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제언> '홀로 서기' 교육을

2003.11.27 15:10:00


옛 유태 속담에 '물고기 한 마리를 주면 하루밖에 못살지만 잡는 방법을 가르치면 평생을 잘 살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단순한 지식인보다는 지혜로운 인간으로 키워야 한다는 뜻인 것 같다.

외국의 어느 학자가 한국의 어머니들을 보고 "한국의 어머니는 자녀를 위해서는 목숨까지도 아끼지 않는 훌륭한 어머니이지만 반대로 자녀를 가장 못되게 만드는 것도 한국의 어머니들이다"라고 했다는 말이 생각난다. 부모의 과잉보호와 과잉기대가 결국 아이들의 장래를 그르치게 만드는 것이 아닌지 모른다.

"우리 아이가 어떤 아이인데…."
"하나밖에 없는 내 자식인데…."
이렇게 성화를 부리는 학부모를 흔히 볼 수 있다.

대장장이가 쇠붙이를 가지고 불에 달구고 망치로 두들겨서 모형을 만들고, 또 쇠를 강하게 만들고자 하면 불에 달궈진 기구를 물 속에 넣었다 뺀다. 반대로 연하게 만들고 싶으면 서서히 물 속에 넣어 식힌다. 교육도 이와 다를 바 없는 이치가 아닌가 싶다.

요즈음 아이들은 참을성이 없고 의지가 약하며 극기심이 부족하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처리하지 못하는 경향이 많아 극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어린이라고 해서 항상 어린이일 수 없고 요람에서 무덤까지 항상 부모의 보호 밑에서 살아갈 수만은 없다.

그러므로 힘들고 어렵고 곤란한 일을 참고 견디며 스스로의 지혜로 풀어가는 홀로 서기를 배우지 않으면 안된다. 아이들은 '무한한 가능성'이라는 이름의 나무라고 생각한다. 억지로 빨리 자라게 할 수도, 자신의 노력 없이는 훌륭한 나무도 될 수 없다.

우리 모두는 그저 나무가 잘 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끔씩 물을 주고 비료도 주어 병충해가 들지 않나 정성을 다해 돌보는 일을 할 뿐이다. 비바람이 불거나 눈보라가 쳐도 나무 자신이 이겨내며 스스로 거목으로 자라도록 도와줘야 한다. 우리 어린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강인한 인간으로 자랄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유종렬 충북 청룡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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