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 태권도, 청소년 인성교육·교원연수에 접목”

2020.07.19 22:07:51

정국현 태권도진흥재단 사무총장
 
부임 초기 전북교총과 MOU
재단 운영 태권도원 활용 협조
11일 전국시·도교총회장協 개최
 
“한국교총과 업무협의 맺고 
태권도 교육 활성화 예정”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태권도 레전드’와 ‘교육 레전드’가 서로 손을 잡고 동반 성장을 꿈꾸고 있다.
 

정국현(사진) 태권도진흥재단(이사장 이상욱) 사무총장은 최근 교총과의 협의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재단이 운영하는 ‘전 세계 태권도의 성지’ 무주 태권도원이 학생교육과 교원연수의 장으로 활용되길 원하고 있어서다.
 

그는 최근 우리나라 최대 교원단체 한국교총과 손을 잡고 태권도 정신을 교육에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년 전 부임하자마자 전북교총과 업무협약을 맺고, 재단에서 운영하는 무주 태권도원을 교총 행사 장소로 쓸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왔다. 전북교총 초·중·고 교장단 연수, 세미나 등에 이어 11일에는 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회 장소로도 활용됐다.
 

협의회에 앞서 만난 정 총장은 남은 1년 간 무주 태권도원을 학생 현장체험, 수학여행, 교원 연수의 장으로 활용하려는 계획을 드러냈다.
 

그는 “선생님들의 심신수련과 휴식, 그리고 학생들의 인성함양과 건강 등을 위해 태권도원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전세계가 주목하는 ‘태권도 교육’이 우리나라 교육현장에서도 원활히 접목되길 희망하고 있다.  그는 “태권도는 세계 210개국에서 1억여 명이 수련 중인 국제 스포츠”라며 “특히 인성교육에 있어 타 무예나 스포츠보다 뛰어난 역할을 담당하다 보니 미국이나 남미, 중국 등지에서 태권도를 학교에서 정규교과목이나 방과후수업 등과 같은 방식으로 교육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나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미국 학생들 아닌가. 그런 아이들이 도복을 입고 공수인사를 하고 ‘차렷’, ‘경례’ 구호에 맞춰 절도 있게 수양하는 모습을 보면서 전율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태권도교육이 국내에서도 이뤄져야 한다는 게 정 총장의 생각이다. 무주 태권도원은 원내에서 연수, 수련, 세미나, 식사, 숙박 등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이 같은 연수 장소로 적격이다.
 

11일 열린 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에서도 전국 회장들로부터 좋은 자연환경에서 심신수련에 적격인 장소로 인정받았다.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퍼진 이후 무주는 확진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을 정도로 비교적 안전한 청정지역으로 통한다. 전국의 중앙에 위치해 서울·부산에서 자동차로 각각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이런 특성들에 비춰  앞으로 태권도원의 진가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 총장은 교사들을 위한 직무연수도 준비 중이다. 연수 내용으로는 태권도에 대한 이해서부터 기본동작, 쉽고 즐겁게 할 수 있는 힐링태권체조, 태권도 인성교육 지도법 등이 실기·이론 병행교육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그는 “올해는 기초과정을 개발해 운영할 계획으로 내년과 내후년에는 각각 전문과정과 심화과정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 총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역대 최고의 태권도 선수다. 현역에서 물러난 지 30년 정도가 흘렀음에도 여전히 전 세계 태권도인의 ‘레전드 오브 레전드’로 통한다. 2년마다 열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서 1987년 세계 최초로 4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듬해 태권도 종목이 올림픽에 처음 선보인 ‘88서울올림픽’에서는 초대 금메달리스트 자리에 올랐다. 
 

정 총장이 활약하던 80년대에는 전 세계 선수들이 그의 손끝과 발끝만 바라보고 있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와 맞붙는 자체만으로도 ‘영광’으로 여겼을 정도다. 정 총장은 “83년 덴마크에서 스웨덴 선수와 경기 도중 상대의 공격에 몸을 뺀 뒤 돌아서 가슴팍을 찼다. 전 세계 태권도경기에서 거의 처음 나온 동작이었다. 맞은 상대 선수는 반격할 생각은 안 하고 박수를 치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 나도 공격을 더 못 했던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그런 그의 전성기 시절 경기모습들은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 등에서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태권 격파 챌린지’ 릴레이 주자로 나서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TV 예능프로그램에서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 인기배우 이동준 씨와 현역 시절 라이벌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져 국민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오고 있다. 
 

현역 은퇴 후에는 한국체육대학 교수로 후학을 기르고 있다. 정 총장은 “교원으로서 선생님들의 노고를 잘 알고 있다”며 “힘들 때 태권도원에서 심신을 다스리고 회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국현 태권도진흥재단 사무총장은
전남체고·한국체육대학·명지대 체육학 박사, 국기원 이사, 세계태권도연맹 집행위원, 대한민국태권도협회 이사, 제24회 서울올림픽 태권도대회 금메달(1988),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5∼8회 4연속 우승(1981∼1987)

 

 

 

세계 태권도 성지이자 ‘가족공원’ 인기
무주 태권도원은 어떤 곳

 
전 세계 태권도 수련자들에게 성지로 여겨지는 태권도원은 재단법인 태권도진흥재단의 추진 하에 만들어진 태권도 전문 진흥·교육 시설이다. 2014년 9월 4일 ‘태권도의 날’ 전북 무주군(전북 무주군 설천면 무설로 1482)에서 개장했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절반 정도인 총 면적 2314㎡에 T1경기장, 국립태권도박물관, 체험관 ‘YaP!’, 도약센터, 오행폭포, 전망대(모노레일) 등 시설이 조성됐다. 
 

최근에는 가족들이 들를만한 무주의 인기 관광장소로도 소개되고 있다. 특히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는 전망대는 태권도원 내 가장 높은 곳에서 무주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T1경기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태권도 전용 경기장으로 총 4517석의 규모를 자랑한다. 평일에는 오전 11시 태권도와 국악을 접목한 30분 정도의 공연(사진)이 인기다. 국립태권도박물관에는 태권도의 발전 역사, 각종 수련 및 경기용품, 올림픽 관련 자료 등이 전시돼 있다. 도약센터에는 특급호텔 못지않은 숙박시설, 체력단련장, 대강당, 세미나실 등이 마련됐다.
 

2017년 부임한 정국현 사무총장은 태권도 성지로서의 상징성 강화를 위해 ‘상징지구’ 조성사업을 펼쳐 올해 11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태권도 위상 제고와 가치 확산, 전통 보존 등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으로 태권도원을 방문하는 일반인들이 체험하거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고단자와 수련생이 만나는 공간’, ‘한국적 전통 체험’, ‘태권도를 빛낸 사람들 헌액 전시관’ 등이 들어서게 된다.

한병규 기자 bk23@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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