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기업과 차별화된 영역을 찾아라!

2011.10.01 09:00:00

대학의 특성화된 교육과정과 지역 여건을 고려해 차별화된 사업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학교기업들이 수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며 학생의 현장실습과 수익 증대라는 두 가지 목표를 이뤄내고 있다.



교육과 수익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학교기업. 학교기업은 대학의 특정 학과와 연계해 학생들의 교육과정 실습의 장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외부에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일부 학교기업은 수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며 엄연한 기업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들 학교기업이 운영하는 사업영역은 학교 교육과정에 따라 다양하다. 그러나 학교기업으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과 연계되는 것은 기본이고, 다른 일반 기업들이 관여하고 있지 않아 경쟁자가 없는 ‘블루오션’을 찾아 차별화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수원여자대학의 식품분석연구센터와 한방 특화 상품을 개발하는 대구한의대학교의 ‘기린허브테크’, 쇠고기 이력 시스템 등을 도입한 경상대학교의 ‘GAST(경남동물과학기술)’, 전북대학교의 ‘전북햄’ 등은 우수한 학교기업 운영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들은 차별화된 전문 기술을 바탕으로 특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 고부가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수원여대 학교기업, 국가 공인 검사기관 지정
수원여대는 식품과학부의 교육과정과 연계해 지난 2005년 3월부터 식품분석연구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현재 수도권 대학에서는 유일하게 식품의약품안전청과 수의과학검역원으로부터 국가 공인 검사기관으로 지정받았다.
그래서 홈에버나 롯데마트, 롯데칠성음료, 풀무원, GS마트 등 대형 할인마트와 대기업, 1350여 개의 지역 중소기업이 제품의 품질 검사와 위생검사를 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이 센터에서는 최첨단 장비를 활용해 식품의 영양 성분 표기를 위한 분석을 하고 식품에 따른 유통기한을 어떻게 설정할 지를 검사하고 있다. 또 식중독 미생물 검사와 식품 및 축산물 자가품질 검사, 잔류 농약 검사 유전자변형식품 검사 등도 대행하고 있다.
이곳에는 원자흡광광도계, 고속액체크로마토그래피, 가스크로마토그래피 등 20억 원에 달하는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빠른 시간 내에 이 같은 검사를 해결하고 있다. 다른 민간 검사기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지역의 중소기업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식품분석연구센터는 이같은 검사 대행을 통해 2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 대형할인마트나 대기업의 식품 관리 담당자를 대상으로 무료 위생 교육을 실시하고 산학 · 협력에 기초해 지역의 향토식품이나 기능성 식품 개발과 연구에도 참여하고 있다.

수원여대 학교기업의 실천방향 
기본에 충실한 대학- 현장실습 교육 프로그램 마련
창의와 화합의 미래창조- 신(新) 산 · 학 · 연 융합기관으로서 모델 정립
 사회에 기여하는 대학- 사회에서 요구하는 실무적합형 인재육성
 분권과 자율의 대학 행정- 운영목표 달성 위한 안정적 재정확보
 아름답고 쾌적하며 편리한 캠퍼스- 산 · 학 · 연 일체의 연구실습 공간 조성

학교기업에서 실습받고 취업까지
수원여대는 학교기업을 통해 산 · 학 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해 학교 내 280여 평의 실험실에 식품분석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이곳에서 식품과학부 재학생들의 현장실습 교육을 실시해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맞춤형 전문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목표였다.
실제로 이곳 학생들은 학과 수업시간에 배우는 교과를 통해 이론 지식을 습득하고 기초 현장 실습을 통해 실험의 기초를 배운다. 방학 기간에는 전공 심화과정을 운영하고 6개월~1년의 인턴 과정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산업 현장에서 운영되는 기술을 교과서 속 지식과 접목시켜 배울 수 있는 공간이 바로 학교 내에 있어 교육적 효과를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곳에는 현재 실무 경험과 전문 지식을 갖춘 23명의 연구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수원여대 식품영양과 졸업생들도 있다. 이곳에서 현장 실습 교육을 받아 온 이들이 다시 연구원으로 취업해 재학생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식품분석 연구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고 있다. 즉, 학교가 교육 기관인 동시에 새로운 취업의 공간이 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이곳에서 개발한 기술을 상품화 해 얻은 수익은 교육시설 재투자나 학생 장학금 등으로 활용되고 있어 교육 환경 개선에 일조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 의해 수원여대 식품분석연구센터는 학교기업 지원사업 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대구한의대, 한방 특화 상품으로 20억 원 매출
대구한의대는 화장품약리학과와 한방제약공학과 등과 연계해 학교기업 ‘기린허브테크’를 2004년 설립했다. 여기에서는 한방기능성 화장품을 비롯해 탈모 방지 의약외품, 한방 건강 음료 등의 개발로 지난해 2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기린허브테크는 한방원료에서 우수한 성분을 추출 · 분리 · 정제해 화장품으로서의 효과를 배가시키는 기술을 활용, 상품 개발을 하고 있다. 이같은 과정은 학교 재학생들의 교육 실습과 연계돼 교육적 효과와 수익을 동시에 얻고 있다.
이곳은 한약재에 대한 품질관리와 한방 신약을 개발하는 ‘한방생명자원연구센터’, 한방신약 개발인력을 양성하는 ‘BK21한방신약개발연구팀’, 한약제재를 이용한 천연물 신약을 연구개발하는 ‘천연물신약연구개발센터’, 기능성 화장품 및 의약외품을 개발하는 ‘한방화장품연구개발센터’ 등 산학협력단 산하의 연구기관들과 공동으로 다양한 기능성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기린허브테크는 한방소재 관련 특허 등 산업재산권 100여 건을 확보했고 지역업체에 제약 · 화장품 · 식품에 대한 기술을 이전한 실적만 30여 건에 이른다. 이곳의 도움을 통해 한방 관련 제품을 만들겠다는 업체도 50여 곳에 이른다. 최근에는 (사)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대구 · 경북지회와 협약을 체결해 중소기업에 대해 체계적인 R&D지원을 지속하며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또 화장품 전용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고 학교 내에 화장품 브랜드 매장을 개점하는 등 자체적으로 유통사업의 확장에도 힘쓰고 있다.
이곳은 지자체의 한의약 산업 발전 전략을 기반으로 산학협력을 통해 지역의 특화산업을 이끌어 나가며 대학과 지역사회가 상생하는 모델이 되고 있다.

경상대 GAST, 쇠고기 이력 시스템 등으로 축산산업 특화
경상대학교 학교기업 GAST(Gyeongnam Animal Science and Technology · 경남동물과학기술)는 지난 2004년 6월 육가공 · 생산 분야 영역을 특화해 설립됐다. 지역의 기업이 요구하는 수요를 충족시켜 지역 정착형 특화 인재를 양성함으로써 고부가가치 동물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이곳의 목표다.
GAST는 2004년과 2006년에 교육인적자원부의 학교기업 평가 우수사례로 뽑혔다. 2007년에는 농림부 쇠고기 이력추적시스템 사업의 DNA검사기관으로 선정됐다.
GAST는 한우의 사육, 도축, 가공 및 유통의 전 과정을 컴퓨터에 의해 관리해 일단 등록되면 외부에서 인위적으로 수정할 수 없도록 시스템을 완비하고 DNA분석 기술을 적용해 농가 한우의 위생과 품질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2008년에는 한우 · 수입육 판별 DNA 키트를 생산해 수입고기를 한우 고기로 속여 파는 것을 판별할 수 있도록 했다. 2009년에는 한우암소검정사업의 개량컨설팅기관 및 친자확인기관으로 지정됐다. GAST가 생산한 한우와 육제품이 갤러리아 백화점에 입점되기도 했다.
GAST는 생산 · 가공 · 유통의 전 단계를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제공함으로써 믿고 찾을 수 있는 쇠고기 ‘경상대학교 한우’와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고급화를 추구하는 수제 육제품 ‘콜바사르’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우유와 벌꿀도 생산하고 초고능력 암소의 수정란, 암송아지 및 암퇘지 생산 수정보조액을 제품화해 판매하며, 체험학습목장도 운영하고 있다.
경상대는 1996년부터 농림부 지정 한우 특성화대학으로 육성해 왔다. 이 분야에 대한 오랜 전통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학교기업 육성지원 사업에 선정돼 1만 평의 부지에 200여 평 규모의 생산라인과 실습라인을 갖추고 20여 명의 직원들이 최고급의 한우와 육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GAST의 수익금은 학생취업 관련 실습, 기자재와 장학기금 확충, 산학협력사업 및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에 우선 투자되고 있다. 또 다양한 현장실습과 산업체 인턴과정 등의 프로그램을 개설해 교육환경 개선에도 역할을 해내고 있다.

전북대햄, 학교기업 최초로 교과부장관상 수상
교과부와 한국연구재단에서 주관하는 2010산학연협력 유공 단체부문에서 학교기업 최초로 교과부장관상을 수상한 전북대 학교기업 ‘전북대햄’도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전북대는 지난 2004년 농업생명과학대학의 동물소재공학과, 동물생명공학과, 식품가공학과를 비롯해 생활과학대학 식품영양학과의 교육과정과 연계해 학교기업 ‘전북대햄’을 설립했다.
이곳에서는 국내산 무항생제 돼지고기와 지역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채소 등을 사용해 무발색제, 무방부제, 무MSG 제품의 친환경 육가공품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주)풀무원 올가홀푸드, (주)초록마을, 한마음공동체 등 전국 규모의 친환경 식품업체와 고정납품계약을 체결해 전국적인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다.
원료의 구입부터 완제품 생산, 출고의 과정까지 엄격한 품질관리로 2008년 정부에서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인증을 획득하고, 지난해에 전주시로부터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전주 우수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북대햄’의 운영을 통해 학교에서는 재학생들에게 육가공품의 신기술을 교육하고 생산과 영업, 품질관리에 대한 실무경험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신뢰있는 제품 판매를 통해 대학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나 인지도 향상에도 일조하고 있다. 지역의 농축산물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이와 같이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현장적합형 인재양성 수준을 넘어 독립적인 기업으로서 역할을 해내는 학교기업들의 성장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윤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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