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합창제에 대한 교육적 제언 몇 가지

2016.11.07 23:55:01

얼마 전 14회 수원합창제가 경기도문화의 전당 대극장에서 있었다. 요즘 수원예총이 개설한 예술학교에 다니고 있어 예총으로부터 관람 안내를 받았다. 예술 입문과정을 거치고 실제 예술의 현장에 가서 예술을 체험하는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라 할 수 있다. 음악도 실제가 빠진 이론만 존재할 때는 허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올해로 이 행사를 열 네 번째를 맞이하니 이 합창제는 2002년 시작한 것이다. 그 동안 다른 합창단 공연은 보았어도 이 수원합창제는 처음이다. 학교에 근무하는 동안 합창제 소식을 들었다면 아마도 몇 차례는 참석했을 것이다. 수원합창제와 학교교육과의 유기적 관계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합창이란 무엇인가? 이 행사를 주관하는 수원시음악협회 신동열 회장은 합창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조물주에 대한 찬양이요 사랑을 전하는 인류애요 인간의 자존감이라고 말한다. 경기도음악협회 오현규 회장은 합창은 인간의 마음과 마음의 심성이 교감할 때 음감이 창출된다고 알려준다.


 

이번의 행사 출연진을 보니 무려 11개 팀이다. 올드보이스콰이어, 로터스합창단, 코람데오남성중창단, 유신OB합창단, 산성전기 한울림합창단, 하이엔드중창단, 수원여성합창단, 기독남성합창단, 보이스쳄버, 수원펠리스코러스, 수원시어머니합창단 등이다. 과연 수원시가 예술의 본고장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중 유신OB합창단은 유신고를 졸업생들로 구성되었고 삼성전기 한울림합창단은 직장 합창단이다.

 

수원시민으로서 이런 수준 높은 합창제가 해마다 열리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이 생긴다. 음악 전공은 하지 않았지만 음악을 좋아하고 애호하는 평범한 시민으로서 수원합창제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이 행사를 주관하고 주최하는 관계자들은 내년 행사를 위해 참고로 해주었으면 한다. 경기도내 초중등 교육계에서 40년 가까이 몸담은 사람의 생생한 목소리라고 생각해 주기 바란다.

 

첫째, 이 음악회의 성격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발표회 형식이 아니라 축제형식을 원하는 것이다. 각 합창단에서 준비한 것을 발표하고 내려오는 무대가 아니다. 수원시민들과 함께 줄기는 축제를 만들라는 것이다. 수원시민들의 합창에 대한 식견도 높여주고 합창을 즐기면서 합창 인구의 저변 확대를 꾀하라는 것이다. 그러려면 합창단별로 축제에 선보일 곡목 선정에 유의해야함은 물론이다. 관객들이 귀가하면서 최소한 노래 몇 가지는 흥얼거리게 하라는 것이다.



둘째, 합창 반주는 피아노밖에 없을까? 합창을 살려주는 악기의 대표적인 것이 피아노다. 그러나 11개팀이 20곡을 부르는데 모두 피아노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몇 개의 관현악이나 타악기가 동원될 수도 있을 것이다. 여하튼 합창이 주이고 다른 악기가 보조이지만 그 합창을 살려주는 악기를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 합창은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해 준다. 그러나 무대 위 멀리 떨어져 있는 합창대 위에서 합창의 하모니도 좋지만 때론 합창과 함께 하는 율동도 필요한 것이다. 동작이 물론 합창의 본령은 아니다. 그러나 관객이 함께하고 축제 형식이 되려면 합창의 변신이 요구되는 것이다. 청각과 함께 시각도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이다. 이것은 합창단원의 복장에 따라 음악이 다르게 들리는 이치와도 흡사하다 하겠다.

 

넷째, 합창제에 하나의 주제를 넣는 것도 좋다고 보았다. 출연하는 합창단이 잘하는 두 곡을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각 합창단의 장기와 특색을 살리면서 합창제 전체가 ---구성을 갖추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합창제 준비기간도 길고 합창단 사전협의도 충분해야 할 것이다. 이런 가운데 공연곡이 선정되고 합창제 전체가 움직이는 것이다.

 

다섯째, 수원합창제와 학교교육과의 접목이다. 수원시내에는 초등학교 98, 중학교 56, 고등학교 46교 등 모두 200교다. 학생 수만 17만 명이 넘는다. 합창제에 대표팀으로 초등학교 1, 중학교 1, 고등학교 1팀이 출연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원합창제가 초·중등 교육이 제대로 인도하는 역할을 해달라는 당부이다. 이번 수원합창제 관객을 보니 대부분이 40대 이후다. 남녀노소 연령을 초월한 합창제를 원하는 것이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yyg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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