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6월이 오고 뜰 앞의 붉은 장미가 그 자태를 자랑할 때면 우리는 나라를 위해 가신 님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 뜻을 추모하게 된다. 기독교 성서에 의하면 "이웃을 위하여 너의 목숨을 바치면 그보다 더 큰 사랑이 없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그게 말이 쉽지 남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오늘 63주년 현충일을 맞이하여 이 나라 강산을 지키기 위하여 오랜 역사 속에서 사라져간 순국선열과 6. 25 전란중에 몸 바쳐 전선을 사수한 영들은 자기 목숨보다 더 사랑했던 이 강산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또한, 불 속에 뛰어 들어 남은 구하였지만 자신은 산화한 젊은 청춘들을 보면 옷깃을 여미게 된다. 하지만 아직도 상당수의 사람들이 80년대에 일어난 광주 민주화 운동을 왜곡하고 있다는 사실도 현대사를 목도한 필자의 시각으로는 인간의 심성이 얼마나 '곡학아세'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지금 우리는 한반도에서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의 시대를 열어 갈 것인가, 아니면 계속하여 핵의 위협 속에 살아갈 것인가를 판가름하는 기로에 서 있다. 이같이 국제 정치면에서 중요한 시기이면서도 우리는 우리 나라의 독자적인 힘만으로 우리 국민들이 소망하는 길을 가기엔 아직도 턱없이 힘의 부족함을 느끼고 있는 현실이다. 이같은 복잡한 정세 가운데 앞으로 4년을 이끌어 갈 시장, 도지사와 교육감, 지방 자치 수장을 잘 뽑아야 하는 시점에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의 정치는 수년에 걸쳐 국민의 존재를 망각하고 배신하는 시대가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면 국민이 주인이 되고 지도자가 섬기는 시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이처럼 우리 역사를 되돌아 보면서 아픔과 실패를 딛고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은 양식 있는 애국자들과 시민들이 결코 잠자지 않고 지켜온 덕분이다. 이제 지속적으로 건강한 새역사를 위하여 만들어 가야 한다. 이는 지도자 개개인의 인지도 확산을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 지도자를 올바르게 국민들이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보다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유권자들도 무책임한 선택이 아니라 출마자들을 잘 살펴보고 책임감과 성실성이 바탕이 되는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언론이 진실되게 정보를 제공하고 국민이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풍부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이 가운데 문제가 되는 것이 교육감 선거이다. 시,도교육감은 엄청난 교육예산권을 가지고 미래를 좌우할 교육을 담당하지만 기초 자치단체 의원 보다 관심도가 낮다. 우리 국민이 교육열이 높다고 세계적으로 소문이 났지만 정작 학생의 변화와 교실의 변화를 이끌 힘이 교육감에게 있는데 이를 잘 모르고 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것은 올바른 민주 선거는 아닐 것이다. 모든 것이 선거로 결정되는 것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모르는 것을 선택하라는 것은 민주성과는 어긋난다. 교육감 선거가 이번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어떤가 심층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