 치밀한 관찰을 통해 일관된 법칙을 발견해야 한다고 베이컨은 역설한다. 베이컨의 이런 주장은 모든 자연현상은 하나님의 뜻이라고 강요하는 신학과 도그마에 휩싸인 형식논리학에 치우쳐 있었던 17세기 분위기에서는 목숨을 내걸 만큼 위험한 일이었다. 베이컨은 이론가일뿐만 아니라 기성의 그릇된 권위에 정면으로 맞선 용기 있는 실천가였다.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커지는 세계의 정치·경제 환경 속에서 살아남는 출발점은 자기 혁신을 하는 길이다. 그 길이 바로 호기심이 안내하는 배움의 시작이요, 올바른 배움을 실천하면 세상이 달라진다.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는 4차산업 혁명은 이와 같은 배움의 정상에 있는 것이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글귀를 마음에 담고 하루를 시작한다면 "세상이 달라졌어요."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김광섭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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