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공연을 보면서 가족, 사랑, 인생을 생각하다

2016.11.10 13:44:21

올드보이스콰이어 제3회 정기연주회 관람기

얼마 전 올드보이스콰이어 제3회 정기연주회가 수원 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에서 열렸다. 작년 제2회 연주회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참석이다. 올드보이스콰이어에 애착이 가는 것은 아마도 출연진 연령대가 내 나이 정도여서 그런가 보다. 이 합창단 구성원은 인생 황금기를 음악으로 알차게 보내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작년 연주회에서 많은 감동을 받았는데 올해 역시 그 기대를 갖고 온누리아트홀을 찾았다. 홀 입구에는 벌써 축하 화환을 들고 입장하는 분들이 여럿 보인다. 오늘 여기 출연하는 분들 인원 수만 생각해도 화환의 수요는 100여 개 이상 되리라. 어떤 출연자는 좋은 인간관계를 맺어 화환을 두 개 이상 받을 수도 있겠다. 정기연주회에서 지인들의 출연 모습을 보는 것은 행복한 순간이다.

 

연주회 프로그램을 보니 모두 다섯 개의 주제로 이루어졌다. 아련한 그리움, 축복, 바램, 희망이다. 특별 출연 순서도 두 개 있다. 특별출연에는 수원시여성실버합창단과 색소폰 연주자 장호진이다. 수원시여성실버합창단은 2014년 셰계대회 시니어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했고 올해엔 월드콰이어게임 챔피온 종목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실력 쟁쟁한 합창단이다.

 



연주회 첫무대는 어떻게 열릴까? 연주곡이 그대 이름은 내 사랑이라 하지요이다. 곡중 솔로로 음악이 시작되고 합창이 조화를 이룬다. 음악이 끝날 무렵 솔로가 무대에서 내려와 누군가를 향한다. 바로 아내에게 꽃을 바친다. 아내의 35년간 성실한 내조에 감사한다는 말과 함께 가볍게 포옹을 한다.

 

그래 바로 이거다. 노래로 사랑을 외치는 것보다 몇 배의 감동이 있다. 그러고 보니 내도 결혼한 지 올해로 26년 째이다. 오늘 솔로 하신 분은 나이가 나보다 어려 보이는데 35년이란다. 노래와 함께 하면 젊게 산단 말인가? 아마도 그럴 것이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삶이 긍정적이다. 자신의 행복한 삶을 만들어 나간다. 이렇게 공연을 한다면 주위 사람까지 행복하게 만든다.

 

오늘 부르는 노래들은 가사들은 계절에 맞아서 그런지 마음에 와서 닿는다. 그대 이름은 내 그리움이라 하지요/그대 이름은 내 사랑이라 하지요/꽃 피고 새들 노래하는 봄날에/꽃 지고 낙엽 흩날리는 가을날에/ 그대 이름은 내 그리움(노유섭 시). 달빛이 내려앉은 이 밤에 그대와 걸었네/그늘진 그대 눈빛 뒤로는 낙엽이 쌓여가고/ 바람에 흔들리는 거리를 나 홀로 걸었네/ 까맣게 타들어간 이 가슴 그대는 모르리(달빛에 꿈꾸는 사랑. 한성훈 시)

 



그뿐 아니다. 조은아 작시 엄마가 있다. 엄마의 빈자리를 생각하며 엄마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엄마의 목소리를 그리워하면서 엄마 닮은 자신의 목소리를 발견한다. 음악회에서 음악만 듣는 것이 아니다. 아내와 가족과 엄마를 만난다. 그 동안 잠시 잊었던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 한다. 음악 공연장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

 

올드보이스콰이어(단장 김태한·지휘 송흥섭)201311월에 창단되었다. 2014년 창단 연주회를 중앙양로원에서 가졌다. 올해 1월 어르신을 위한 신년음악회, 4월 효 음악회, 11월 수원합창제에 출연하였다. 이 합창단은 어려운 이웃을 찾아 삶의 활력을 찾아주는 재능봉사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소외된 이웃을 찾아가는 이 활동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처럼 음악으로 좋은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웃이 많다. 오늘 정기연주회, 온누리아트홀이 만석이다. 1층과 2520여 석이 관객들로 꽉 찼다. 오늘 부른 노래에 푸시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와 이상호의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시가 있다. 삶이 그대를 속일 지는 몰라도 세상이 우리를 속일지는 몰라도 우리는 음악에서 삶의 용기와 희망을 얻는다.

 

오늘 송흥섭 지휘자는 말한다. 우리 합창단이 지금은 30명 조금 넘지만 내년 정기 연주회엔 70명 정도의 규모로 하고 싶다고. 수원시민 남성 45세 이상으로 음악을 좋아하면 누구나 가능하다고 한다. 수원시여성실버합창단은 60세 이상이라고 한다. 올드보이스콰이어의 발전을 기원한다. 단원 수도 늘여가고 재능기부도 더 활발히 하고 수원시민들에게 합창을 통한 행복을 전파하기 바란다. 합창 공연 관람에서 노래만 듣는 것이 아니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yyg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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